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 테크] 잘 달리다 출력 떨어지고 변속 안되는 것도 의도한 경고 장치의 하나

  • 입력 2022.08.23 08:00
  • 기자명 김아롱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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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운전자는 디젤 SUV 주행중 갑자기 계기판에 엔진경고등이 점등되고 가속페달을 아무리 밟아도 엔진회전수가 3000rpm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불안감을 느낀 운전자는 서비스센터를 찾아 점검을 의뢰했지만 “디젤 인젝터 관련 고장코드가 발생하긴 했지만 점검결과 인젝터 분사량이 정상이라며 고장코드만 삭제하고 이상이 있으면 다시 방문하라”고 합니다. 

또 다른 운전자는 엔진오일 교환 후 갑자기 출력이 떨어지고 변속이 되지않는 현상을 겪어 정비업소를 찾았습니다. 정비 전문가들은 안심하라고 했지만 주행 중 발생한 이상 현상으로 불안한 마음이 사라지지 않았는데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는 차량의 다른 이상을 경고하는 안전모드로의 진입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요즘 자동차는 일반적으로 엔진을 비롯해 곳곳에 20여개 이상의 센서를 통해 이상유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전방추돌방지장치나 차선이탈경고장치 등 자율주행시스템을 탑재한 차량은 이보다 훨씬 많은 전자제어 센서가 내장돼 있습니다.

이러한 센서들은 차량의 고장이나 이상유무가 발생되면 ECM(Electronic Control Module)이라 불리는 전자제어시스템에 전기적 신호를 보내고 ECM은 이를 바탕으로 계기판에 경고등을 띄우거나 엔진 및 변속기의 출력을 떨어트려 운전자에게 이상이 생겼음을 알려줍니다.

이러한 시스템을 OBDⅡ(On Board Diagnosis Ⅱ)라고 하는데요 모든 자동차에는 이 장치가 의무적으로 적용되어 있습니다. OBD 시스템은 미국의 자동차 배출가스 관련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1996년 이후 모든 차량에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차 안에 내장된 컴퓨터가 배출가스 제어부품이나 엔진시스템을 모니터링하고 고장이 발생하면 운전자에게 알려 정비소를 방문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개발된 거죠.

전자제어 엔진 전기회로의 단선 및 단락 등을 점검하고 산소센서 및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 등 배출가스 제어장치의 고장이나 실화(엔진노킹) 등 배기가스가 증가하는 원인을 고장으로 판단하고 관련 센서 및 액츄에이터(Actuator)의 작동여부를 진단해 운전자에게 경고함으로써 배출가스 증가를 억제하는 기능을 합니다. 

또한 정비업소에서 관련고장 발생상황을 쉽게 알 수 있도록 고장코드(DTC, Diagnotic Trouble Code)와 고장발생 때의 운전상태 및 관련 센서측정값 등 고장발생 항목과 내용을 저장해 스캐너(Scan tool) 또는 파형진단기(Diagnosis Analysis) 등 진단장비로 분석할 있도록 법규로 정해 놨습니다. 

초창기만 해도 고장코드가 20여개 안팎이었지만 전자제어 시스템이 발달함에 따라 최근 출시된 차들은 스캐너에서 불러들이는 고장코드만 100여개를 훨씬 넘어서는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계기판에 표시되는 경고등 역시 적게는 7~8개에서 많게는 20여개 가까이 되지요. 

최근에는 경고등뿐만 아니라 텍스트로 된 경고메시지를 보여줌으로써 운전자에게 보다 직관적으로 차량 이상유무를 전달하고 있기도 합니다. 계기판의 경고등은 신호등과 마찬가지로 녹색과 황색, 적색 등 3가지 색상으로 운전자들에게 이상유무를 알려줍니다.

이 가운데 녹색의 경우 시스템의 작동상태 등 일반적인 상태를, 황색 경고등은 시스템에 이상이 있긴 하지만 주행하는데는 무리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래도 가까운 시일 내에 점검을 받아야 합니다. 특히 적색일 경우 운행에 지장을 주는만큼 즉시 정비소에서 점검받아야 한다는 의미이지요. 

하지만 시스템이 복잡해지고 정교해지면서 이러한 경고등이나 고장메시지를 통해 일일이 운전자에게 알리는 것이 오히려 운전자들에게 심리적 불안감을 주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운행에 큰 무리가 따르지 않으면 가급적이면 계기판에 엔진 경고등을 점등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고장코드를 저장해 두었다가 정비업소를 방문했을 때 진단장비를 통해 과거 고장 상태를 알려주지요. 이처럼 주행중 고장코드나 경고등을 점등시키지 않더라도 엔진출력이나 변속을 제한해 운전자에게 차량이상 유무를 알려주기도 합니다. 이것을 림프 홈(Limp Home) 또는 안전모드(Safety Mode)라고 하는데요 배출가스 관련시스템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 주로 작동합니다.

터보차저를 적용하고 있는 가솔린 및 디젤엔진을 탑재한 차에서도 자주 발생하기도 하는데요. 세이프티 모드가 작동할 경우 변속기가 2단 또는 3단 이상 변속되지 않고 엔진회전수 또한 3000rpm 이상 올라가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시동을 껐다 다시 재시동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정상주행이 가능하지요. 그러나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 급가속하는 등 엔진회전수를 급격히 올리면 또 다시 제한이 걸리는 패턴을 보입니다.

이렇게 자동차 엔진이 안전모드에 진입하는 경우는 진공호스가 빠지거나 진공호스의 손상으로 공기가 새는 경우 흔히 발생합니다. 디젤 SUV 모델의 경우 엔진오일이나 연료필터 등을 교환하기 위해 진공호스를 빼고 작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비사가 실수로 진공호스를 꽂는 것을 잊어버리거나 호스 장착상태가 헐거워져 압력에 의해 빠지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면 터보차저의 부스트압력이 낮아지기 때문에 터보 부스트압력 솔레노이드 밸브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안전모드로 진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외에도 차량이 안전모드로 진입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는 다양합니다. 차량이 주행중에 안전모드로 진입할 경우 저속주행은 가능하지만 정상적인 주행은 물론 교통흐름에도 방해가 될 수 있으니 가까운 정비업소에 들러 즉시 점검받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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