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쉐보레 5세대 타호 '분명 오늘부터 바뀌게 될 아빠들의 드림카'

  • 입력 2022.04.01 12:31
  • 수정 2022.04.04 11:40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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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풀사이즈 SUV라고 해도 누가 쉐보레를 9000만 원을 넘게 주고 사' 지난 1월 국내 사전계약에 돌입한 쉐보레 '타호(TAHOE)' 가격표를 처음 접하고 내린 결론이었다. 그리고 이 같은 섣부른 판단은 반나절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겸한 짧은 시승을 경험한 것만으로도 '합리적 가격 책정' 오히려 스펙을 고려하면 '싼 가격'이라는 생각으로 바뀌기에 충분했다. 

쉐보레 타호는 앞서 국내 출시된 카마로, 트래버스, 콜로라도 등과 동일하게 미국에서 생산되어 국내로 수입되는 사실상 '물 건너 온' 수입차다. 한국지엠에서 판매하고 있지만, 미국 텍사스 주 GM 알링턴 공장에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GMC 유콘 등과 함께 생산된다. 특히 엔진과 변속기를 비롯한 일부 파워트레인의 경우 에스컬레이드와 거의 동일하다. 

지난해 6월 국내 판매를 시작한 신형 에스컬레이드 가격이 1억 5000만 원을 훌쩍 넘기고 있음을 감안하면 타호의 국내 판매가는 더욱 합리적으로 다가온다. 물론 38인치 커브드 OLED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실내외 호화로운 장비와 에스컬레이드 고유의 네임 밸류를 직접 비교는 어렵다. 에스컬레이드가 명품 슈트에 어울린다면 타호는 아웃도어 라이프 스타일에 더 맞는 느낌이다. 이들은 서로 타깃이 다르고 콘셉트가 명료하다.    

지난달 31일, 서울 양재동과 경기도 용인 일대의 약 90km 구간에서 쉐보레 타호를 경험해 봤다. 중간 양지 파인리조트에선 스키 슬로프를 구성된 오프로드 코스에서 사륜구동 성능도 테스트하고 대형 캠핑 트레일러를 결박한 타호를 직접 운전하며 아웃도어에 특화된 차량 콘셉트를 만날 수 있었다. 

먼저 한눈에도 어마어마한 덩치를 자랑하는 타호는 쉐보레의 간판급 풀사이즈 SUV로 1세대 모델의 경우 1992년 첫 공개 됐다. 타호는 현재까지 미국 시장에서 누적판매량 기준 가장 많이 팔리는 풀사이즈 SUV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만큼 현지에서도 형제차인 서버번, 에스컬레이드와 함께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국내 출시된 모델의 경우 2019년 12월 첫 공개된 5세대 완전변경모델로 최상위 하이컨트리 트림이 도입됐다. 주요 특징은 압도적 크기에서 나오는 여유로운 실내 공간과 이전 세대에 비해 세련되게 가다듬어진 실내외 디자인 그리고 6.2ℓ V8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 조합의 강력한 파워트레인을 꼽을 수 있겠다. 

차체 크기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5352mm, 2057mm, 1925mm에 휠베이스 3071mm로 현대차 '스타리아'와 비교해도 전장이 97mm 더 길고, 전폭은 62mm 더 여유롭다. 휠베이스는 스타리아에 비해 204mm 짧으니 SUV 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덩치임에는 분명하다. 이는 형제차 캐딜락 신형 에스컬레이드와 비교하면 전장에서 413mm, 휠베이스에서 336mm 짧은 모습이다. 

외관 디자인은 전세대 타호의 대담하고 위엄 있는 디자인 요소를 유지한 채 보다 깔끔한 디테일이 추가됐다. 전면에는 새롭게 디자인된 'ㄷ'자 형태의 주간주행등과 LED 헤드램프가 자리하고 공기 저항을 최소화해 연비 향상에 도움을 주는 액티브 에어로 셔터가 장착된 가로배치 라디에이터 그릴이 탑재됐다.  

미국에서 타호는 LS부터 하이컨트리까지 총 6가지 트림으로 구성되는데 국내에는 최고급형인 하이컨트리 단일 모델로 출시됐다. 각 트림에 따라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이 조금씩 다른데 하이컨트리 트림이 가장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그릴 디자인을 나타낸다. 

