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vs. 오리지널] 19. 포드 브롱코 ‘트랜드를 되살린 정통 오프로더’

1996년 이후로 대가 끊겼던 옛 모델의 이름을 되살린 데에서도 알 수 있듯, 포드 디자이너들은 현대적 기술을 바탕으로 2021년에 등장한 새 브롱코에 오리지널 1세대 모델의 특징을 담기 위해 애썼다

  • 입력 2022.08.25 15:40
  • 수정 2022.08.25 16:08
  • 기자명 류청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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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에 등장한 포드 브롱코는 포드가 오랜만에 다시 내놓은 정통 오프로더 성격의 차다. 도시형 SUV로 유행이 바뀌며 1996년 이후로 대가 끊겼던 옛 모델의 이름을 되살린 데에서도 알 수 있듯, 포드 디자이너들은 여러 면에서 오리지널 1세대 모델의 특징을 현대적 기술을 바탕으로 만든 모델에 담기 위해 애를 썼다.

2021년에 등장한 포드 브롱코에서는 1세대 모델의 디자인 요소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출처: Ford)
2021년에 등장한 포드 브롱코에서는 1세대 모델의 디자인 요소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출처: Ford)

단순한 2박스 왜건 스타일 차체는 2도어와 4도어로 나뉘고, 차체 길이와 도어 수를 빼면 디자인 상의 차이는 거의 없다. 형태 자체가 특별할 것이 없고 옛 모델이 워낙 단순했기 때문에, 심심하지 않을 만큼 장식적 요소를 더했을 뿐이다. 물론 도구의 성격이 강했던 1세대 모델과 달리, 개념 자체가 일상과 레저 활동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차로 바뀌었고 현대화된 오프로드 주행 기술이 반영되면서 내부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이 되었다.

차의 인상을 좌우하는 앞모습은 의도적으로 옛 차의 모습을 현대적 감각으로 바꿨다. 변형한 사각 틀 안에 LED 주간주행등을 두른 원형 헤드램프를 양쪽으로 배치하고 가운데에 가로 선과 포드 레터링을 넣은 것은 옛 모델과 닮은 면이다. 보닛 모서리의 손잡이 모양 플라스틱 장식은 옛 모델의 비스듬히 꺾인 모서리를 떠오르게 한다.

2도어뿐이었던 1세대 모델과 달리 새 브롱코는 2도어와 4도어로 나뉜다 (출처: Ford)
2도어뿐이었던 1세대 모델과 달리 새 브롱코는 2도어와 4도어로 나뉜다 (출처: Ford)

차체 옆에 길게 파놓은 직선은 1세대 모델에서 차체에 덧붙인 장식을 간결하게 표현한 것이다. 둥근 휠 오프닝에는 오버 펜더를 덧붙였는데, 이는 사다리꼴에 가까웠던 1세대 모델보다는 2세대 모델에 가까운 모습이다. 단순한 직사각형 테일램프와 테일게이트에 단 예비 타이어도 요즘 흔한 SUV에서 볼 수 없는 것으로 강인한 이미지를 더한다.

내부는 단순한 대시보드 형태를 빼면 옛 브롱코와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화려해졌다. 대시보드도 여러 기능을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에 통합해 겉보기만 단순할 뿐, 운전석 주변에는 다양한 기능의 사용에 필요한 여러 버튼과 스위치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아울러 활동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디자인 요소를 대시보드와 센터 콘솔, 도어 트림에 의도적으로 더했다. 흔히 이스터 에그(Easter egg)라고 하는 잔재미 요소들을 곳곳에 숨겨놓은 것도 재미있다.

내부는 다양한 기능과 현대적 기준을 반영해 화려하게 구성하고 꾸몄다 (출처: Ford)
내부는 다양한 기능과 현대적 기준을 반영해 화려하게 구성하고 꾸몄다 (출처: Ford)

처음부터 차의 쓰임새와 주제에 따라 트림을 여러 가지로 나누고, 수많은 액세서리로 자유롭게 차를 꾸밀 수 있도록 만든 것은 현대적 개념의 어른용 장난감이라는 차의 개념을 잘 드러낸다. 소유자에게는 차를 꾸미는 재미를, 자동차 업체에게는 액세서리 판매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제품 기획이다. 포드는 오리지널 브롱코는 물론 머스탱 등 여러 모델에서 그와 같은 제품 기획을 적극 활용한 바 있다.

1965년에 1966년형 모델로 판매를 시작한 1세대 브롱코는 지프 CJ 시리즈가 다져놓은 다목적 오프로더 시장에 포드가 처음 발을 들여놓은 모델이었다. 포드보다 앞서 인터내셔널 하베스터가 스카우트를 내놓았기 때문에, 승용 개념의 오프로더 시장에서는 후발 주자였다.

1세대 브롱코는 단순하고 견고한 탈 것에 초점을 맞춰 단순한 모습이었다 (출처: Ford)
1세대 브롱코는 단순하고 견고한 탈 것에 초점을 맞춰 단순한 모습이었다 (출처: Ford)

외부 디자인은 포드 최초의 흑인 디자이너인 매킨리 톰슨 주니어가 맡았다. '단순하고 견고한 탈 것'이 기본 개발 방향이어서, 실내외 모두 모서리만 둥글 뿐 단순한 면으로 만들었다. 개발비와 원가를 줄이기 위해 엔진과 차축, 브레이크 등 많은 구성요소와 부품을 다른 차들과 공용으로 썼고, 심지어 앞뒤 유리를 포함한 모든 창을 평평한 판 유리로 만들었다.

보디는 세 가지였는데, 지붕과 도어가 없는 로드스터와 앞좌석 위만 지붕을 덮은 하프 루프 스포츠 유틸리티, 차체 뒤쪽까지 지붕을 씌운 스테이션 왜건으로 구분되었다. 로드스터는 비닐 소재의 소프트톱을 선택 사항으로 마련했다. 모든 모델이 지프처럼 앞 유리를 앞으로 접어 고정할 수 있었고, 스테이션 왜건은 탈착식 지붕을 갖췄다. 다만 로드스터는 판매 부진으로 금세 단종되었다.

1세대 브롱코의 보디는 세 가지였고, 차체 길이는 모두 같았다. 사진은 앞좌석 위만 지붕을 덮은 하프 루프 모델 (출처: Ford)
1세대 브롱코의 보디는 세 가지였고, 차체 길이는 모두 같았다. 사진은 앞좌석 위만 지붕을 덮은 하프 루프 모델 (출처: Ford)

내부는 단순하고 기능적인 계기 및 장치 구성에 앞좌석에 세 명이 나란히 앉을 수 있는 벤치 시트가 기본이었다. 좌우가 나뉘어진 독립식 앞좌석과 뒷좌석 벤치 시트는 선택 사항이었다. 히터는 기본 사항이었지만 뺄 수도 있었고, 엔진 회전계와 라디오도 기본 사항이 아니었다. 처음부터 다목적 차로 기획된 만큼 선택사항이 아주 많았는데, 애프터마켓 제품들까지 더하면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했다.

같은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차들이 늘면서 브롱코는 여러 차례 개선되고 기능이 늘어났지만, 기본적인 틀은 2세대 모델에게 자리를 넘겨준 1977년까지 그대로 유지되었다. 중간에 공백기를 거치기는 했지만, 지금까지 같은 장르로 명맥을 잇고 있는 모델은 지프 랭글러와 브롱코 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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