자동차 튜닝산업, 철학있는 롤 모델이 필요하다

아승오토모티브그룹 대표이사 차지원

  • 입력 2013.11.18 15:24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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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승오토모티브그룹 대표이사 차지원

최근 자동차 산업에서 핫이슈로 떠오른 주제는 바로 자동차 튜닝시장의 활성화이다. 튜닝시장은 튜닝공급자와 튜닝수요자가 만나는 공간이다. 따라서, 정부가 튜닝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튜닝공급자와 튜닝수요자의 현재 상황을 파악하여 그 대책을 강구하는 일이다. 필자는 튜닝공급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정부가 시장을 육성할 때 공급자의 롤모델이 될 만한 기업을 찾아서, 다른 기업들이 그 롤모델처럼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럼, 과연 어떤 기업이 튜닝공급자의 롤모델이 될 수 있을까? 아쉽게도 현재 국내 튜닝시장에서 롤모델이 될 수 있는 튜닝기업을 찾기가 힘들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튜닝시장을 방치하여 많은 튜닝공급자들이 이미 시장을 떠나 버렸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해외사례를 참고하여 국내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벤치마킹 전략이 필요하다. 세계에서 가장 선진화된 독일 튜닝시장을 분석해보면, 튜닝공급자의 롤모델은 다음의 3가지 조건을 모두 가지고 있다.

첫째, 튜닝공급자의 롤모델은 제품 생산, 유통에 있어서 국가가 정한 법과 제도에 따라 경영하는 기업이다. 생산과정에서 국가가 정한 인증서, 안전 검사 확인서, 시험 성적표를 가진 상품만 취급해야 한다. 타기업의 디자인과 기술을 복제해서 만드는 기업은 더 이상 롤모델이 될 수는 없다. 유통의 경로가 지하경제에 있거나 갑을관계의 밀어내기식 영업, 탈세 등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기업은 제외되어야 한다.

둘째, 지속적인 사후관리 서비스가 가능한 기업이어야 한다. 튜닝산업은 생산, 유통만큼이나 사후관리가 중요하다. 고객에게 상품에 대한 품질 보증과 튜닝으로 인한 차량 문제에 보증을 제공하려면 충분한 자금력과 건전한 재무상태는 선결조건이다. 언제 망할지 모르는 기업에서 발행한 보증서는 소비자에게 불안감을 줄 수 밖에 없다. 또한, 자체 서비스센터를 운영하여 신속하고 정확한 문제해결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셋째, 정통적인 튜닝기업이어야 한다. 자신만의 튜닝 철학과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튜닝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세계 3대 튜닝기업도 회사마다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자동차 튜닝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려는 가치부터 다르며, 퍼포먼스 향상 기술이나 드레스업 스타일도 다르다.

이런 튜닝 철학도 없는 대기업이 자금력을 동원해 갑자기 튜닝시장에 진출한다고 해서 롤모델이 될 수는 없다. 자동차 제조업체, 정비업체, 부품업체도 마찬가지이다. 카센터와 튜닝숍이 다르듯이, 이제 자동차 산업 분야 내에서 튜닝을 별도의 하위 분야로 분리해야 한다.

국내에도 이 3가지 조건들을 모두 갖춘 롤모델이 등장하기를 기대한다. 합법적인 경영은 물론 국가 튜닝인증 기준에 따라 제품을 생산하고, 소비자들에게 안정적인 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자신만의 독특한 튜닝 철학과 기술력을 갖춘 튜닝기업. 정부가 이런 롤모델이 현실화될 수 있는 시장환경을 조성하고 지원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자동차 튜닝시장 활성화 대책이다.
<아승오토모티브그룹 대표이사 차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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