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 감축법, 쉐보레 볼트 EUV '현대차 아이오닉 5'보다 1800만 원 싸졌다.

  • 입력 2022.08.17 08:52
  • 수정 2022.08.17 12:07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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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16일 서명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대응에 3690억 달러(약 480조원)를 투자하고 서민 의료보장에 640억 달러(약 84조원)를 지원해 치솟는 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방안을 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서명으로 이날 즉시 효력을 갖게 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라 미국에서 전기차를 구매할 때 중고차는 최대 4000달러(약 525만원), 신차는 7500달러(약 984만원)의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세액 공제 대상 전기차 범위가 미국에서 생산했거나 미국에서 제조한 배터리를 사용한 경우로만 제한했다는 사실이다.

국내 생산 전기차를 팔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 그리고 유럽과 일본 등 브랜드는 사실상 보조금 대상에서 모두 제외된다.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지엠, 포드, 테슬라 등 미국 현지 생산차보다 1000만원 가까운 가격차가 발생해 사실상 경쟁력을 잃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또 업체별로 연간 20만대까지 제공하던 보조금 한도까지 없애 미국 완성차는 제한 없이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으로 미국 자동차 수요의 감소세가 이어지는 중에도 아이오닉 5와 EV6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로 점유율을 높여왔던 현대차 그룹은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상반기 9%를 차지하며 테슬라에 이어 2위로 뛰어 올랐다. 이 기세를 몰아 내년 초 아이오닉6와 EV9 등 전기 신차를 공격적으로 투입해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가격 경쟁력 약화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미국 전기차 평균 가격은 4만 8000달러(6300만 원)대로 현대차그룹은 이 보다 낮은 3만 6100달러(4730만 원)대에 팔리고 있다.(일렉트랙) 그러나 미국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이 지급될 경우 지엠 전기차 평균 가격은 현재 5만 350달러(6610만 원)에서 4만 2800달러(5619만 원)으로 낮아진다. 

문제는 볼트 EV, 볼트 EUV 등 현대차와 직접 경쟁하는 주요 모델 가격이 2만 달러 수준으로 낮아지게 된다는 사실이다. 현대차 아이오닉 5의 미국 판매 가격은 3만 9950달러, 기아 EV6는 4만1400달러부터 시작한다. 3만3500달러부터 시작하는 볼트 EUV 가격이 보조금으로 2만 6000달러로 내리면서 아이오닉 5보다 2만 6000달러(1800만 원)나 싸지게 된다.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으로 국산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완전 상실하는 셈이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현대차가 15.0% 감소한 40만 4498대, 기아는 11.8% 감소한 39만 5789대를 각각 기록 중이다. 현대차와 기아를 합친 누적 총 판매량은 80만 287대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 감소한 실적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 친환경차 판매는 같은 기간 12% 증가했으며 아이오닉 5는 1만 5670대를 기록했다. 기아도 총 판매량 감소에도 친환경차 판매는 지난해 대비 86% 증가했고 이 가운데 EV6는 1만 4284대를 기록하는 등 전기차 리더 브랜드로 자리를 잡아 왔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감축법 도입으로 현대차 그룹의 전략 수정과 방안 마련이 시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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