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피해액 9조 원, 차량 절도범 극성에 '부비트랩'까지 등장한 천조국

  • 입력 2022.04.07 13:02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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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변에 주차한 쉐보레 실버라도 옆에 흰색 승용차가 멈추어 선다. 복면을 쓴 차량 절도범이 손에 든 무언가로 실버라도 운전석 창문을 깨고 상반신을 차 안으로 디민다. 잠시 후 강한 섬광이 비춘다. 혼비백산한 절도범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아난다".

미국에서는 연간 80~90만대의 차량 도난 사건이 발생한다. 차량 도난으로 인한 피해액 규모는 2020년 기준 약 9조 원(미국 보험정보연구소. iii)에 달한다. iii에 따르면 차량 도난 사고는 1991년 170만 건을 정점으로 찍고 이후 도난 방지 시스템 이모빌라이저가 일반화하면서 감소했다.

지난해 미국 위스콘신 밀워키에서 현대차와 기아 특정 모델 도난 사건이 급증한 것도 이모빌라이저가 달려있지 않은 탓이 컸다. 자동차를 통째로 훔치는 일이 어려워지자 실내에 보관하고 있는 귀중품이나 현금 또는 촉매장치나 타이어 같은 부속물만 떼어내는 도난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iii와 FBI는 신고하지 않은 차량 도난, 귀중품 절도 사건은 집계된 수치 그 이상으로 추정하는 일조차 쉽지 않다고 말한다. 차량 도난 또는 보관하고 있는 귀중품 절도 사건이 끓이지 않자 급기야 절도를 막기 위해 '부비트랩'을 설치하는 일이 최근 미국에서 발생했다. 

미국 뉴올리언스 지역 방송 채널 WDSU가 공개한 영상에는 실버라도 창문을 깨고 콘솔박스를 뒤지던 절도범이 갑작스러운 섬광에 혼비백산해 달아나는 모습이 담겨있다. WDSU는 지난 8주 동안 운전석 창문이 6번 파손되는 일을 겪은 운전자가 콘솔 박스에 섬광탄(Flash-bang)을 설치했다고 전했다. 

절도를 막고 절도범을 혼비백산하게 했지만 뉴올리언스 경찰은 엄중한 경고를 했다. 섬광탄을 폭탄으로 간주할 수 있고 어디든 폭탄을 설치한 것으로 해석하면 불법행위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섬광탄이 좁은 자동차 실내에서 폭발하면 그 후유증도 매우 크다. 섬광탄 내부 물질이 실내에 퍼지고 폭발을 하면서 내구 손상도 발생할 수 있어서다.

차량 도난이나 실내 귀중품의 절도는 막을 수 있겠지만 자칫 더 큰 부담을 초래할 수 있어 미리 예방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평소 주차를 눈에 잘 띄거나 밝은 곳에 하고 차 안에 귀중품을 보관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 또 앞에서 언급한 이모빌라이저 시스템이 일반화하면서 영화에서처럼 인증키가 아니면 시동을 거는 일이 쉽지 않아 도난 걱정을 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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