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vs. 오리지널] 08. 포드 머스탱 5세대 vs. 1세대 '포니 카 장르의 원조'

포드에게는 1세대 머스탱이 성공적 상품기획의 대표 사례일 뿐 아니라 스포츠 이미지의 상징으로서 충분히 기념할 만한 의미가 있었다. 레트로 디자인의 소재로 삼기에 그처럼 좋은 차도 없었기에, 5세대 머스탱은 1세대 모델의 분위기를 충실하게 재해석해 디자인에 반영했다.

  • 입력 2022.07.18 07:16
  • 수정 2022.07.18 07:34
  • 기자명 류청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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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에 첫선을 보인 포드 머스탱은 젊은 세대를 겨냥해 ‘꾸미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져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머스탱은 작고 대중적이면서 스포티한 성격을 지닌 포니 카(pony car)라는 장르의 시발점이기도 했다. 포드에게는 머스탱이 성공적 상품기획의 대표 사례일 뿐 아니라 스포츠 이미지의 상징으로서 충분히 기념할 만한 의미가 있었다. 레트로 디자인의 소재로 삼기에 그처럼 좋은 차도 없었다.

그러나 머스탱은 석유파동 이후 작고 힘이 약한 모델이 되었고, 이후 스포츠 카로서 이미지를 되살리려는 노력은 있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2000년대 들어 새로운 도약을 꿈꾸던 포드는 새 머스탱에 그런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디자인을 담고자 했다. 그 결과, 디자인 책임자 제이 메이스의 지휘 아래 시드 램너러스(Sid Ramnarace)가 디자인한 콘셉트 카가 2003년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선보였고 2004년 말에 좀 더 다듬은 모습의 양산 모델이 나왔다.

5세대 포드 머스탱의 디자인은 초기 머스탱에 비해 훨씬 더 양감이 강조되어 우람한 분위기였다 (출처: Ford Motor Company)
5세대 포드 머스탱의 디자인은 초기 머스탱에 비해 훨씬 더 양감이 강조되어 우람한 분위기였다 (출처: Ford Motor Company)

1993년 이후 11년 만에 세대가 바뀐 5세대 머스탱의 디자인은 1964년 선보인 첫 머스탱은 물론 1960년대에 걸쳐 나온 여러 변형 모델의 디자인 요소를 고루 반영했다. 전반적 차체 형태는 머스탱 패스트백에 뿌리를 두었다. 초기 머스탱이 앞부분이 들리고 뒤쪽이 가라앉은 듯한 분위기였다면, 새 머스탱의 접근 방식은 그 반대였다. 낮고 날렵한 형태로 앞을 향해 달려나가는 듯한 모습에 차체 뒤쪽을 부풀린 형태로, 원형인 머스탱 패스트백의 날씬한 차체와 비교하면 새 머스탱은 훨씬 더 양감이 강조되어 우람한 분위기였다. 

원형 헤드램프는 투명 플라스틱 커버로 덮었고, 치장 없이 간결한 그릴 가운데에는 머스탱 고유의 달리는 말 로고를 넣었다. 아래쪽보다 위쪽이 더 앞으로 튀어나온 그릴과 헤드램프 부분은 옛 스타일을 살리면서 속도감을 주었다. 뒷좌석 거주성을 고려해 실내 공간을 키우며 차체 비례는 평범한 승용차에 가까와졌지만, 허리선을 높여 옆 유리의 높이를 줄임으로써 옆모습의 스포티함을 지켰다.

쿠페의 뒤쪽 옆 유리는 1세대 머스탱의 패스트백 버전에 쓰인 공기 배출구를 연상케 했다 (출처: Ford Motor Company)
쿠페의 뒤쪽 옆 유리는 1세대 머스탱의 패스트백 버전에 쓰인 공기 배출구를 연상케 했다 (출처: Ford Motor Company)

쿠페의 뒤쪽 옆 유리는 1세대 머스탱의 패스트백 버전에 쓰인 공기 배출구를 연상케 했다. 두툼한 차체 뒤쪽에는 세 개의 세로 요소를 모아놓은 듯한 테일램프를 달았고, 램프 사이의 패널에는 원형 머스탱 배지를 달았다. 이 역시 1세대 머스탱의 스타일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실내도 전성기 머스탱의 분위기와 21세기 스타일 흐름이 어우러졌다. 대시보드는 복고 스타일을 살렸다. 좌우 대칭으로 부풀린 이른바 '듀얼 콕핏(dual cockpit)' 형태의 대시보드는 각을 살리고 모서리를 다듬었다. 그 전 세대 머스탱 역시 비슷한 주제를 따랐지만 유연한 곡선과 곡면으로 이루어진 모습은 스포티하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려웠다. 새 머스탱에서는 대시보드 양쪽으로 부푼 부분에 각을 주면서 실내가 더 넓어 보이는 효과를 내면서 1세대 모델과 비슷한 느낌이 더 뚜렷했다.

