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 테크] 학대와 폭력으로 상처 받은 아동 치료 '디지털 테라피 모빌리티'

  • 입력 2023.03.09 08:54
  • 수정 2023.03.09 08:58
  • 기자명 김아롱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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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신 변호사가 아들 학폭 문제로 초대 경찰청 수사본부장에서 낙마했습니다. 인천의 한 초등학생이 지속적인 아동 학대에 시달리다 세상을 뜨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죠. 학교폭력과 아동학대는 최근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지만 정작 피해자에 대한 치료와 관리에 무관심한 경우가 많습니다.

국내 한 자동차 회사가 이러한 학대피해 아동들의 심리상담 및 치료를 위한 새로운 개념의 모빌리티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습니다. 아이케어카(iCAREcar)로 불리는 이 차량은 디지털 치료(Digital Therapeutics)라는 새로운 접근방식을 도입한 이동형 상담 모빌리티인데요.

몰입형 디스플레이(Immersive Display) 기술과 다중화자 분리형 AI 음성인식 기술(Smart Sound Recognition), 뇌파기반 스트레스 측정기술(M.Brain) 등 다양한 모빌리티 관련기술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치료는 먹는 약이나 몸에 바르는 약 대신 애플리케이션(앱), 게임,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인공지능 등과 같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해 건강을 향상 및 관리해 주는 새로운 방법입니다. 

디지털 치료는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바이오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의 5대 핵심키워드로 주목을 끌기도 했습니다. 

페어 테라퓨틱스(Pear Therapeutics)라는 미국 회사는 지난 2017년 중독치료 앱 리셋(reSET)을 개발해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치료제로 승인을 받기도 했습니다. 질병치료 목적으로 약이 아닌 소프트웨어가 FDA의 인허가를 받은 것은 리셋이 최초입니다.

아킬리 인터렉티브(Akili Interactive)라는 회사는 아동 주의력결핍장애(ADHD)를 치료하는 테블릿PC 게임(EVO)을 개발해 FDA 심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했습니다. 이처럼 디지털 치료는 약물과 같이 질병원인을 근본적 치료하지는 못하더라도 증상을 완화시키고 이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설명입니다.

아이케어카는 승합차 내부의 전면과 양쪽 측면, 천장 등 4면에 설치된 몰입형 디스플레이이를 설치해 상담을 받는 아이들에게 가상의 공간으로의 이동하는 메타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해, 흥미와 함께 상호작용을 통한 심리적 안정감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아동학대 피해자가 많이 발생하는 연령대가 초등학생임을 감안해 몰입형 디스플레이의 위치를 13세 미만의 아동 눈높이에서 한 눈에 최대한 많이 보일 수 있도록 함으로써, 상담 아동에게 최대의 몰입감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입니다.

또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모든 상담내용이 텍스트 파일로 자동 전환되는 것은 물론, 여러 사람의 중첩된 목소리와 기타 배경 잡음으로부터 화자를 분리하는 MSD(Multi-Speaker Detector)를 기반으로 한 다중화자 분리형 AI 음성인식 기술 (SSR)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많은 대화로 이뤄지는 상담을 진행하면서 아이들의 마음을 살피고 기록과 분석까지 병행하기는 쉽지 않은 기존 상담방식과 달리 SSR은 상담사와 아동의 음성을 구분하고 대화내용 중 주요 단어를 자동으로 추출 및 기록해 심리적 위험요소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상담사가 아동의 안정과 치유를 위한 상담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아이케어카는 이외에도 아이의 감정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는 뇌파기반의 스트레스 측정기술인 엠브레인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엠브레인은 아이들들에게 귀에 이어셋을 착용하게 한 후 상담받는 동안 뇌파신호를 감지해 아이의 스트레스 정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스트레스 지수를 알려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를 통해 상담사가 상담과정 전반에 걸쳐 보다 정확하게 아동의 상태를 살피면서 더욱 효율적으로 상담을 진행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최근 자동차업계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술을 융합해 개인의 건강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및 관리하고 맞춤형 진료를 가능케 해 주는 다양한 스마트 헬스케어 기술을 자동차에 접목되고 있습니다. 

특히 탑승객 안전편의 주요 기술로 부상하고 있는데요, 운전자 또는 탑습자의 심장박동수나 눈동자의 움직임, 제스처 등 생체신호를 활용한 차량용 헬스케어 기술을 통해 운전자의 졸음운전이나 갑작스런 건강 이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차량용 헬스케어 시장은 현재 첫 발을 내딛는 수준으로 심박측정이나 동공추적 등을 활용한 기술이 대부분이지만 점차 응용기술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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