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10대 뉴스] 가장 뿌듯한 순간 '일본 올해의 수입차', 키워드는 '전기차와 도전'

  • 입력 2022.12.13 10:33
  • 수정 2022.12.13 11:13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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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임원에게 올 한해 가장 뿌듯한 순간을 물었다. 망설임 없이 "아이오닉 5가 일본에서 올해의 수입차로 선정된 것"이라고 답했다. 세계 올해의 차, 모터트랜드 등 더 굵직한 상을 수상했는데도 "공급망 부족으로 사상 유례가 없는 출고 적체, 화물연대 파업으로 힘들었지만 가장 힘든 상대이자 나라인 일본에서 국산차가 인정을 받았다는 건 수상 이상으로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어느 때보다 힘들었을 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면서 부진을 털고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반도체 이슈는 여전했고 전쟁과 이에 따른 부품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전년대비 0.7% 감소한 8432만 대(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그칠 전망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국내 자동차 산업의 위상이 상승하면서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이다. 11월 현재 국내 자동차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677만 여대를 기록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의 핵심으로 부상한 전기차 경쟁에서 국산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품질을 인정받으며 판매를 확장한 것, 5개 완성차 노사 협상을 분규 없이 마무리했다는 사실도 주목할 일이다. 오토헤럴드가 선정한 2022년 자동차 10대 뉴스를 간추려 본다.

1. 쌍용차, 기업회생절차 종결과 토레스 돌풍= 아픈 손가락 쌍용차가 회생 절차를 마무리했다. 2021년 4월 회생절차에 돌입한 쌍용차는 우여곡절 끝에 KG그룹과 M&A를 통해 유입된 인수자금으로 지난 11월 회생 채무 변제를 완료했다. 동시에 신차 토레스의 시장 반응이 뜨거워지면서 실적까지 호조를 보여 정상화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쌍용차 올해 판매 누적 대수는 11월 현재, 10만 4000여 대, 지금 추세라면 회생절차 개시와 함께 10만 대 아래로 떨어졌던 지난해(8만 4496대) 판매량은 물론 2020년 달성한 10만 7000대 이상의 기록도 가능해 보인다. 무엇보다 수출 비중이 2016년 이후 가장 많은 34%대에 이를 것으로 보여 내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2. 다시 도전에 나선 일본, 올해의 수입차 성과=현대차가 '수입차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에 처음 진출한 때는 2001년이다.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세단 빅3를 앞세워 공략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2009년 철수를 결정했을 때 9년간 누적 판매량은 1만 5000여 대에 그쳤다. 버스와 화물차를 포함해서다. 자국차에 대한 유별난 믿음, 텃세, 한국 기술력에 대한 멸시의 탓도 있었다. 13년 후 다시 진출한 지금 분위기는 예전과 다르다. 일본 자동차가 상대적으로 약세인 전기차를 전면에 내세웠다. 판매량은 아직 미미하지만 아이오닉 5가 국산 자동차로는 처음, 일본 올해의 수입차로 선정되면서 2023년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에 이어 아이오닉 6등 주력 전기차를 투입하고 판매망 확대와 고객 접점을 찾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수입차 무덤에 계속 도전해 나갈 계획이다. 

3. 5개 완성차의 무분규, 상생의 타협 원년=쌍용차가 3년으로 임금협상 주기에 합의한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 르노코리아와 한국지엠 모두 분규 없이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무분규 타협에도 의미가 있지만 주요 쟁점에 대한 노사 양측의 양보로 합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는 해였다.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 생산 공장 신설, 기아는 쟁점이 됐던 퇴직자 혜택 축소, 한국지엠은 대대적인 생산 라인 조정, 르노코리아는 글로벌 신차 개발에 전력하기로 했다. 올해 무분규 타결은 특히 외국 자본의 국내 사업 투자를 이끌어 낼 기회가 됐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4. 국산 전기차 난제, 美 인플레이션 감축법=지난 5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방한 중인 미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에 50억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를 전격으로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대차 그룹이 미국의 자랑스러운 시민 기업이 됐다"라며 치켜세웠다. 또한 10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HMGMA)’ 기공식에 맞춰 성명까지 발표했지만 돌아온 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었다. 미국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IRA로 현대차와 기아 판매는 급감했다. 이로 인해 테슬라에 이어 2위권을 유지해왔던 현대차는 올해 전기차 경쟁에서 포드에 밀려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1월부터 11월까지 현대차는 5만 4043대, 포드는 5만 3752대의 순수 전기차를 팔았다. 

