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그룹의 앞으로의 숙제는?

  • 입력 2011.11.07 08:39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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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필 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세계 경기가 불투명한 최근의 조짐 가운데에서도 가장 잘 나가는 기업은 아마도 현대차 그룹일 것이다. 올해 출고되는 차량의 대수가 650만대를 훌쩍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내년도에는 700만대 이상을 팔겠다고 선언하였다.

아마도 이 수치는 정복될 것이고 그 이상을 달성할 것이라고 판단된다. 물론 내년도 세계 경제는 앞으로 내다보기 힘든 징조들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약 5% 정도의 물량이 감소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현대차 그룹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공부에 대한 자신감이 배어 있다. 예전의 현대차가 아닌 우등생 현대차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기술적인 측면도 핵심을 잘 파악하고 있고 현지에서 소비자가 무엇을 요구하는 지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소비자 배려 정책과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현지 마케팅 기법도 대단히 우수하다. 최근 다녀본 현대차 연구소나 계열사 등의 세부적인 부분을 보아도 글로벌 현대차가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해외에서 경쟁력 있는 모델이 출시될 때마다 타 경쟁 메이커들이 긴장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분명히 얘기하자면 예전의 현대차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미국발 금융위기, 도요타 리콜사태, 일본 대지진과 최근의 태국 홍수 등은 모두 현대차에게 또 다른 기회를 주어왔다.

경쟁력 있는 기업에 주변 환경까지 조성해주는 효과까지 배가되면서 시너지 효과까지 생겼다고 할 수 있다. 최근 글로벌 메이커들도 혼전 양상을 가져오고 있다. 세계 빅5의 혼전이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된다. 세계 판매율 순위는 향후 몇 년 사이에 자주 뒤바뀌는 양상도 생각할 수 있다.

그 만큼 앞으로의 수년 간이 중요한 시기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메이커의 경쟁력은 당연하고 주변 환경 변화요소가 심상치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살얼음판을 거닐고 있는 느낌을 주고 있는 그리스발 부도위기가 유럽을 중심으로 내년에도 지속될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의 실업율도 문제이고 미국 대통령 선거가 내년 11월이다. 일본은 태국발 홍수로 간신히 제자리로 돌아오기 시작한 자동차 산업이 엉클어지고 있다. 세계 자동차 3대축인 유럽, 미국 및 일본이 모두 문제를 낳고 있다.

물론 중국도 위안화 절상 문제와 경제발전에 대한 심호흡이 필요한 단계이다. 과열되지 않으면서 각종 내부적인 문제를 풀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내년 총선, 대선 등 정치적인 문제가 심각하고 당장 한미FTA 비준 문제로 국회가 시끄러운 상태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미래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짜기에 변수들이 너무나 많아지고 있다. 또다른 변수가 등장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기후이상으로 인한 세계적 환경 문제가 급반전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자동차 메이커를 대표하는 현대차 그룹의 입장에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변수가 작용할 수도 있는 만큼 만전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현대차 그룹의 가장 큰 숙제는 무엇일까?

우선 노사 안정이다. 2년간의 무분규는 잊고 다음을 대비해야 할 것이다. 비정규직 문제는 지속적으로 발목을 잡을 것이고 국내 공장과 해외 공장의 운영방법의 변화는 노사 협약조건으로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만큼 능동적인 부분을 마련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항상 해결사 노릇을 하던 재정적인 부분이 안정되지 못할 수도 있는 만큼 어려울 때 과연 십시일반으로 한 걸음씩 양보하고 회사를 생각할 수 있을지 심히 걱정이 되는 부분이다.

그래서 더욱 노사 상설위원회 등을 통하여 심도 깊은 얘기가 오가야 한다는 뜻이다. 둘째로 현재 수익이 약 9% 대에 있으나 총매출과 순이익을 늘려야 한다. 다양한 차종 개발도 당연히 필요하지만 프리미엄급의 차종을 통한 수익 극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연 같은 현대차 로고로 프리미엄급 차종이 통할 수 있을까? 이미 미국 시장에 내놓은 제네시스와 에쿠스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아직은 판단하기에 이르다는 것이다. 렉서스나 인피니티 등 프리미엄 차종의 흐름이 출생부터 지금까지 지역별로 어떻게 변하고 있는 지 파악하고 있는 것도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브랜드 이미지가 제고되어야 한다. 아직은 대중차 이미지이고 최고 이미지는 아직 멀다고 판단된다. 안정된 프리미엄급을 통한 이미지 제고를 위하여 무엇이 필요한 지 곰곰히 고민하여야 한다. 미래를 위한 특급 TF팀 구성도 좋을 것이다.

셋째로 먹거리를 풍부하게 만들어야 한다. 신차 개발 뿐만 아니라 자동차 애프터마켓에 나타나는 각종 수익모델도 철저히 분석하고 신차 개발에 반영하여야 한다. 소비자의 반응은 신차 판매로 나타난다는 기본 사실을 더욱 직시하여야 한다.

동시에 국내 시장에서 아직은 태동기인 튜닝에 대한 생각도 더욱 고민하여야 한다. 머지 않아 불모지였던 튜닝시장이 열리는 만큼 미리부터 대비하고 필요하면 현대차 그룹 자회사격인 전문 튜너도 발생할 시기이다. 최근의 엔진다운 사이징과 DGI와 터보엔진은 물론 각종 첨단 변속기 개발은 이를 고무시키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적어도 향후 수년 이내에 국내 시장만 수조 원 시장은 형성될 것이다. 안정된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수출할 수 있는 튜닝부품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아직 부족한 친환경차 부품 기술 확보와 친환경차 개발은 물론 내일을 선도할 선행 기술 개발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현대차 그룹은 비상하고 있다. 해외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하고 있고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이제는 미래를 위한 핵심 역량을 구축하여야 한다.

소비자를 움직이는 감성과학, 브랜드 속에 숨어있는 자부심 등 소비자 시대에 대비하는 전향적인 글로벌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박차를 가하여야 한다. 더욱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자동차 전쟁은 본격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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