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 하반기 수입차 관전 포인트는 'BMW 약진과 내연기관 절반의 벽'

  • 입력 2022.06.08 10:02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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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시장 지배력이 위협을 받기 시작했고 순수 내연기관 비중이 절반 아래로 떨어질 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하반기 수입차 시장의 최대 하이라이트는 따라서 BMW가 벤츠의 아성을 허물지, 친환경차가 순수 내연기관차 절반의 벽을 넘어설지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5월 수입차 신규 등록 현황에 따르면 메르세데스 벤츠는 7388대로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BMW와 판매 격차는 예전과 비교해 크게 좁혀졌다. BMW 5월 판매량은 6402대. 벤츠와의 격차는 986대로 1000대 미만이 됐다. 여전히 격차가 큰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의 추이를 보면 BMW의 추격세가 매섭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1월에서 5월까지 누적 판매량 기준 벤츠와 BMW 격차는 지난해 5583대에서 올해 2249대로 절반 이상 줄었다. 같은 기간 벤츠는 5.6% 감소한 3만 3352대를 파는데 그쳤지만 BMW는 주요 수입차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4.5% 증가한 3만 1103대를 팔면서 격차가 빠르게 좁혀졌다.

지난해 4.59%P의 격차가 있었던 누적 시장 점유율도 올해 2.07%P로 좁혀졌다. BMW가 가시권에서 벤츠를 추격할 수 있게된 동력은 참신한 디자인 혁신이 수입차 주력 소비층으로 급부상한 30~40대를 자극한 효과다. 주력 세그먼트인 중형 세단은 50대 이상 벤츠 E 클래스, 50대 이하 BMW 5시리즈로 선호 연령대가 극명하게 갈려 있다.

역동적이고 참신한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강한 BMW 강점에 하나 더 보탤 것은 다양성을 갖춘 친환경 라인업이다. BMW는 i3를 시작으로 세단과 SUV까지 총 7종의 순수 전기차 라인을 가졌지만 벤츠는 3종을 팔고 있다. BMW 코리아는 하반기 5시리즈와 X5, 순수 전기차에 주력해 6년여 만에 벤츠를 허물겠다는 각오다.

수입차 시장이 친환경 위주로 재편하면서 순수 내연기관 시장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도 하반기 주목할 점이다. 올해 누적 판매량에서 디젤과 가솔린 순수 내연기관차 비중이 60.9%로 여전히 압도적이지만 지금 추세로 가면 절반의 벽이 위태로워질 전망이다.

1월~5월 누적 판매량 기준 디젤 점유율은 지난해 16.1%에서 올해 13.4%, 가솔린은 51.7%에서 47.5%로 감소했지만 하이브리드는 23.1%에서 28.6%, 순수 전기차는 1.6%에서 4.8%로 3배나 급증했다. 가솔린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거나 플러그인 하이브리가 아닌 순수 전기차가 수입차 시장의 구도를 재편하고 있다.

실제로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 라인이 없거나 부족한 수입차의 성적은 매우 저조하다. 디젤차 편성에 쏠려있는 폭스바겐 계열 브랜드의 올해 누적 판매량은 25%가량 급감했다. 가솔린에 편중한 미국 브랜드 역시 고전하고 있다. 특히 순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라인이 절대 부족한 미국 브랜드의 올해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43.4% 급감했다.

이와 다르게 순수 전기차 단 1종을 파는 폴스타는 150대를 기록하며 중위권으로 도약했고 하이브리드 라인이 탄탄한 토요타와 혼다도 판매 감소율을 최소화하며 선전하고 있다. 

반도체 이슈와 부품 부족에 따른 국내 공급 물량의 확보에 따라 실적이 들쑥날쑥한 것은 있지만 친환경 라인의 다양성에 따라 후반기 수입차 시장의 판세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하나 브랜드 이미지를 젊게 변화시킨 BMW가 내 놓는 신차마다 노쇠한 감성을 지적받는 벤츠를 넘어설지를 지켜보는 것도 하반기 수입차 시장의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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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B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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