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 테크] 충전은 물론 불법주차까지 알아서 신고 '점점 똑똑해지는 전기차 충전기'

  • 입력 2023.03.16 08:11
  • 수정 2023.03.16 12:37
  • 기자명 김아롱 칼럼니스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4일, 친환경 자동차 전시회인 '2023 EV 트렌드 코리아'가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습니다. 올해로 6회쨰를 맞은 이번 전시회는 승용 및 상용 전기차와 소형 전기 모빌리티를 비롯해 각종 충전기 및 다양한 충전 인프라 관련업체 95개사가 총 441개 부스를 차렸습니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크고 작은 여러 전기차 충전기 제조업체가 다양한 충전용량을 갖춘 급속 및 완속 충전기와 가정용 충전기는 물론 충전솔루션 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한 충전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올 해 전시회는 이러한 충전기들이 기존 전기차 충전기능에만 국한되지 않고 보다 사용자들이 전기차 충전을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첨단기능과 부가기능을 선보인 것이 특징입니다. 전기차 충전기 역시 인공지능(AI)이 도입되면서 점점 똑똑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충전기의 개념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기존 충전기는 전기차를 40~50분 이내로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급속충전기와 충전시간은 느리지만 저렴한 충전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완속충전기와 가정용 충전기로 분류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급속 및 완속 충전기 외에도 충전 디스펜서(Charge Dispenser) 개념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디스펜서란 별도의 저장소에 있는 물질을 필요한 만큼 덜어 쓸 수 있는 일종의 분배기인데요. 전기차 충전기에 이러한 디스펜셔의 역할을 응용한 것입니다.

전기차 충전기는 고전압의 전기를 전기차 배터리에 충전할 수 있도록 적절한 충전전압을 변환 또는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부수장치를 필요로 합니다. 특히 급속충전기의 경우 고전압의 교류를 직류로 변환하는 만큼 충전기와 고전압 배터리 냉각을 위한 열교환기를 포함해 기존 완속충전기보다 더 복잡한 시스템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부피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일반 승용 전기차의 경우 주차장에 급속충전 시설을 여러 대 갖추기 위해서는 주차면적이 한 면이상 줄어들 수밖에 없지요. 

그런데 승용전기차보다 훨씬 높은 충전용량을 갖춰야 하는 상용차용 급속충전기(250kwh 이상)의 경우 일반 급속충전기보다 훨씬 큰 부피를 차지하게 됩니다. 대형 전기버스나 상용 전기차의 경우 가뜩이나 차량 크기도 커서 주차공간 확보가 여의치 않은데다 충전기 크기마저 커지면서 전용 전기차 충전소를 운영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충전 디스펜서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충전기로 부피가 클 수박에 없는 파워솔루션은 별도의 장소에 설치하고 충전커넥터와 단말기 등만 갖춘 콤펙트한 크기의 충전기입니다. 마치 내연기관의 주유소가 지하에 큰 저유탱크를 매립한 뒤 그 위에 여러 대의 주유기를 설치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충전 디스펜서가 주유소의 주유기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충전 디스펜서는 충전기의 기능을 갖추면서 부피가 작기 때문에 여러 대의 대형 전기차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여러 대의 충전 디스펜서가 순차적으로 충전을 해 주거나 또는 전체 충전용량을 같은 용량으로 분배해 동시에 여러 대의 차량을 충전할 수 있는 기능도 갖추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충전 로봇을 이용한 자율주행 충전기 또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로봇충전기는 실내 또는 야외 주차장에 마련된 충전공간에 전기차를 주차한 후 충전 디스펜서를 연결하면 자율주행이 가능한 충전로봇이 해당 전기차를 인식하고 주차위치를 찾아가 해당 충전 디스펜서에 필요한 전원을 공급해 줍니다. 

충전이 끝나면 충전 로봇이 지정된 장소로 되돌아 온 후 충전 도킹스테이션에 연결돼 충전로봇 내부에 마련된 충전용 배터리를 충전해 줍니다. 마치 요즘 로봇 충전기가 청소를 끝내면 제 자리로 돌아와 스스로 충전하는 것과 같지요.

이러한 자율주행 충전로봇은 주차장 내에서 서행하면서 움직이는 차량이나 사람 또는 장애물을 인식해 피해가거나 멈춰 만일의 사고를 예방해 주기도 합니다. 또한 충전로봇에 내장된 배터리로 전기차를 충전해 주기 때문에 충전을 위한 주차공간마다 벽면 또는 주차공간 옆에 콤팩트한 크기의 충전 디스펜서만 설치할 있어 협소한 주차공간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것이 장점입니다.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제품의 경우 충전 로봇 한 대로 충전용량에 따라 1~2대의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충전커넥터를 연결하고 분리해 주는 모든 과정을 로봇 팔이 직접 제어해 운전자들이 충전기에 손을 대지 않고도 자동으로 전기차를 충전해 주는 충전전용 로봇 팔도 등장했습니다. 이 외에도 이번 전시회에는 충전기의 설치공간을 최적화하기 위해 가로등과 통합된 IoT 스마트 가로등형 충전기와 용량가변형 다목적 충전기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기존 야외주차장에 마련된 전기차 충전소에 설치되는 스마트 가로등형 충전기는 급속충전기를 가로등 아래쪽에 탑재해 충전기 설치공간을 최적화한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용량가변형 급속충전기는 일정 충전용량(50kW 또는 100kW 등)을 갖춘 기존 충전기와 달리 별도의 파워뱅크를 부착해 충전기의 용량을 필요에 따라 늘릴 수 있는 충전기입니다. 

이와 함께 충전기에 카메라를 설치해 전기차 번호판을 인식하거나 충전커넥터에 연결된 통신선을 이용해 차량의 충전고유 ID를 자동으로 인식해 충전할 때마다 충전요금을 지불하기 위한 신용카드나 충전카드를 꺼내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한 충전기도 선보였습니다. 

카메라가 내장된 충전기는 차량인식 기능을 활용해 전기차가 아닌 일반차량의 불법주차나 충전기 끝난 전기차의 장기주차 때 관할구청으로 불법주차를 자동으로 신고하는 기능도 갖췄습니다. 블루투스를 이용해 전기차 충전기와 스마트폰을 연결해 앱을 활용해 충전과금을 하거나 충전이력분석을 통해 차량주행거리와 전비 계산은 물론 소모품 교환주기까지 얘측해 주는 충전기도 등장했습니다. 자동차의 커넥티드(Connected, 연결성) 기능이 발달함에 따라 전기차 충전기 역시 점점 똑똑해 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