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 전장기술의 역사 '현대모비스 진천공장'

  • 입력 2012.12.07 11:4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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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진천] 서울 경기지역에 폭설이 내린 지난 6일, 충북 진천도 온통 하얀 눈에 뒤 덮여 더 없이 보기 좋은 설경을 선사했다.

오가는 자동차가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작은 소읍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진천공장은 그러나 역사와 규모에서 한국 자동차 전장산업의 처음과 끝이라고 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현대모비스 글로벌 네트워크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진천공장은 지난 1985년 당시 현대전자 전장사업부를 모태로 해 2000년 현대오토넷으로 분리 독립 후 2004년 10월 현대자동차그룹에 편입됐다.

2008년 2월 경기도 이천에서 현재의 충북 진천으로 이전했고 2009년 현대모비스와 합병하며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진천공장이 갖는 의미가 거듭 강조되는 이유는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편안하고 안전하게 휴식을 취하고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며 정보수집까지 가능한 복합편의공간으로 변화하는 트렌드의 변화와 맞물려 그 역할과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인다.

현대모비스는 이러한 ‘자동차의 전자화’ 추세에 발맞춰 국내 최대 규모의 전장품 메카인 진천공장을 최첨단 자동차 전장품 생산기지로 키워 나가고 있다.

이현덕 현대모비스 상무

이현덕 현대모비스 진천공장 상무는 "이 곳 진천공장은 중국 천진공장, 미국과 인도의 오디오 CKD 공장 등으로 이어지는 현대모비스 전장품 생산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하고 "오디오, AVN 등의 멀티미디어 제품과 각종 전자제어장치를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 전 모델의 첨단 전장제품들이 이 곳에서 생산돼 공급되고 있고 크라이슬러와 메르세데스 벤츠 등 유명 완성차업체에도 주요 부품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소개된 사무동 1층 전시장에는 카셋트 테잎 재생 기능이 포함된 초기 오디오를 비롯해 첨단화된 AVN, 프리미엄 사운드시스템 등의 멀티미디어 시스템과 주차 조향 보조시스템(SPAS), 스마트키, 어라운드뷰 모니터(AVM) 등의 첨단 메카트로닉스 기술을 확인하고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공장동 1층에는 PCB 회로기판의 자동화 및 수동 생산라인이 자리를 잡고 있고 2층에 멀티미디어 및 메카트로닉스 생산라인(MEB, MDPS ECU, IBS 등), 3층에는 메카트로닉스 생산라인(HPCU 등)과 신뢰성 시험실을 갖추고 있으며, 혼류 생산이 가능한 라인을 구축함으로써 제한된 생산라인으로 총 700여 종에 달하는 첨단 품목들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9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진천공장에서는올해에만 1100만대에 가까운 전장품을 생산해 국내외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진천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크게 멀티미디어 제품군과 메카트로닉스 제품군 두 가지로 구분되며 이 가운데 멀티미디어 제품이 60%, 메카트로닉스 제품이 40%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능형 차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와 요구가 늘어남에 따라 메카트로닉스 분야의 비율이 지속적 증가가 예상되면서 그 역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진천공장의 멀티미디어 제품은 2003년과 2007년 두 차례에 걸쳐 미국 J.D Power 품질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멀티미디어 제품군도 계속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도난감지 및 도난추적, 차량 원격조정, 고장진단, 내비게이션과 연동한 교통정보 제공, 스마트폰 연동 차량 제어를 지원하는 차세대 텔레매틱스 장비인 ‘블루링크‘ 단말기도 이 곳에서 개발해 현재 싼타페 등에 적용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진천공장은 연 1000만대에 가까운 메카트로닉스 제품 생산능력도 갖추고 있다. 이 제품들은 현재 세계 각국 80여 종의 차량에 공급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의 배터리 상태를 파악하고 사용량을 조정하는 지능형 배터리 센서 IBS는 메르세데스 벤츠에 2009년 첫 공급을 시작해 현재까지 200만대 이상을 공급하는 등 벤츠 S클래스를 제외한 전 차종에 적용되고 있다.

 

최근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쏘나타 하이브리드)과 관련해서는 친환경부품인 HPCU가 주목을 받고있다.

‘하이브리드차 전력 제어기(HPCU)’는 배터리의 고전압을 차량용 저전압(12V)으로 변환하는 ‘저전압 전력변환기(LDC)’와 전기에너지를 기계에너지로, 기계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인버터 등을 통합한 하이브리드차의 핵심 부품으로 전기차의 EPCU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밖에도 2013 그랜저와 2013 에쿠스에 적용되 주목을 받고 있는 ‘하이빔 자동제어 시스템(HBA)’도 이 곳에서 생산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다양한 제품군을 생산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력을 인정 받고 있는 비결은 엄격하고 정밀한 공정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공장 3층에 자리를 잡은 신뢰성시험실에서는 제품의 정상 작동여부와 내구성을 확인하는 까다로운 테스트가 쉴새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수 없이 많은 단계의 테스트를 거쳐 생산된 제품들도 출하가 직전까지 각종 시험실의 추가적인 최종 품질 검증을 거쳐야만 하는 까다로운 공정이 현대모비스의 제품력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을 받게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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