5. 완성차의 중고차 사업, 유예기간 뒀지만 의미 있는 진전=3년 이상을 끌었던 완성차의 중고차 인증 사업이 규제에서 벗어났다. 지난 4월 중소벤처기업부는 조건부로 현대차와 기아의 중고차 판매업 진출 관련 사업조정 신청을 승인했다. 다만, 중고차 사업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1년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5000대 이내의 시범 사업을 4월까지 우선 시작하고 단계적으로 중고차 취급 대수를 늘려나갈 수 있게 됐다. 또 총 중고차 총량 비율 제한, 신차 구매자의 요청이 있을 때로 제한하고 있어 아쉬운 결정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6. 국산 전기차 불안한 약진, 중국과 보호 무역=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약 1000만 대 이상에 이를 전망이다. 2021년(660만 대) 대비 70%가량 증가한 수치다. 증가폭은 둔화했지만 점유율은 글로벌 신차 판매량의 10% 이상으로 예상한다. 현대차와 기아를 합친 올해 국산 전기차 판매량은 3분기 기준 24만 7000대다. 올해 30만 대 이상도 가능한 추세다. 하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중국 토종 브랜드가 자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진출에 사력을 다하는 데다 미국 IRA로 내년 고전이 예상된다. 중국 브랜드의 거센 추격은 국산 전기차뿐 아니라 테슬라까지 위협하고 있다.

7. 중국산 전기차의 공습, 버스에서 승용까지=자국에서 테슬라까지 위협하고 있는 중국 전기차의 목표는 글로벌 시장이다. 이미 BYD의 올해 판매량은 테슬라의 턱밑까지 추격했고 지난 10월 역전에 성공했다. 2023년 실적에서 BYD가 테슬라를 추월하는 건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 전기차의 공습은 국내에서도 이미 시작했다. 상반기 중국 전기 상용차 판매가 급증했다. 특히 전기 버스 시장 점유율은 상반기 기준 48.7%에 달했다. 중국산 소형화물차는 같은 기간 전년 대비 8218% 늘었다. 승용 전기차도 지속해서 늘고 있고 BYD 등 중국 브랜드의 직접 판매도 내년 이뤄질 전망이다.

8. 우크라이나 사태, 딜레마에 빠진 러시아=러시아 시장 점유율이 아브토바즈(Avtovaz)에 이어 2위까지 상승했던 현대차는 2월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에 따른 서방 세계 규제로 사실상 현지 사업을 중단한 상태다. 미국 빅3, 유럽, 일본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철수, 공장 매각, 기한 없는 사업 중단으로 러시아에서 발을 뺐지만, 현대차는 아직 사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번 발을 빼면 어떤 시장이든 다시 발을 들여놓기 어렵다는 데 있는 만큼, 현대차는 최대한 버텨 다시 도약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9. 유가 폭등, 경윳값 역전에 디젤차 급감= 1월 1600원 대로 시작한 전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이 6월 2000원 대를 돌파했다. 6월 2100원대까지 치솟은 유가는 1600원 대로 떨어졌지만 고유가에 따른 부담은 여전하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적절한 유가는 1200원 대라는 조사도 있었다.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경유 가격은 내릴 줄 모르고 있다. 휘발유 대비 70%대 수준이었던 경유 가격은 지난해 말 역전되기 시작했다. 가격 역전이 올 한해 지속하면서 오피넷 기준 12월 평균 가격은 1800원 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경윳값 상승과 친환경차 수요 급증으로 전국 경유차 등록 대수는 2020년 992만 대에서 올해 11월 기준

10. 자율주행 레벨3, 전국 모든 도로 주행 가능=전기차와 함께 미래 자동차의 핵심 기술인 자율주행차 경쟁이 본격화했다. 완전 자율주행차가 일부 시범 운행하는 가운데 메르세데스 벤츠 등 주요 브랜드는 레벨 3의 실제 차 적용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자율주행 레벨 3는 제한된 구간에서 사람의 개입 없이 차량 스스로 도로 상황을 인지해 주행하는 단계로 사고 등에 대한 책임도 지게 된다. 기술적 진보와 함께 자율주행과 관련한 제도적 정비도 이뤄졌다. 국토교통부도 지난 10월, '자율주행 자동차 임시 운행 허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자율차 실도로 시험 운행이 교통약자 보호 구간을 제외한 전국 모든 도로에서 가능하게 했다. 따라서 2023년에서는 레벨3의 본격 상용화가 국내 및 해외에서 시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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