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고객은 국가를 초월, 품질로 고객에게 충성하겠다"

  • 입력 2022.04.14 15:3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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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회장이 현지 시각으로 13일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에서 현지 주재 특파원과 간담회를 가졌다.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은 문화 예술 중심지인 미트매킹 디스트릭트에 있는 제네시스 브랜드 복합 문화 공간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의선 회장과 장재훈 현대차 사장, 호세 무뇨스(Jose Munoz) 현대차 미주대권역 사장이 함께 참석해 그룹의 경영 방침과 미래 전략, 달라진 현대차그룹의 위상 등에 관해 묻는 질문에 답했다. 이날 답변의 주요 요지를 정리했다.

-모빌리티의 정의, 그리고 앞으로 그 그림에 맞춰서 어떻게 DNA를 바꿀 것인지.

정의선 회장=모빌리티의 정의는 사람들의 이동을 편안하게 한다는 점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코로나 상황을 지나면서 온라인 및 오프라인 대면의 여러 가지 상황들을 경험할 수 있었고, 향후 미래의 획기적인 공간이동 개념이 나오기 전까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 우리 목표가 됐다. 그 안에서 자동차, AAM, 로보틱스 등의 영역이 나올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노력하고 있다.

-앨라배마 공장 준공 이후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감회와 앞으로 어떤 포지셔닝을 가져갈 것인지와 포부는.

정의선 회장=창업주께서 '현대'를 처음 시작하실 때, 정비소, 중동 건설, 한강대교 등으로 일궈냈고 당시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현재의 변화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비즈니스라는 게 성공을 담보할 수 없지만, 앞으로도 의지를 갖추고 최선을 다해 노력할 예정이다. 이번에 많은 상을 받기는 했지만, 우리는 상을 받는 게 목표가 아니다. 인간을 위해서 도전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지속해서 글로벌에서 생산 혹은 판매거점들을 더 효율적으로 운영해서 자동차와 신사업 분야에서 성과가 날 수 있도록 거점 운영 및 필요한 인력수급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자동차 판매가 어떤 곳에서는 이익이 나기도 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 어느 곳에서든 최선을 다하고 전체를 보면서 노력할 예정이다.

-제네시스 뉴욕 하우스 설계에 많이 참여한 것으로 안다. 그동안 평가를 한다면.

정의선 회장=제네시스 하우스에 많이 관여한 것은 사실이다. 현재까지 반응도 괜찮고. 음식도 '온지음'과 협업해서 한국 음식이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서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사람들이 식당에 관심이 많아야 자연스럽게 (우리) 차를 더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제네시스 인지도가 낮지만, 인지도가 올라가면 차를 보러 왔다가 음식까지 즐길 기회가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더불어, 뉴욕은 전 세계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상징적인 공간으로서 의미가 있다. 아직은 시작이니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장재훈 사장=이 장소는 뉴욕, 뉴욕 그 이상의 장소다. 기존의 '차' 이외에 그 이상의 문화를 어떻게 섞느냐가 관건이었다. 제네시스 고객 경험 공간의 계층구조에 따라 제네시스 하우스와 스튜디오 등과 같이 지역적 특성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다. 전체 글로벌을 어떻게 묶느냐가 중요한 개념이다. 우리가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콘텐츠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 콘텐츠를 어떻게 우리만의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느냐를 다양한 고민을 하는 중이다.

-향후 국제 정세의 변화에 따른 현대차그룹의 전략적 대응은.

정의선 회장=국제 정세가 불안정하고 변화가 많기 때문에 예측하기 어렵다. 따라서 항상 시나리오를 가지고 민첩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차질이 발생할 수 있지만 신규 지역과 같은 기회 요인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회사 내에서도 예측 기능을 강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장재훈 사장=불확실성이 높은 국제 상황에 따라 현대차 조직은 센싱 기능을 강화하고,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느냐? 그리고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느냐에 주안점으로 두고 대응하고 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우리 회사는 '현대 스피드'라고 불릴 만큼 '스피드'에는 자신이 있다. 이런 대응력을 내재화시켜 향후 변화에 대응하려고 한다.

-전기차 전략이나 반도체 수급 대응과 같은 중기적인 관점에서 현대차그룹의 대응 전략은.

