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입력 2012.09.09 09:19
  • 기자명 오토헤럴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나라의 교통사고는 아직 OECD 국가에 중 매우 높은 편이다. 특히 사망자수는 매우 높고 어린이 10만명 당 사망자수는 더욱 큰 편이다. OECD 국가 중 여러 분야에서 점차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나 유독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교통사고 관련 지수이다.

그 동안 경찰청 등 담당부서에서는 도로 주변 인프라 구축 등 각종 개선책을 마련하기도 하였고 교통법규 위반에 대한 규제도 하면서 다양한 대안을 내놓기도 하였다. 그러나 투자나 노력 대비 교통사고는 그렇게 크게 개선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가장 큰 요인은 역시 운전습관이다.

급출발, 급가속, 급정지 등 이른바 3급을 밥 먹듯이 하고 있고 앞뒤 차의 간격은 물론이고 양보 등 한 템포 느린 운전습관은 남의 얘기인 듯하다. 수년 동안 진행되고 있는 여유 있는 운전 등을 통한 연료절약 운동인 에코드라이브 운동도 그렇게 크게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분명히 에코드라이브 운동은 한 템포 느린 운전을 통하여 에너지 절약, 이산화탄소 저감이 주목적이고 부수적으로 교통사고도 줄일 수 있는 방법임에 틀림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운동은 정부가 아직 체계적으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고 시너지 효과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아직은 전체적으로 낭비되는 습관이나 문화가 크게 남아있다고 할 수 있다. 급한 운전으로 에너지 낭비도 심각하여 일반적으로 유럽 평균에 비하여 약 150%는 된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전체 에너지의 97%를 수입하면서도 낭비는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의 발단은 역시 급하고 거친 운전이고 교통사고 증대 및 에너지 낭비도 초래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대적 비율이 큰 교통사고 유발이나 사망자수가 큰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운전자 습관이 가장 큰 적이기도 하나 인프라 구축 측면에서 비효율적인 부분도 많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원인 중 가장 심각한 것 중의 하나를 꼽는다면 ‘차선에 따른 통행차의 구분 없는 운행’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아직 도로교통법 16조와 39조에는 이 조항이 그대로 살아있으나 유명무실하다고 할 수 있다.

아마도 오래 전에 고속도로 등을 달릴 때 1차선은 승용차나 승합차가 다니고 2차선, 3차선이 될수록 중대형 상용차가 다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편도 차선수에 따라 다닐 수 있는 차종이 정해져 있어 이를 어기면 보이지 않던 교통경찰이 갑자기 나타나 단속했던 기억이 새롭다고 할 수 있다. 특히 2차선 등이 비어있는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1차선 추월선을 계속 달리면 단속 당하던 기억도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차선에 따라 운행할 수 있는 차종이 정해져 있어 이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현 도로교통법에는 빠른 차는 1차선 쪽으로 느린 차는 오른 쪽 차선을 유지하라는 규정이 있고 구체적인 규정 별표에는 차선수에 따른 운행 차종이 정해질 정도로 구체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이것을 지키는 운전자는 전혀 없고 단속도 전혀 없다고 할 수 있다.

법규는 있으나 사장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해외 선진국 등은 차선에 따라 차종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아 무슨 일이 있어도 차선을 어기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심지어 편도 1차선이 비어있는데도 불구하고 문제가 발생한 2차선에 많은 중대형 상용차가 멀리까지 서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철저하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의 도로실태는 엉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큰 대형차가 1차선을 고수하고 달리는 모습은 항상 볼 수 있고 여러 차선을 질주하면서 주변에 공포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누구 하나 차선을 지키는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느린 차가 고속도로 1차선을 고수하고 달리는 장면을 보면서 오른 쪽으로 추월하는 장면도 항상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독일의 무제한 고속도로인 아우토반은 이제 많은 속도규제로 마음대로 달리는 구간이 줄어들었으나 이렇게 높은 속도로 달리면서도 사고가 없는 이유는 운전자들의 약속이 몸에 배어있기 때문이다. 빠른 차는 1차선 등을 활용하여 추월하고 바로 오른 쪽 차선으로 빠져주는 것이다.

더 빠른 차가 추월할 수 있는 길을 터주는 것이다. 그래서 항상 추월은 왼쪽으로만 한다는 묵시적 약속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어느 쪽으로도 추월하고 있고 느린 차가 왼쪽 차선을 고수하고 달리기도 하고 대형차가 왼쪽 차선 등을 종횡 무진하는 경우가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큰 차가 앞을 가리니 빠른 승용차 등이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차선 변경을 아무 쪽으로 하다고 각종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속도는 느리게 되고 병목 현상이 차량대수에 비하여 심해지며, 무리는 운전이 많아지고 에너지 낭비도 심해지는 것이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3급도 많아서 더욱 교통사고가 많아진다고 할 수 있다.

외국인이 오른 쪽으로 추월하는 장면을 보면 놀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체 도로가 규정 없이 엉망이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차선을 늘리고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여도 있으나마나한 규정과 운행특성이 있는 한 앞길은 뻔 하다고 할 수 있다.

이제라도 예전의 규제와 단속이 다시 진행되어야 한다. 법과 규제는 있어도 지키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고 후진 개념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차선에 따른 통행차 구분’이 엄격히 이루어져야 한다. 충분한 수시 단속도 필요하고 전국적으로 무인 단속기도 개발 탑재하여 통행차 규제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은 빠른 흐름을 만들고 시야 확보가 되며, 시간을 아끼며, 교통사고도 주는 일석삼조의 효과는 볼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경찰청의 강력한 제도적 복원을 요구한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