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자율주행차 시대가 와도 사라지지 않을 '가장 오래된 미래의 기술'

  • 입력 2022.04.18 10:52
  • 수정 2022.04.18 10:55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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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유난스럽게 '최초'와 '기록'에 집착한다. 세계 최초의 사양, 얼마나 빠른 속력을 냈는지가 브랜드 기술력을 과시하는 잣대가 된다. 전기차와 자율주행 그리고 커넥티비티 사양이 일반화하면서 최초와 기록의 경쟁은 더 심화하고 있다. 이런 경쟁은 자동차가 보다 안전하고 유용하게 그리고 실용적인 수단으로 발전하는 토대가 된다. 하지만 어떤 분야보다 빠르게 첨단화하고 있는 자동차도 반세기, 혹은 100년 전 등장한 기술에 의존해야만 하는 것들이 있다.

제아무리 첨단화한 자동차도 버릴 수 없는 발명품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와이퍼(wiper)다. 자동차 앞 유리, 혹은 뒤 유리의 빗물이나 오물을 닦아내는 와이퍼는 놀랍게도 한 여성의 관찰력과 노력으로 탄생했다. 와이퍼는 1905년 미국 매리 앤더슨(Mary Anderson)이 비가 오면 수시로 차에서 내려 앞 유리를 닦는 운전자를 보고 "매번 저런 불편을 감수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만들어졌다.

그녀가 와이퍼(수동식)라는 첨단 기능(?)을 처음 발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초의 개념은 1896년 미국인 조지 J. 케이프웰(George J. Capewell )이 처음 고안한 (전동식 와이퍼)다. 이후 전기 모터로 작동하는 와이퍼를 1926년 보쉬가 처음 상용화했고 워셔액이 등장한 것은 한 참 후인 1950년대였다. 완전 자율주행차가 등장하면 필요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탑승자 시야 확보와 개방감을 위해 측면 와이퍼는 살아남지 않을까?

완전 자율주행차가 일반화한다고 해도 긴급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자동차 운전대(Steering wheel)는 사라지지 않을 기능이다. 지금과 같은 원형 형태의 운전대가 언제 시작했는지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다. 선박에서 먼저 사용되기 시작했다는 주장은 사실로 보이고 자동차 1894년 레이서인 알렉산더 윈스턴(Alexander Winton)이 처음 적용하기 시작했다는 주장이다. 

당시 알렉산더 윈스턴이 원형 운전대를 장착한 레이싱카로 경주에 참여해 우승을 차지하기 시작하면서 모든 자동차가 표준으로 장착하기 시작했다는 설에 가장 무게가 실린다. 1886년 세계 최초의 자동차 칼 벤츠(Karl Benz) 페이턴트 모터바겐(Patent Motorwagen)의 방향 전환은 레버로 했다. 자율주행차에 필요없는 기능으로생각할 수 있겠지만 영화 토탈리콜에 등장하는 로봇 택시와 호버카에도 운전대가 있는 것을 보면 먼 미래에도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 

자율주행차도 피해 갈 수 없는 필수 기능을 또 꼽는다면 방향 지시등이다. 도로의 모든 자동차가 자율주행차로 전환되기 전 방향 지시등을 포함한 램프류는 교통안전을 위한 필수 장치로 살아남아야 한다. 방향 지시등을 누가 언제 발명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자료가 남아있지 않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무성 영화 배우로 활약한 여성 플로렌스 로런스(Florence Lawrence)가 세계 최초로 방향 지시등과 제동등을 발명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자동차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카바이드와 오일로 작동했던 램프류는 이후 전기식으로 바뀌고 스스로 밤낮을 인식하고 상향등과 하향등을 조절하는 수준으로 발전했고 도로 안전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필수 기능 가운데 하나가 됐다.

자율주행을 넘어, 날아다니는 자동차(Air Car)가 나와도 절대 죽지 않을 부품은 타이어(Tire)다. 음속으로 날아다니는 전투기도 이륙과 착륙 그리고 땅에서의 이동을 위해서는 타이어가 절대 필요하다. 놀랍게도 타이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했을 때는 자동차가 등장한 한참 이후부터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192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타이어라는 용어는 잘못된 표현이라고 지적을 받았다. 

어원을 보면 '옷을 차려입다'인 타이어는 이전까지 바퀴에 고무를 씌운 러버 휠(Rubber wheel)로 불렸다. 20세기 들어 타이어가 표준 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했지만 처음 등장한 건 1847년, 그리고 고무 재질의 타이어는 1844년 미국 발명가 '찰스 굿이어(Charles Goodyear)', 이 고무에 공기를 주입하는 현대적 방식의 타이어는 존 보이드 던롭(John Boyd Dunlop)이 발명했다. 자동차에서 가장 피곤(tired)한 부분을 감당하고 있어 타이어로 부르기 시작했다는 얘기도 있다.

이 밖에 자동차가 제아무리 첨단화한다고 해도 없어서는 안 될 기능은 수두룩하다. 자율주행차도 안전하게 멈추기 위해서는 1920년대 처음 발명된 ABS(Antilock Brake System)가 필수적이고 스스로 달리기 위해서는 어려서 사고로 앞이 보이지 않는 발명가 랠프 티터(Ralph Teetor)가 1945년 특허를 취득한 크루즈 컨트롤이 있어야 한다. 또 하나, 1922년 처음 탑재됐을 때, 안전 운전을 방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을 정도로 충격적이었던 고급 사양 라디오는 지금 아니 먼 미래에도 보다 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로 발전해 인간을 즐겁게 해 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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