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 테크] 히터 틀면 뚝 떨어지는 전기트럭 주행 거리, 연료 탱크로 100km 더

  • 입력 2022.10.31 07:47
  • 수정 2022.10.31 07:49
  • 기자명 김아롱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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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기운이 느껴지는 계절이 시작되면서 히터를 켜는 횟수도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기차는 날씨가 추워지면 추워질수록 운전자들에게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전기차는 겨울철 주행거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고 히터를 켜면 더 빨라지기 때문이지요.

일반적으로 외부기온이 배터리의 성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대부분 날씨가 추워지면 배터리가 빨리 방전된다고 알고 있지만 엄밀히 얘기하면 배터리의 방전속도보다는 배터리 성능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배터리 성능을 상온(20℃ 기준)에서 100%라고 가정할 경우 기온이 0℃로 떨어지면 66%로 감소합니다. 또한 –22℃일 경우 완전 충전된 배터리 성능은 44% 밖에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연기관차 역시 상온에서는 10%만 충전돼 있어도 충분히 시동이 가능하지만 –10℃ 이하에서는 50% 방전에도 시동에 필요한 충분한 전원을 공급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내연기관차도 겨울철에는 배터리 성능의 급속한 저하로 인해 시동이 걸리지 않는 일이 자주 발생하곤 합니다. 전기차는 배터리 전원을 100% 사용하기 때문에 특히 겨울철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배터리 성능저하가 주행거리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또 전기차는 내연기관처럼 엔진 열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실내난방을 위해 히터를 사용할 경우 전력소모가 급격하게 증가합니다. 따라서 겨울철 히터를 오래 켜 두면 주행거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지요. 저온(–7℃ 기준) 주행거리가 최소 250km 이상인 승용 및 SUV 전기차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많은 짐을 싣고 주행해야 하는 전기트럭은 겨울철 주행거리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됩니다. 

국내에서 판매중인 전기트럭의 1회 충전으로 주행가능거리는 211km(상온 기준)에 불과한데다 많은 화물을 적재하고 주행할 경우 최대 180km 내외입니다. 그러나 겨울철에 화물을 많이 실으면 100km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일부 운전자는 겨울철 히터 사용을 포기하는 일도 있다고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배터리 전원을 사용하지 않고도 난방이 가능한 전기차용 무시동 히터가 요즘 전기트럭 운전자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무시동 히터는 화물트럭 운전자들이 휴게소 등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화물 적재 및 하차를 기다릴 때 엔진을 켜지 않고 실내 난방을 해 주는 장치로 대부분 내연기관 화물차에 탑재가 돼 있는 장치입니다. 

또 캠핑카나 차박을 위해 무시동 히터를 장착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현재 서너개 국내 업체가 독일 및 중국산, 국산 제품 등 다양한 전기차용 무시동 히터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전기차용 무시동 히터는 기존 내연기관 화물트럭에 적용되고 있는 기존 무시동 히터와 같은 원리로 전기차에 별도의 휘발유 또는 경유 연료탱크를 장착해 배터리 전원대신 화석연료를 사용해 작동합니다.

약 15~20ℓ 정도의 연료탱크 가득 채울 경우 평균 일주일정도 사용이 가능하며, 전기신호 및 연료모터 구동을 위한 최소한의 전원을 사용하므로 겨울철 짧아진 전기트럭 주행거리를 100km 이상 더 달릴 수 있게 해줍니다. 배터리의 성능저하로 가뜩이나 짧은 주행거리가 더욱 짧아지는 추운 겨울, 무시동 히터를 전기차용으로 개조해 적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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