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좀 먹으면 어때, 재규어 랜드로버의 '강심장'

  • 입력 2013.10.18 16:4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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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

터무니없는 가격 부풀리기로 수입차 업체들이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재규어 랜드로버가 또 다시 이해하기 힘든 가격으로 신차를 내 놨다.

18일,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 모델을 출시한 재규어 랜드로버는 트림별로 유럽(독일기준)보다 많게는 1400만원 가까이 비싸게 가격을 책정했다.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가장 낮은 트림인 HSE가 1억 1680만원, HSE D 1억 2650만원, 그리고 최고급 모델인 오토바이오 그래픽은 1억 3690만원의 가격으로 한국에서 판매된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SUV 모델 가운데 최고가에 속하지만 독일에서는 훨씬 낮은 가격에 팔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독일 현지에서 HSE 트림은 7만 1400유로, 우리돈 1억 347만원에 판매되고 있다.(1유로 1451.67원 적용) 같은 모델이지만 무려 1364만원의 차이가 나고 있다.

HSE S는 독일에서 7만 7700유로(1억 1268만원)으로 국내보다 1371만원, 오토바이오그래픽은 8만 8700유로(1억 2863만)로 역시 814만원이 비쌌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지난 8월에도 재규어 브랜드의 F-TYPE을 출시하면서 북미보다 많게는 5000만원이나 비싸게 가격을 책정해 비난을 자초한 바 있다.
<기사보기 : 재규어 F-TYPE 북미 가격보니 '수퍼급 덤터기'>

또한 같은 달 소비자원이 특정 부위의 수리비를 비교한 결과, 재규어 XF 2.0P 럭셔리의 수리비가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차량 가운데 판매가에서 차지하는 수리비의 비중이 가장 높은 모델로 선정되기도 했다. <기사보기 : 재규어 XF 2.0P,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차 1위>

 

이와 관련해 네티즌들은 "재규어 같이 어중간한 브랜드가 포르쉐의 가격대 근처로 내놓는 건 자살행위"라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재규어 랜드로버가 이렇게 신차를 내 놓을 때마다 가격에 대한 논란이 일자 같은 수입차 업계들로부터도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수입차 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들어 수입차 업체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가격대로 제품을 팔 것인지는 자기들 마음이고 또 소비자들이 판단할 일"이라며서도 "정치권에서 수입차를 겨냥한 공세를 계속하고 있고 업체 대표들이 국정감사 증인으로까지 불려 나가는 상황을 감안해 가격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정서를 감안해 요즘에는 수입차 업체들이 새로 내 놓는 신차가격을 결정하면서 논란의 빌미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흔적들이 보이고 있다.

재규어 랜드로버보다 하루 전 신차를 출시한 BMW코리아의 경우 4시리즈의 가격을 독일 현지보다 수 백만원 낮게 책정하거나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했다.

BMW 코리아 관계자는 "BMW는 3시리즈를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가격에 출시하는 등 국내 시장의 정서에 맞는 가격을 결정하는데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아우디, 메르세데스 벤츠,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업체들도 소비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새 차의 가격을 결정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부터 '가격'에 대한 폭리나 바가지 등의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다. 따라서 국내 시장과 소비자들의 정서를 무시한 재규어 랜드로버의 일방적인 가격 정책은 재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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