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 테크] 車 고질병 '부식'을 막을 수 있다면, 디자인 바꾸고 극비의 전착도장까지

  • 입력 2022.10.27 08:35
  • 기자명 김아롱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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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차체 대부분에 금속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부식에 취약하다.

차체는 물론 대부분의 부품에 금속 및 철강 재료를 사용하는 자동차는 녹(Rust)과 같은 부식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철강재료는 산소와 습기가 철 성분과 화학작용을 통해 녹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조건을 가지고 있지요. 대기중 습도는 물론 염화물(Chlorides)이나 황 화합물, 이산화탄소가 있는 환경에서 더욱 가속화하는데, 최근 여름철 집중호우와 연평균 강수량 증가, 겨울철 제설제 사용이 녹 발생 현상을 앞당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러한 녹(차체부식)은 차체를 약하게 만들어 내구성 저하는 물론 소음 및 진동흡수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차체 부식은 생산과정에서 도장 및 방청불량으로 발생하거나 운행과정에서 도로 위 염화칼슘, 돌 튕김, 산성비와 같은 대기오염 등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녹이 발생하는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스톤 칩(돌 튕김)이나 스크래치, 깊게 파인 흠집 등에 의해 페인트와 프라이머 도막층이 손상되어 금속패널 표면층이 노출되는 경우가 가장 대표적인 현상입니다. 외부표면에서 발생한 녹이 내부로 번지는 경우도 있지요.

또 다른 유형은 빗물이나 대기중 습기로 인해 차체 캐비티(차체의 접합부위로 손이 닿지 않은 작은 틈)에서 녹이 발생해 외부표면으로 번지는 겁니다. 돌이나 자갈, 도로 위의 염분 등과 같은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해 언더보디나 펜더, 휠 하우스 등에 있는 표면보호층이 손상됨에 따라 발생한 녹이 차체 하부구조를 통해 부식이 진행되기도 합니다. 

기후 변화에 따른 잦은 호우와 강수량 증가, 겨울철 사용하는 제설제도 부식의 원인이 된다.

이외에도 사고차 수리과정에서 도장불량 또는 방청처리 불량으로 인해 부식이 생기는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최근 국산차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는 고장력강판은 일반강판보다 도장성이 낮은 편이고 사고수리를 위한 용접부위나 용접과정에서 열변형을 일으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도장두께가 일정하지 않아 발생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제작사들은 구조설계 단계부터 부식을 방지에 적합한 형상으로 설계하지 않으면 내구수명에 악영향을 미침은 물론 생산원가 측면에서도 불리하기 때문에 설계단계부터 부식 및 방청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아연도금강판이나 알루미늄합금 등 부식이 잘 일어나지 않는 재료를 사용함은 물론 돌이 튀더라도 흠집이 생기지 않도록 곡면설계를 하거나 실링이나 방청왁스 처리가 쉬운 구조로 설계함은 물론 차체 내부의 수분배출을 위해 배수로 또는 배수구멍을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조공정상 차체접합부의 완벽한 부식방지 처리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일부 차종의 경우 원가절감에 따른 방청소재의 적용부위를 축소하는 경우도 차체부식을 부추기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아연도금 강판에 방청처리만 잘 해도 일반 강판보다 25배 이상 내부식성이 뛰어나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설명입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6년까지 방청지역으로 분류된 북미와 유럽지역과 달리 미방청지역으로 분류됨에 따라 부식방지 기능이 뛰어난 아연도급강판 적용은 물론 하부코팅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소비자 불만이 증가함에 따라  2006년 말부터 중형차 이상의 내수용 자동차에도 아연도금강판 비율을 70% 이상 적용하기 시작했고, 2011년 이후부터는 승용차(RV 포함) 전 차종에 아연도금강판을 70% 이상 적용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페인트가 담긴 수조에 반복해 담그는 자동차 전착 도장 

아연도금강판이나 알루미늄합금 등 부식이 잘 일어나지 않는 재료를 사용함은 물론 돌이 튀더라도 흠집이 생기지 않도록 곡면설계를 하거나 실링이나 방청왁스 처리가 쉬운 구조로 설계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밖에도 인산염처리, 방청프라이머 처리, 치핑방지 코팅, 언더보디 코팅, 스프레이 필러, 페인트 코팅, 캐비티 보호코팅, 왁스코팅 등 다양한 표면처리 공정을 통해 차체 부식원인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차체의 부식방지는 물론 도장 페인트가 차체에 잘 입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착도장 및 표면처리 과정의 중요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과거와 달리 차체 구조형상이 복잡해지고 경량소재의 사용증가가 도장성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도장두께가 너무 얇으면 스크래치 등 작은 충격에도 흡집이 나기 쉽고 너무 두꺼운 경우 진동이나 충격에 의해 크랙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차체 전체에 일정한 두께의 도장면이 고르게 분포되어야 하지요

전착도장 과정을 포함한 자동차 도장공정은 자동차 회사들의 대외비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차체 도장공정은 한 번에 페인팅하는 것이 아니라 하도와 중도, 상도과정을 거치며, 페인트가 담긴 수조에 차체를 담갔다가 뺀 후 물과 화학약품으로 세척하고 다시 페인트 수조에 담그기를 수차례씩 반복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때 배수가 잘 안 되거나 페인트 잔여물이 남아있게 되면 표면경화가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거나 도막두께가 두꺼워져 크랙이 발생할 수 있고 이로 인해 부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과거와 달리 BIW(Body in White)로 직접 테스트하기에 앞서 페인팅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도장과정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문제를 미리 해석하고 구조설계 변경 등을 통해 개발비용 및 시간을 단축하는 자동차회사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녹 발생에 취약한 부위에 방청을 보완하는 것도 부식 예방에 효과적이다.

방청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쇼크 옵서버 타워를 비롯해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 타워부의 용접접합 부위, 트렁크와 보닛 리드, 펜더코너의 접합부위, 헤더 패널과 휠하우징, 도어 실(seal)과 도어, 엔진룸과 트렁크 접합부위, 언더보디 구조물부위, 필러와 다른 내부 캐비티 등은 녹 발생에 매우 취약한 부분으로 녹 발생 방지처리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또 “최근 출시된 차들은 재료를 줄여 원가절감은 물론 차체경량화, 연비향상, 금속패널의 비틀림강성 증가를 위해 차체 내부에 많은 캐비티가 형성되어 있는데, 생산과정에서 이러한 캐비티의 방청처리를 생략하거나, 사고차 수리과정에서 방청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녹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차체 하부는 최소 매년 1회정도 점검해 녹 발생이 시작된 경우 즉시 제거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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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식 #도장 #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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