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 테크] 경유차의 연료필터, 물먹은 경유차 '줄줄이 시동꺼진 이유'

  • 입력 2022.09.15 08:22
  • 수정 2022.09.15 09:42
  • 기자명 김아롱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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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라북도 남원시에서 추석명절을 맞아 고향을 찾았던 경유차 운전자들이 귀경을 위해 주유소에서 기름을 채웠다가 주행중 갑자기 시동이 꺼지는 현상으로 큰 불편을 겪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들 차량은 모두 특정 주유소에서 주유를 했던 차량으로 피해를 입은 차량만 약 20여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비업계의 점검결과는 물론 한국석유관리원의 현장조사 결과 이들 차량이 주유했던 경유에서 다량의 수분이 섞인 것으로 분석되었는데요, 어떻게 주유소의 연료저장탱크에 수분이 섞였는지 혹은 불량연료(가짜 경유)를 섞었는지는 정밀조사가 이뤄져야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디젤엔진을 탑재한 화물차나 SUV 모델의 경우 경유연료의 품질에 따라 차량 성능저하는 물론 이번 사건처럼 주행이 꺼지는 현상이 발생하므로 주유할 때 주의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불량연료나 혹은 이번 경우처럼 다량의 수분이 섞인 경유를 주유했을 경우가 아니더라도 휘발유와 경유 등 자동차 연료에는 보관 및 운반과정에서 약간의 수분이 섞일 수 있습니다. 

또한 추운 겨울이나 무더운 여름철의 경우 연료탱크 내부와 외기온도의 차이로 인해 결로현상이 발생해 연료탱크 내에 수분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자동차는 엔진으로 연료를 공급하기 전에 이러한 수분과 이물질을 걸러주기 위한 연료필터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유차의 경우 연료필터 내부에 일정 수준의 이상의 수분이 쌓일 경우 계기판에 경고등을 점등시키거나 엔진출력을 낮춰 운전자에게 경고해 주기도 하지요.

일반적으로 디젤 연료필터의 교환주기는 4만~6만km 정도입니다만 주행거리나 상태에 따라 자주 점검해야 합니다. 가솔린 엔진의 경우에도 연료필터를 주기적으로 교환해 줘야 하지만 최근에는 연료탱크 내부의 연료펌프와 일체형으로 제작되어 반영구적으로 사용하거나 연료모터 교환 때 함께 교체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디젤 엔진의 경우 엔진룸 안에 자리잡고 있는데 연료필터를 교환하지 않고 연료필터 어셈블리 하단에 있는 수분감지센서 및 코크를 열어 수분을 제거해 주기도 합니다. 이 경우 운전자가 직접 작업할 수 있지만 작업하기가 까다롭고 센서를 제대로 장착하지 않은 경우 연료가 누출될 수 도 있기 때문에 전문가에게 맡기는 편이 훨씬 수월합니다.

또한 경유차는 연료 안에 섞여있는 수분제거도 중요하지만 연료특성상 겨울철 시동성이 떨어지므로 연료필터의 관리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경유에는 엔진연소실에서의 연료 착화성을 높이기 위해 파라핀이나 올레핀과 같은 방향족 탄화수소를 첨가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파라핀 성분은 연소효율을 증가시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10℃ 이하로 기온이 내려가면 디젤 연료가 하얗게 응고되거나 끈적끈적해져 저온에서 시동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특히 겨울한파가 오래동안 지속되면 응고된 경유나 연료필터 내부의 수분이 얼어서 연료필터에서 연료를 제대로 필터링하지 못해 연료공급 부족으로 인한 시동불능 현상이 자주 발생하게 됩니다. 당장 시동은 걸리지 않지만 날씨가 풀리면 언제 그랬나는 듯 시동이 잘 걸리게 되지요. 때문에 매서운 겨울철이 시동이 걸리지 않는 낭패를 겪기 전에 디젤 연료필터를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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