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집단 소송으로 번지고 있는 '기아 챌린지' 훔치기 쉬운 구조적 결함 주장

  • 입력 2022.08.09 12:23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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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와 기아 특정 연식의 차량을 손쉽게 훔칠 수 있는 방법이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도난 피해를 입은 미 소비자들이 집단 소송을 제기하면서 소송전으로 비화했다. 

미국 아이오와 남부지방법원(U.S. District Court for the Southern District of Iowa)에 현대차·기아 현지 법인과 테크니컬 센터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한 이들은 2019년 현대차 투스카니, 2017년 기아 쏘렌토를 구매했고 올해 7월 도난을 당한 피해자로 알려졌다.

소송을 맡은 법률 대리인은 "현대차와 기아가 도난이 쉽고 보안에 취약한 차량을 생산해 판매했다"라며 "비용을 줄이기 위해 도난방지 장치(이모빌라이저)를 장착하지 않았으며 이는 구조적 결함에 해당한다"라고 주장했다. 원고들은 차량 구매와 도난 방지 장치 추가 비용, 인상된 보험료 등의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보험사들은 도난 사고가 속출한 현대차와 기아 해당 모델의 보상액이 상승하자 최근 보험료를 인상하고 있다. 이들은 차량 도난을 막는 이모빌라이저 시스템이 연방 자동차 안전 표준에 해당하지만 현대차와 기아가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아이오와 법원이 이들이 제기한 집단 소송의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 등의 지위에 대해서는 아직 판결을 내리지 않았다. 그러나 앞서 미국 미주리와 캔자스 연방 법원에도 같은 이유로 집단 소송이 제기돼 있어 미 전역으로 번질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 차량 절도 사고는 지난해 5월 미국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본격적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밀워키에 발생한 정도 사건의 70%가 2015년 이전 생산된 현대차와 2011년 이전 생산된 기아 모델을 대상으로 벌어졌다.

밀워키 정부와 경찰이 차조에 운전대 잠금장치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대책까지 도입했지만 절도 방법을 공유하는 영상이 틱톡(TikTok)을 통해 확산했다.

기아 챌린지(Kia Challenge)로 알려진 이 영상은 스티어링 칼럼을 떼어내고 USB 케이블이나 드라이버를 이용해 간단하게 시동을 걸 수 있는 방법을 여과없이 드러나 있다. 미국의 10대 청소년들은 이 영상을 보고 재미삼아 차량을 훼손하거나 훔치고 있으며 이 과정을 공유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곤혼스러운 상황임에도 특별한 대안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부 교수는 앞서 "현재로서는 엔진 이모빌라이저 시스템 이전 차량에 기술적 보완이나 장비 추가로 도난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라고 말한 바 있다.

현대차와 기아 미국 법인도 "최근의 도난 사고에 우려하고 있지만 현재 판매하는 모든 차량은 연방 안전 기준을 충족하거나 초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암호화로 허용된 키가 아니면 차량 시동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이모빌라이저는 1994년 콘티넨탈이 처음 도입해 2006년 이후 국내 차량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문제가 된 도난 차량은 2015년 이전 생산된 현대차와 2011년 이전 생산된 기아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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