장재훈 사장=현대차 입장에서 먼저 말하겠다. 이번에 WCOTY 수상차들이 대부분 전기차듯이 현재 대세는 전기차임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면 전기차 관련 기술적으로 누가 가장 앞서 있는지 부터 더불어 차량의 기본 속성 퍼포먼스, 신뢰성 등이 중요한 속성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음으로 차량 반도체 부분과 관련해서는 수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소프트웨어 설계부터 운영까지 다양한 부분에서 기민하게 움직이고 대응하는 것이 중기적인 전략 방향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대응 전략들 역시 다각도로 검토 중이며 내부적으로 전략이 완성되는 대로
공개하겠다.

호세 무뇨스 사장=미국 시장의 관점으로 보면 유럽이나 아시아에 비해서 뒤처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향후 미국이 충분히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 최근 에너지 관련 회의를 통해 전기차 인센티브에 대한 관심 그리고 더 중요한 전기차 인프라에 대한 충분한 본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무엇보다, 리사이클링 문제와 같이 수급의 문제가 아닌 얼마나 더 친환경적이냐는 이슈들이 대두되면서 미국 정부의 의지와 함께 더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2030년 차량 판매의 절반을 전기차로 하는 미국 정부 목표가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로보틱스 비전 관련해서 추가로 인수 논의하고 있는 곳이 있는지, 자동차와의 시너지는 언제쯤 가시화할 수 있는지.

정의선 회장=요소기술이나 부품과 같이 로봇 기술의 브레인이 되는 기술들을 가지고 있는 곳들을 협업 등과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검토 중인 상황이다. 자동차와 연관된 시너지에 대해서는 로지스틱스 쪽에서 먼저 접목해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차기 정부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정의선 회장=얼마 전 안철수 위원장이 방문했다. 많이 둘러보고 규제를 뭘 완화하고 없애고 하는 등의 새 정부 의지를 밝혔다. 자율주행과 같은 디테일한 내용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보였고 대화를 나눴다. 우리 직원들 역시 고무된 계기가 됐다. 언제나 우리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일관된 방향성을 갖고 정부에 맞추는 것이 아닌, 우리 스스로가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안 풀리는 부분이 있으면 차선책을 찾는 식의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다.

-미래에 이익 창출하고 선도할 수 있는 산업 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있을 텐데

정의선 회장=국가적인 먹거리는 전 세계에서 저희가 잘 하다 보면 국가에도 도움이 되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 갖고 있다. 우리의 목적은 더 큰 고객에 있기 때문에 그것은 국가를 초월하는 개념이다. 그 부분에 노력을 하다 보면 더 많은 일자리도 국내와 해외에서 만들고 사업이 실속이 있고 이익이 나서 재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어떤 아이템은 국가적으로 도움이 되고 어떤 사업 아이템은 국가에 도움이 안되고 이렇게 판단할 수는 없을 것 같고 더 많은 사업들이 많이 벌어져서 잘 되는 데도 있고, 안 되는 데도 있고 빨리 접을 때는 빨리 접고 그런 스피드가 필요하다라고 생각한다. 하나를 딱 정해서 일정히 밀고 나가서 국가나 기업 전체가 올인하고 그러면 더 위험할 수도 있다고 본다. 따라서 더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우리도 그 중 하나라고 본다. 

-MZ 세대와의 소통은?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거나 혹은 즐겨보고 있는지

정의선 회장=막내딸이 MZ세대다. 친구들이 오면 같이 이야기한다. 회사 MZ 세대와도 소통한다. 대외 고객 관점에서도 소통을 할 수 있지만, 회사 내부에서 소통을 잘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먹방 등 유튜브를 자주 보는 편이고, 기술, 관광, 자연 관련 콘텐츠도 본다.

-아이오닉 5가 월드카 오브 더 이어 수상을 했다. 전기차 목표는

정의선 회장=탄소중립 목표 시점인 2045년에 맞춰 전동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고객이 편한 쪽으로 가는 것인 만큼, 경쟁력 있는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 계속 푸쉬하고 있다. 충전 인프라도 더 많이 속도감 있게 깔릴 것이다.

-자율주행 기술의 현대차 기술 수준은? 로보틱스의 지향점은 어디로 보고 있는지?

정의선 회장=자율주행은 2026년까지는 레벨3는 완벽하게 하고 레벨4도 사내 연구소 안에서는 테스트하고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완성도다. 미국에서 기준을 두었을 때 레벨4는 2026년까지는 일단 차를 만들어 생산 판매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또 UAM이 나오게 되면 하늘에 있는 길은 돌발 변수가 적고 오토파일럿은 너무 일반적인 것이니까 하늘길이 차보다 더 안정적이고 빨리 되지 않을까(본다). 우리 기술로 봤을 때는 2026이 되겠지만 전반적으로는 시간이 좀 걸리지 않을까 본다. 로보틱스는 산업용과 개인용 모두 보고 있다. 다 중요하지만 비율이 어떤 게 더 많을 것인가는 더 지켜봐야겠다.

