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 테크] "자동차를 SF 영화처럼" 확장 현실, 설계ㆍ개발ㆍ판매ㆍ운행 전단계 활약

  • 입력 2022.05.26 09:23
  • 수정 2022.05.26 13:19
  • 기자명 김아롱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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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세계 자동차업계에 가상현실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과 같은 확장현실(Extended Reality) 기술은 각종 영화나 매체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알려진지 오래입니다.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기도 합니다. 

자동차에도 몇 해 전부터 증강현실 내비게이션과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같은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익숙해진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전시장에는 새로 나온 신차와 카탈로그가 배치되어 소비자들이 직접 방문해 오프라인 방식으로 차량을 체험하고 구매를 결정합니다. 

소비자들이 직접 구매하고자 하는 차량을 눈으로 확인하고 체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시장마다 모든 차량을 전시할 수 없기 때문에 소비자가 원하는 모델을 직접 확인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자동차 판매용 카탈로그는 외관 및 실내사진의 개수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실물로 보는 것과의 차이가 날 수밖에 없고, 차량 편의사양 및 기능들을 텍스트와 사진만으로 설명해 정보전달 면에서 한계가 있습니다.

자동차 제조사의 입장에서도 차량을 전시하고 관리하기 위한 전시장 공간과 전시차 뿐만 아니라 각종 가구 등도 배치해야 하는데 전시장 내부공간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전시할 수 있는 차량과 가구의 댓수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전시차의 경우 출시 후 상당기간이 지나면 수요가 적어지기 때문에 오랜 기간 전시하면 손해인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고자 VR과 AR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완성차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소비자들은 VR시스템을 이용해 차량색상, 외관, 실내, 편의장비 등을 확인하고 각종 옵션사양을 입맛에 맞춰 꾸며볼 수 있어 보다 쉽게 비교하고 차량 구매를 결정할 수 있지요. 최근에는 가상현실 속 차량에 탑승해 차량의 편의장비들을 사용해 보거나 시운전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해 차량구매를 결정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아우디는 독일을 비롯, 영국, 스페인 등에서 전시차 대신 VR 장치만 배치한 쇼룸을 1000 곳 이상 운영하고 있으며 전 세계로 가상 쇼룸을 확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테슬라 또한 VR 전시장을 도입해 다양한 차종, 트림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각종 모터쇼와 전시회, 신차발표회가 열리지 못하면서 새로운 홍보수단으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현실과 가상현실을 결합한 메타버스(Metaverse)가 새롭게 등장하기도 했지요. 이러한 확장현실 기술은 자동차의 각종 편의 및 옵션사양뿐 아니라 파워트레인의 친환경화 및 전동화, 전장부품의 증가 등으로 인해 자동차의 생산은 물론 정비 등 메인터넌스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자동차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잡고 있는 겁니다. 확장현실을 이용한 차량개발(버츄얼 개발)은 다양한 디지털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상의 자동차 모델 혹은 주행환경 등을 구축해 실제 부품을 시험, 조립해 가며 자동차를 개발하는 과정을 상당부분 대체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자동차 디자이너들은 원하는대로 빠르게 디자인을 바꿔 품평회까지 진행할 수 있으며, 실물 제작자동차에서 검증하기 힘든 오류 등을 빠르게 확인하고 개선해 자동차의 완성도를 높일 수 습니다. 자동차 디자인은 차량 제조과정 중 가장 시간과 비용을 많이 차지하는 부분 중 하나로,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사용되는 클레이 모형 목업(Mock-up)은 디자인이 최종 확정되기 전까지 디자이너의 손길을 통해 수정에 수정을 거듭합니다. 

이 과정에서 오류가 생기거나 수정본의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 기존 상태로 원상복구함은 물론 또 다른 예비 목업을 제작하는 등 비용적인 부담은 물론 시간적인 손실 또한 큽니다. VR 및 AR은 디자이너들이 가상의 목업을 실시간으로 스타일링하고 다듬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컨트롤러를 사용해 다양한 각도에서 가상의 차량을 확인하고 수정할 수 있습니다.

수정을 거칠 때 마다 새로운 목업을 새로 제작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디자이너들의 수고를 덜어주는 것은 물론 빠른 시간 내에 완성된 결과물을 바탕으로 최종 완성본을 실물로 제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협력 디자이너들과 가상 목업을 바탕으로 실시간으로 협업할 수 있어 디자인작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해 줍니다.

또한 가상 개발프로세스는 품질이 높은 자동차를 빠르고 낮은 비용으로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진 아키텍처 기반의 연구개발 조직과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있습니다. 확장현실 기술은 시작용 차량의 시험에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충돌시험을 포함한 각종 주행성능 시험은 실제로 제작된 차량을 바탕으로 진행하는데, 보다 현실적으로 테스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외부환경이나 상황에 따라 시험이 제한적으로 진행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면 확장현실 기술을 사용하면 실제 주행하는 차량을 이용해 현실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다른 차량이나 사람, 야생동물 등 실제로 테스트하기에 위험하거나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물체만 가상현실화시켜 다양한 교통상황을 연출하는 점이 특징으로 운전자의 다양한 주행상황 및 안전에 관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 생산라인의 경우 직원들의 안전과 생산작업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확장현실 기술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볼보의 경우 2015년 자동차 조립가이드를 제공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HoloLens) 증강현실 안경을 생산라인에 도입한 바 있습니다. 홀로렌즈 안경을 착용한 생산라인 직원들은 안경에 내장된 화면을 통해 각종 지시사항과 기술적인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수월하고 정교한 작업이 가능해졌습니다.

증강 및 가상현실은 비단 자동차 제조사뿐만 아니라 정비사들에게도 많은 이점을 제공합니다. 확장현실 기술을 이용할 경우 부품 교체방법 및 구조를 손쉽게 파악해 빠르고 정확한 수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정비사들은 AR을 통해 교체하고자 하는 부품의 명칭과 작동원리 뿐만 아니라 탈거 및 조립방법과 작업순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차량의 전체 설계도 및 정비매뉴얼과 탈부착에 사용할 공구를 추천받는 등 작업속도와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토요타가 도입한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2(HoloLens 2)는 차량 위에 부품의 위치와 명칭, 설계도 등을 실시간으로 표시해 더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해 작업의 효율성을 향상시켰을 뿐 아니라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오너에게도 워셔액 교체, 와이퍼 교체 등 자가정비와 관련된 팁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자동차 메이커들은 최근 이러한 VR 및 AR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산업동향보고서를 통해 확장현실은 인포테인먼트 강화 및  탑승자 경험 개선 등 제품 차별화뿐만 아니라 자동차 구매 의사결정 단계 등 서비스 차별화에도 활용될 전망이라며, 자동차산업의 차별화 및 효율화 요소로서 확장현실의 활용증가에 대비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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