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 테크] 새빨간 거짓말 '자동차 비순정부품 차량 성능 저하와 고장 유발'

  • 입력 2022.08.04 08:46
  • 기자명 김아롱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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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정비업소에서 부품을 교환하거나 사고차를 수리할 경우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차가 잘 고쳐졌는가’보다는 ‘수리비가 얼마나 나올까’하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됩니다. 수리비 걱정에 비싸도 믿을 수 있는 순정부품을 선택해야 할지, 순정부품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애프터마켓부품을 사용해야 할지 고민을 하게 되죠.

순정부품이 비싼 줄 알지만 애프터마켓 부품에 대해 잘 알지 못해 혹시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하나 걱정이 앞서 선뜻 사용하기 꺼려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자동차 회사 서비스센터에서 순정부품이 아닌 애프터마켓부품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보증서비스를 거부해 실랑이를 벌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산차는 물론 수입차의 차량 취급설명서에는 ‘순정부품을 사용해야만 안전하고 최상의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또는 ‘비순정부품의 사용은 차량의 성능저하와 고장을 유발할 수 있다’와 같이 순정부품 이외의 모든 부품은 품질이나 성능이 떨어지며 사용에 부적합한 것으로 표시하고 있기도 합니다.

자동차 수리 및 소모퓸 교환 부품은 일명 순정부품으로 불리는 정품부품(Genuine Parts)과 OEM부품(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 Parts) 또는 OE부품(Original Equipment Parts), OES부품(Original Equipment Supplier Parts), 애프터마켓부품(Aftermarket Parts), 재제조부품(Remanufacture Parts), 대체부품 등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정품 및 OEM부품이란 자동차 회사로고와 홀로그램 등이 표기되어 있으며, 자동차에서 직접 공급하는 부품을 말합니다. OE부품은 자동차 생산 및 출고 때 정품부품과 함께 장착된 부품으로 OE타이어와 같이 제조회사 로고가 부착되지만 정품부품과 같이 취급되는 부품입니다. 

OES부품은 OE부품을 생산하는 회사가 공급하는 부품으로 통상적으로 OE부품과는 다른 별도의 브랜드로 유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작사가 어떻게 유통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나기 때문에 OE부품과 구별하지 않고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OE부품과 동일한 품질을 가지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것이 특징입니다.

애프터마켓부품은 여러 자동차 부품업체에서 만들어 공급하는 부품으로 OE부품 규격과 동일하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품질이 동일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의 부품을 말합니다. 이밖에 대체부품은 애프터마켓부품의 일종으로 OE부품과 규격은 물론 재료의 물리적, 화학적 특성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제품으로 별도의 인증기관을 통해 품질을 인증받은 부품입니다. 

재생부품으로 불리기도 하는 재제조부품은 이미 사용된 부품을 재활용한 부품으로 가격이 저렴하지만 품목수가 많지 않은 것이 단점입니다. 정품부품은 물온 이러한 다양한 부품들은 모두 부품자기인증 등 국내외 관련법규 및 규격 등 안전·성능에 관한 시험이나 기준 등을 통과해 가격차이만 있을 뿐 성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부품들입니다. 

지난 1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이러한 애프터카멧용 자동차부품 품질을 거짓 및 과장으로 표시하는 등 자동차 제조사들의 순정부품과 관련 부당 표시행위에 대해 경고 조치를 내린 바 있습니다. 현행 표시광고법 제5조 제1항에 따르면 사업자는 자기가 한 표시·광고 중 사실과 관련한 사항에 대해 실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자동차 제조사들은 자사 순정부품이 아닌 모든 비순정부품을 안전하지 못하고 사용에 부적합하다는 내용으로 표시했지만 (규격품·인증대체부품 등을 포함한) 모든 비순정부품의 품질이나 성능이 떨어진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실증하지 못했다는 것이 공정위 설명입니다. 

법규기준, 국내외 규격 등을 충족하는 규격품인 비순정부품은 부품에 필요한 안전·성능에 관한 시험이나 기준 등을 통과해, 그 자체로 사용에 부적합하다고 볼 수는 없으며, 객관적인 실증없이 규격품을 포함한 비순정부품의 품질·성능이 떨어지거나 위험하다는 취지로 사실과 달리 표시한 행위에 대해 거짓․ 과장성이 인정된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입니다.

이와 관련 정비업계에서는 “해외의 경우 다양한 애프터마켓부품 브랜드들이 애프터마켓부품을 공급하고 있고 소비자들 역시 신품과 동일한 성능을 가지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애프터마켓부품을 선호하고 있는 추세”라며, “애프터마켓 관련부품들은 정품부품 가격의 60~80% 수준으로 저렴하면서도 품질이나 성능이 뛰어나지만 소비자들이 지나치게 순정품 사용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합니다. 

또한 내구연한이 얼마남지 않은 낡은 차에 저렴한 재제조부품이나 애프터마켓 부품 대신 값비싼 순정부품을 사용하는 것은 오버페이 또는 자원낭비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애프터마켓부품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자동차 제조사가 AS를 거부하는 것 역시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자동차를 수리할 때 순정부품을 사용할 것인지 애프터마켓부품을 사용할지 결정하는 것은 결국 운전자들의 몫이지만 애프터마켓부품을 홍보하고 소비자의 인식을 개선하는 것은 정비업계 몫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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