-현시점에서 현대차의 가장 큰 라이벌은 어디라고 생각하나.

정의선 회장=우리라고 생각한다. 사실 다 라이벌이다. 자동차 회사가 꼭 라이벌을 생각해야 할까 그것도 모르겠다. IT 회사 등 뭐 융합이나 보완하고 있으니까 어떻게 보면 경쟁 상대, 이겨야 할 것은 우리가 우리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그런 이유다. 어디와도 연합할 수 있고. 따라서 당장 우리의 라이벌은 어디다 그렇게 이야기하기는 쉽지 않다.

-차세대 모빌리티를 주도하는 회사로 만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는데 스스로 몇 점 정도를 줄 수 있나.

정의선 회장=내부적으로 변해야 할 부분이 많다. 지금도 변화의 과정이고, 소프트웨어 부분이 혁신적으로 많이 바뀌어야 하는데 지금 시작하는 단계다. 하드웨어적인 부분은 바뀌어 가고 있지만, 더 많이 바뀌어 가야 할 부분이 소프트웨어와 문화다. 점수로 하자면 당연히 100점은 안 되고, 30이나 40점 아닐까. 나부터 많이 변화해 나가야 한다. 다만 어떻게 변해야 할지는 내부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다. 더 순발력이 필요한 부분이 있고 이익에 대한 부분은 물론 이익 창출은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자동차에서 이익이 나서 투자를 또 해야 하기 때문인데 그렇지만 그쪽에서 이제 나중에 이익이 나기 시작하면 스테이블 한 이익이 나지 않을까 보고 그때까지 투자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외적인 상황으로 신차 가격이 오르는 문제가 있는데, 어떻게 될 것인지

정의선 회장=차 가격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원자재 가격이 다 올라갔으니까 차뿐만 아니라 다른 가격도 다 올라가는 것이다. 내부에서 그런 이야기들 논의 중이다. 차 가격이 올라간 만큼 고객들에게 더 좋은 게 뭘까. 어떤 부분에 투자한다든지, 서비스적으로 더 노력하든지 고객이 차 가격이 올라간 만큼 상대적으로 차 회사에서 더 받았다고 생각하게 해야 하는데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방법을 찾고 있다.

-수소차 장기 비전이라든가 계획이 있으신지?

정의선 회장=수소전기차는 저희가 원하는 목표가 있지만 그것을 달성하는데 조금 딜레이가 될 수도 있겠다. 시행착오라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조금 딜레이가 될 수 있겠는데 최대한 당겨서 하려고 하고 있다. 수소전기차를 안 하지는 않을 것이고 조금 에러가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수정하는 것이 시급하고 중요한 부분이다. 기계, 화학, 소재, 이런 부분에 신경을 쓰고 투자를 많이 해서 육성해야 한다는 반성도 하고 있다. 일본이 워낙 그런 쪽이 강해서 지금부터라도 좀 더 투자를 많이 해서 수치를 끌어올리는 게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혼다를 제친 것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정의선 회장=혼다든 어디든 간에, 상을 많이 타면은 좋은 것이니 내부적으로 성취감은 있을 수 있겠으나, 차를 단순히 많이 판다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품질 문제도 중요하고, 타는 사람들이 만족해야 하는 것이고, 실속이 있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물론 판매는 정말 차를 잘 만들면 드러나게 되어 있는 부분이다. 내부 체질을 바꾸는 데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 사람도 내부가 건강하고 체력이 좋고 체질이 좋아야 한다. 체력만 크다고 좋은 건 아니고 그런 부분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춰야 할 거 같다.

-제네시스 판매 증진을 위해 어떤 부분을 검토하고 있는지.

정의선 회장=수출을 잘하고 이런 부분은 부수적인 거고, 차량 자체의 상품 경쟁력이 높아져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일단 품질이다. 품질이 제일 좋아야 하고 아무리 전자 장치가 많아지고 자율주행이나 편의성이 높아지더라도 문제가 생기면 안 된다. 그런 기본기를 다지는 것이 성공하는 길이라 생각하고 늘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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