좌우 대칭으로 부풀린 듀얼 콕핏 대시보드는 실내가 넓어 보이는 효과를 내면서 1세대 모델과 비슷했다 (출처: Ford Motor Company)
좌우 대칭으로 부풀린 듀얼 콕핏 대시보드는 실내가 넓어 보이는 효과를 내면서 1세대 모델과 비슷했다 (출처: Ford Motor Company)

세 개의 단순한 스포크로 고전적 분위기를 낸 스티어링 휠 너머의 원형 계기와 원형 공기배출구는 크롬 테두리를 둘러 통일성 있게 고전미를 담았다. 그러면서 양산 승용차 처음으로 운전자가 계기판 배경 조명색을 100가지 이상으로 다양하게 조합해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을 넣었다. 아울러 가로로 넓게 뻗은 간결한 패널은 센터 페시아를 비롯한 대시보드 아래쪽과 뚜렷하게 구분되도록 처리했다. 

여러 면에서 새 머스탱의 모습에서는 1세대 머스탱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지만, 구현된 방식은 완전히 새로왔기 때문에 그야말로 시대를 뛰어넘은 진화라고 할 수 있었다. 스타일만큼이나 제품 개념의 진화도 40여 년의 세월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소형차 팰콘을 바탕으로 만든 1세대 머스탱은 다른 차들의 디자인 요소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 많았다 (출처: Ford Motor Company)
소형차 팰콘을 바탕으로 만든 1세대 머스탱은 다른 차들의 디자인 요소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 많았다 (출처: Ford Motor Company)

1964년 4월에 데뷔한 1세대 머스탱은 포드의 소형차 팰콘(Falcon)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프로젝트 이름부터 ‘스페셜 팰콘’이었다.물론  팰콘과 머스탱 모두 미국 기준으로는 소형차였지만 실제 덩치는 상당히 컸다. 1964년 4월 데뷔 당시에는 3박스 하드톱 쿠페와 컨버터블 두 가지였지만 1965년형 모델부터 패스트백 모델이 추가되었다. 패스트백은 출시 직후부터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이 되었다.

기본적인 디자인은 1962년에 만든 미드엔진 콘셉트 카 머스탱 I에서 시작되어, 링컨, 머큐리, 포드 등 여러 포드 계열 브랜드 디자인 팀의 제안을 바탕으로 벌인 경쟁의 결과였고, 이례적으로 짧은 시간에 디자인이 확정되었다. 사실 포드 디자이너들은 여러 디자인 요소의 아이디어를 유럽 스포츠 카들에게서 얻었고, 일부는 경쟁 업체의 스포티한 모델도 참고했다.

1965년형 모델부터 추가된 패스트백 모델은 출시 직후부터 가장 큰 인기를 누렸다 (출처: Ford Motor Company)
1965년형 모델부터 추가된 패스트백 모델은 출시 직후부터 가장 큰 인기를 누렸다 (출처: Ford Motor Company)

그릴은 헤드램프보다 앞으로 튀어나와, 보닛이 더 길어 보이는 효과를 냈다. 차체 옆면은 뒷바퀴 앞에 공기흡입구를 닮은 장식을 더했고, 그 앞으로 길게 움푹 파인 부분을 넣어 스포티한 분위기를 냈다. 앞뒤 펜더가 차체 윗부분과 만나는 모서리 부분은 살짝 돌출시켜 날카로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아울러 어깨선은 도어 뒤쪽에서 한 번 위로 꺾어 근육질 느낌을 더했다. 

조금은 파격적인 시도도 담았다. 1960년대 초반까지 유행하던 원형 테일램프 대신 사각형 테일램프를 단 것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고, 이후 여러 세대에 걸쳐 머스탱의 상징적 요소로 자리를 잡았다. 마찬가지로 머스탱의 상징 중 하나가 된 테일램프 사이 패널의 원형 머스탱 배지는 사실 주유구 커버였다. 1세대 머스탱의 디자인 요소는 이후 나온 모든 세대 모델에 다양한 형태로 재현되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5세대 모델만큼 충실하게 반영한 것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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