휠은 22인치가 적용되고 측면은 전통적인 3박스 구조에서 두꺼운 C필러 디자인을 통해 터프하고 육중한 모습을 나타낸다. 또 곳곳에 크롬 엑센트를 추가한 부분도 눈에 띈다. 후면부는 듀얼 더블 머플러팁의 탑재로 강력한 동력성능을 암시하고 세로형 테일램프 안쪽으로 '트레일블레이저'와 유사한 느낌의 LED가 적용됐다. 또 가로로 길에 늘린 크롬 엑센트와 루프에서 일자로 떨어지는 테일게이트 디자인은 깔끔한 인상을 전달한다. 

실내는 광활한 공간이 가장 먼저 다가온다. 2열 레그룸의 경우 1067mm에 이르며 3열 레그룸 역시 성인 남성도 편안하게 탑승할 수 있는 886mm에 달한다. 풀사이즈 SUV답게 적재용량도 매우 넉넉한 편으로 3열을 모두 편상태의 기본 적재용량은 722ℓ, 2열까지 접을 경우 최대 용량은 3480ℓ를 자랑한다. 

운전석에는 12인치 LCD 클러스터가 배치되고 15인치 대형 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장착되어 운전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며, 운전자가 오직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1열 헤드레스트 뒤에는 HDMI 포트 2개, 블루투스 무선 헤드셋 2개를 지원하는 12.6인치 듀얼 컬러 터치 디스플레이가 기본 장착돼, 장거리 이동 시 동승자들이 개별로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센터 디스플레이는 10.2인치가 적용되고 쉐보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케이블 연결없이 무선으로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운전석 시트와 미러, 스티어링 컬럼에는 통합메모리 기능이 적용되고 1열에는 열선과 통풍시트가, 2열에는 열선시트가 기본 사양으로 제공된다. 

타호에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와 동일한 6.2ℓ V8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이를 통해 최고 출력 426마력, 최대 토크 63.6kg.m의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이전 세대의 칼럼식 레버에서 버튼식으로 변경된 기어 노브가 센터페시아 중앙에 새롭게 배치된 부분도 눈에 띈다.  

타호 파워트레인에서 주목할 부분 중 하나는 업계 최초로 17개 모드로 엔진 실린더를 비활성화하는 다이내믹 퓨얼 매니지먼트 시스템 'DFM'이 적용된 것. 이를 통해 이전 4개 실린더만 비활성화 했던 것에서 더 정확하고 부드럽게 폭 넓은 영역으로 시스템이 개선됐다. 이 결과 거대한 차체 대비 연비는 리터당 6.4km 수준으로 준수한 효율성을 나타낸다. 이는 이번 시승을 통해 온로드와 오프로드에 걸쳐 총 90km 주행 후 계기판 연비가 9.5km/ℓ를 기록하며 실주행에서도 우수한 효율성을 보였다.  

또한 타호에는 기본으로 탑재된 어댑티브 에어 라이드 서스펜션을 통해 자동 레벨링과 지상고 조절 기능을 제공하다. 해당 시스템은 고속 주행 시 자동으로 지상고를 20mm 낮춰 공기역학과 연비를 개선하고 오프로드 주행 시 모드에 따라 25mm에서 최대 50mm까지 차고를 높여 안정적인 오프로드 주행을 지원하게 된다. 또한 대형 SUV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진동과 롤링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1000분의 1초 단위로 노면을 스캔하는 마그네틱 라이드 콘트롤을 장착하면서 노면의 컨디션과 상관없는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하는 부분도 장점이다. 

타호의 실제 주행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저속과 중고속 모두에서 일관된 안정적 승차감과 언제라도 가속페달에 힘을 가하면 폭발적 엔진음과 함께 발휘되는 달리기 성능이다. 또 차체 크기와 무게를 고려해도 온로드와 오프로드 모두에서 꽤 인상적인 스티어링 반응이 나타난다. 다만 N.V.H. 성능에선 기대 이상의 희망을 갖기는 프리미엄이 아닌 보급형 풀사이즈 SUV라는 부분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이 밖에 타호에는 앞좌석 센터 에어백을 포함해 총 7개의 에어백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후측방 경고시스템, 차선 변경 경고 시스템 및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등 풍부한 안전 및 주행 사양을 탑재한 부분도 매력이다. 쉐보레 신형 타호의 국내 판매 가격은 하이컨트리 9253만 원, 다크 나이트 스페셜 에디션 9363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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