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 연간 10만 대에 멈췄는데, 광주모터스는 캐스퍼만 만들고 한국서만 팔아야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22.07.03 09:43
  • 기자명 김필수 대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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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글로벌 모터스(이하 GGM)는 20여 년 만에 국내에 지어진 자동차 생산 시설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공공적 주주로 구성됐고 경형 SUV 현대차 캐스퍼를 위탁 생산하는 것도 이전에 없던 방식이었고 광주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했다. 다행스럽게 경차 캐스퍼는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어 순조롭게 판매되고 있어 공장 설립의 의미를 더해줬다.

GGM 존재가 중요한 이유는 고연봉으로 고비용, 저생산 구조가 고착화한 자동차 생산 현장에서 새로운 대안을 찾아 냈다는 점에 있다. 기존 완성차 대비 낮은 연봉은 주택, 교육, 의료 혜택 제공으로 실질 수입을 높여 주는 방식으로 보완했다. 위탁생산의 의미를 살리고 경쟁력을 높이는 대안이 된 셈이다.

GGM은 광주시 등 지역사회 노력으로 결실을 봤다. 지역에서는 공장 필요성을 이해시키고 현대차 노조와 현지 노조 설득으로 일군 성과였다. 예타 사업 통과부터 하나하나가 모두 불가능한 조건을 극복한 지역 공무원들의 헌신적 노력도 칭찬할 일이다. 자문 활동을 하며 GGM에 관여하면서 충분히 느낀 대목들이다.

GGM은 중요한 장점을 갖고 있다. 국내 최초 경형 SUV를 생산하고 낮은 생산단가, 전기차 등 미래차에 대비한 모듈형 시설도 준비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를 통한 비용 최소화 전략도 우리 자동차 산업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제 GGM 미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가 왔다. 우선 GGM 생산차를 국내에서만 판매하게 한 제약을 생각해봐야 한다. 신차 시장은 연간 약 170만대로 이 가운데 경차는 10만대 수준에 불과하다. 더 이상 수요에 한계가 있는 만큼 GGM 성장도 여기에서 멈춰야 한다. 따라서 GGM 생산차를 동남아 등 다른 국가 수출이 가능하도록 해야만 미래 성장과 확장을 도모할 수 있다. 

또 내연기관차는 곧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다는 점, 캐스퍼 이외의 다른 차종, 캐스퍼 전기차와 같은 다른 차종 생산도 적극 도입하고 가능하게 해야 한다. 내연기관차 생산으로는 미래 GGM의 존재 필요성도 사라지기 때문에 경차 구조의 한계를 극복해 도심 전용 등으로 캐스퍼 전기차를 만들 필요가 있다.

노사안정화도 강조하고 싶다. 노조 측 파격적인 양보와 이해로 GGM이 출범했지만 요사이 드러나는 불만이 많아지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노사 간 악화로 문제가 발생하면 GGM 미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갈등으로 분열이 생기고 임금에 대한 합의가 깨지면 GGM이 갖고 있는 모든 경쟁력과 장점을 잃게 된다. 이밖에 현대차 그룹의 지속적인 지원과 중앙정부 관심, 그리고 앞에서 언급한 해외 수출 다변화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모두가 극복이 가능한 현안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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