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올겨울 유럽을 덮칠 전력난 위기 '글로벌 완성차 업계 촉각'

  • 입력 2022.08.10 15:55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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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비롯된 소비 심리 위축과 주요 원자재 수급 불균형, 인플레이션 여파가 유럽 자동차 시장을 빠르게 냉각시키는 가운데 올겨울 유럽의 전력난 위기가 대두되며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0일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유럽 신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4.3% 감소한 502만 7547대로 집계됐다. 유럽 자동차제조협회(ACEA) 자료를 살펴보면 유럽 주요 18개국 상반기 신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4.3% 감소하고 독일을 비롯해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 선진국 자동차 판매가 모두 두 자릿수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 결과 유럽 최대 자동차 브랜드인 폭스바겐은 전년 대비 19.4% 줄어든 120만 대, 2위 스텔란티스 역시 20.7% 감소한 103만 대 판매에 머물렀다.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유럽 자동차 시장의 악재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달 11일 유럽 연합의 제재를 근거로 독일과 연결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노르트스트림1 가스 공급을 중단한 바 있는 러시아는 최근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로 향하는 드루즈바 송유관을 통한 석유 공급 마저 중단했다. 

지난달 러시아의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장비 점검을 이유로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유럽행 가스 공급을 중단하다 평소 공급량의 40% 수준을 재개한 이후 다시 그 절반 수준인 20%만 공급하는 상황이다. 이 결과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았던 독일을 비롯해 영국 등 유럽 주요 선진국을 물론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국가는 올겨울 전력난 위기에 직면했다. 

문제는 유럽 주요 완성차 브랜드를 비롯해 현대차·기아, 토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독일, 영국,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에 주요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어 이번 전력난 위기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초 BMW그룹은 실적 발표를 통해 업계의 이런 우려를 고스란히 드러내며 하반기 유럽의 전력난 위기를 변수로 꼽아 생산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BMW그룹의 올리버 집세(Oliver Zipse) 회장은 "신규 주문이 감소하고 있으나 수주 잔량은 향후 몇 달 동안 계속 채워져 있다"라며 "중요 변수는 반도체 뿐 아니라 유럽의 에너지 공급 상황이 어떻게 변하는 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올리버 집세 회장은 "완성차 업체가 다른 곳에서 전기를 구매해 전기 사용량을 대체할 수 있으나 제조 공정에서 사용되는 가스를 교체하는 일은 매우 복잡하다"라며 "부분적 대체는 가능하지만 효과가 있더라도 확실히 비용이 더 많이 소요된다"라고 말했다. 

일부 외신은 BMW의 이번 하반기 전망치에 대해 유럽 완성차 브랜드가 새로운 문제에 직면했다고 평가하고 독일을 비롯한 유럽 연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 제재에 대한 대응으로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을 추가로 줄이거나 완전 중단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가스 사용량을 억제하기 위한 비상 계획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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