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도박' 자동차 급발진 재현 못하면?

  • 입력 2013.06.16 20:31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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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급발진 상황은 재현이 가능한 것인가. 만약 공개 실험에서 재현이 되지 않으면 자동차 제조사에 영원한 면죄부가 되지는 않을까?

지난 해 5월부터 정부 주도하에 이뤄진 6건의 급발진 의심사고에 대한 전문가들의 조사 결과, 차량 결함이 없는 것으로 판정된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전격 진행되는 공개 실험이 재현 성공 여부를 떠나 심각한 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26일과 27일,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최종 선정된 총 6개 사례를 토대로 급발진 재현 실험을 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이번 실험에서 인위적인 설정에 의한 급발진이 재현될 경우 자동차 회사들은 그 동안 발생했던 모든의심 사고에 대한 책임과 피해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까지 고민을 해야하는 처지가 된다.

그 동안 차량 결함이 아닌 운전자의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의 오조작에 의한 사고라고 주장을 해왔던 제조사들의 기술적 수준에도 심각한 불신을 초래하게 된다.

재현이 실패해도 차량 결함 문제가 완전하게 해소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급가속에 대한 책임이 자신들의 오조작이 아닌 차량 결함때문이라는 사고 당사자들의 주장이 워낙 강경하고 분명하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이번 재현실험이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학회, 시민단체, 정비업계, 국회, 언론계 등 각 기관의 추천을 받아 ‘급발진 재현실험 평가위원회(16명)’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어떤 결과든 공개적이고 투명한 실험을 통해 급발진에 대한 책임 논란을 불식시켜보겠다는 의도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9일부터 5월 10일까지 재현실험 아이디어를 공개모집하고 접수된 제안서 가운데 최종 6건을 선정했다.

급발진 공개 재현실험 대상에는 ECU 내부 습기에 의한 급발진 가능성과 배터리 차체접지에 의한 전기장 문제, ECU 부하에 따른 프로세스 처리지연, 연소실내 카본퇴적, 전기적·전자적 오류는 물론 가속페달 오조작에 의한 급발진 가능성까지 포함이 됐다.

국토부는 급발진에 대한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발생할 수 없는 인위적인 조작에 의한 제안내용도 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언론 등에서 급발진 원인으로 보도된 내용과 지난 5월 27일 급발진연구회에서 발표한 내용도 이번에 검증을 한다.(관련기사 : 자동차 급발진은 차량 구조 탓, 파장 클듯)

문제는 이번 공개 재현 실험이 급발진에 대한 의혹과 궁금증, 원인 등을 밝히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만약 재현에 실패했을 때 또 다른 경우의 수를 주장하는 측은 계속해서 의혹을 제기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자동차 구조 전문가와 연구기관 등 공신력을 갖춘 정부 및 민간 단체가 참여한 공식 연구기관을 구성해 체계적인 검증작업을 해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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