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했던 불매운동 그대로 일본에서도 현대차 구매 눈치 "시간이 약"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22.06.26 06:42
  • 수정 2022.06.26 06:48
  • 기자명 김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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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지난 5월부터 아이오닉5와 수소 전기차 넥쏘의 일본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13년 전 쏘나타와 그랜저를 중심으로 원조 한류 배용준을 앞세워 진출한 일본에서의 참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또, 타이밍이 가장 좋은 때로 보이고 판매 모델 선정도 무난하다고 볼 수 있겠다.

현대차는 좁고 복잡한 일본 도로 사정을 고려해 쏘나타와 같은 중형 차급 이상을 피하고 기술적으로 앞서 있고 충전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전기차와 수소 전기차를 우선 투입했다.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장 시승 센터와 서비스 그리고 판매는 온라인으로 나눠 도입한 것도 좋은 전략이다.

고민도 없지는 않다. 한·일 간 관계가 좋지 않다는 점이 가장 우려스럽다. 혐한으로 인한 부정적인 시각,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일본 소비자의 인식이 이등국가가 만든 낮은 수준의 차라고 보는 것도 극복해야 한다. 지금이 이러한 시각을 개선할 기회로 봐야 한다. 현대차가 판매를 시작한 두 달 성적은 총 100여 대로 그리 좋지 않다. 이러한 결과에 실망하는 분위기도 보인다. 하지만 걱정할 일이 아니고 따라서 조급할 이유도 없다.

주력인 아이오닉5는 글로벌 시장에 없어서 못 파는 모델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내로라하는 상을 휩쓸 정도로 완성도가 높고 실제로 시장 인기가 최고다.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최고의 상품성을 갖춘 모델이다. 일본 진출 후 현지 전문가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토요타는 왜 이런 차를 만들지 못하냐는 자조도 나왔다. 따라서 의문은 왜 판매로 이어지지 않느냐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혐한이다. 우리의 사례를 보자, 약 3년 전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한창일 때 일본산 자동차는 국내에서 큰 시련을 겪었다. 일본 차를 대상으로 한 테러가 있었고 주차나 출입을 금지하는 일도 있었다. 심지어 어느 골프장은 일본 브랜드의 수입차 출입을 금지하기도 했다. 최고 완성도의 토요타 하이브리드 모델을 구매하고 싶어도 주변 눈치를 보는 상황이 벌어졌다.

지금은 연료 효율성과 가성비 좋은 일본 차에 다시 관심이 높아졌지만 닛산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일본은 우리보다 더하다. 수입차에 대한 배타적 심리가 더한 상황에서 정부 간 갈등과 혐한으로 일본의 소비자 역시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양국 간 갈등이 어느 정도 해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전기차의 우수성을 알리고 긍정적인 시각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머지않아 한일 정상이 만나면 양국의 관계는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류가 매우 거세게 일고 있어서 겉과 속이 다른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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