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다르니 잘 팔리는 것도 천양지車...2021년 나라별 베스트셀링카

  • 입력 2022.01.19 10:38
  • 수정 2022.01.19 10:53
  • 기자명 김흥식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동차 시장은 2021년을 잔인한 해로 기억한다. 진정될 것으로 희망을 걸었던 코로나 19가 무서운 기세로 재확산했고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막대한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자동차를 사려는 사람이 밀려들어도 팔지 못했다. 주요 시장마다 재고가 바닥났고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을 기다려야 신차를 인도받는 일이 벌어졌다.

작년 글로벌 신차 판매량은 8000만 대를 넘기지 못할 전망이다. 2020년보다 늘기는 했지만 2019년 기록한 9000만대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주요 기관들이 내놨던 예측도 모두 빗나갔다. 대부분 작년 수요를 8000만 대 이상으로 내다봤지만 빗나갔고 올해 전망치인 8600만 대는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산업 지형에도 변화가 있었다. 토요타는 폭스바겐을 2년 연속 제치며 글로벌 판매 1위를 유지했고 미국에서는 사상 처음 지엠(GM)을 따 돌리고 1위에 올랐다. 주요 국가별 베스트셀링카 목록에 순수 전기차가 대거 진입했는가 하면 유럽에서는 디젤차보다 더 팔리는 일도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나라마다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 다 달랐다는 사실이다. 글로벌 생산 순위 기준으로 주요 국가별 2021년 베스트셀링카를 정리했다.

1. 중국...닛산 실피, 54만 대

지난해 중국 신차 판매량은 2020년 대비 3.8% 증가한 2628만여 대를 기록했다. 브랜드별 판매 순위는 폭스바겐이 180만여 대로 1위에 올랐지만 베스트셀링카 자리는 닛산 실피(Sylphy)가 차지했다. 실피 연간 판매량은 54만 947대로 폭스바겐 라비다(44만 9194대, Lavida)를 여유 있게 제쳤다. 닛산 실피는 4세대 완전변경에서 차체를 키우고 고급 사양을 확대 적용하면서 중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세단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1.6ℓ 인라인 4기통 가솔린 파워트레인, X TRONIC 무단 변속기로 동력계를 구성하고 있다.

2. 미국...포드 F 시리즈, 72만 6000대

미국 자동차 시장 역시 증가세로 마감했다. 2021년 총판매량은 1507만여 대로 전년 대비 3.4% 늘었다. 브랜드별 판매 순위에서 토요타가 미국 토종 기업을 제치는 이변이 나왔지만 베스트셀링카 목록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늘 그랬던 것처럼 작년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포드 F 시리즈다. F 시리즈는 반도체 부족으로 2019년 대비 8% 판매가 줄었음에도 연간 판매량이 72만 6004대를 기록하며 2위 램 픽업(56만 9388대)을 압도적인 차이로 따돌렸다.

3. 일본...토요타 야리스, 21만 3000대

일본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전년 대비 3.3% 감소한 444만 8340대를 기록했다. 일본 내수 버팀목 경차 판매가 급감한 영향이 컸다. 작년 일본 경차 판매량은 165만 2522대로 전년 대비 3.8% 줄었다. 판매 1위는 21만 3000대를 기록한 토요타 야리스(YARIS)다. 야리스는 배기량 1000cc로 시작해 가솔린 하이브리드(1.5ℓ)까지 다양한 체구와 파워트레인, 일반적인 것부터 핫해치(GR 야리스)에 이르는 파생모델로 일본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매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4. 독일...폭스바겐 골프, 9만 1000대

자동차 강국 독일은 잔인한 해를 보냈다. 작년 총판매량이 10.1% 감소한 262만 2132대에 그쳤다. 주목할 것은 폭스바겐을 비롯해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등 토종 기업과 내연기관이 부진한 틈을 외국계와 전기차가 메웠다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작년 독일 베스트셀링카는 예년과 다르지 않은 폭스바겐 골프(Golf)다. 골프 판매량은 전년보다 4만 대가량 감소한 9만 1621대에 그쳤지만 순위는 바뀌지 않았다. 2위와 3위도 폭스바겐 티록(5만 7424대)과 티구안(5만 5527대)이 차지했다. 현지 생산 기반이 없는 현대차가 르노를 제치고 전체 브랜드 판매 순위 9위에 오른 것이 작년 독일 자동차 시장 이변으로 꼽히기도 했다.

5. 한국...현대차 그랜저, 8만 9000대

우리나라 작년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173만대로 전년보다 8.5% 줄었다. 수입차를 제외한 국산차 판매량은 143만 3605대로 같은 기간 10.8% 급감했다. 친환경차 판매가 급증했지만, 반도체 부족이 막대한 생산 차질로 이어져 내수 물량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한 탓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8만 9084대를 기록한 현대차 그랜저다. 그랜저 판매량은 지난해 기록한 14만 5000대와 비교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소형 상용차를 포함하면 그랜저는 현대차 포터에 연간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내놔야 한다. 1t 화물차 포터는 순수 전기 버전과 함께 작년 9만 2218대가 팔렸다.

6. 인도...스즈키 왜건 R, 18만 3000대

회계 연도가 다른 탓에 2021년 인도 자동차 총판매량 정보는 정확하지 않다. 완성차 브랜드별 통계는 찾지 못했지만 작년 모델별 베스트셀링카는 18만 3851대를 기록한 스즈키 왜건 R이 차지했다. 스즈키는 스위프트(17만 5052대)와 발레노(17만 2241대), 알토(16만 6233대)가 순위를 이어가며 인도 자동차 시장 맹주라는 것을 입증했다. 현대차 크레타가 12만 5437대로 5위, 그리고 타타 넥슨을 제외하면 톱 10 가운데 8개를 스즈키가 점유했다. 스즈키 왜건 R은 박스형 경차로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과 800만 원(현지 환율 기준)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7. 멕시코...닛산 베르사, 6만 9000대

세계 7위(2020년 기준 315만 대) 자동차 생산국 멕시코 연간 내수 규모는 100만 대 남짓이다. 2021년 내수 판매량은 101만 4680대로 전년 대비 6.8% 증가했다. 자국 생산차가 지난해 297만 대에 달했지만 내수 시장 수입차 비중은 60%나 된다. 자국 브랜드보다 수입사 현지 브랜드가 많기 때문이며 따라서 작년 베스트셀링카는 6만 9775대를 기록한 닛산 베르사(Versa)가 차지했다. 베르사는 1.6ℓ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준중형 차급으로 닛산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다. 베르사 인기는 현지 환율 기준 1400만 원대부터 시작하는 저렴한 가격에도 편의 및 안전 사양이 풍부해서다. 2위 모델도 닛산 NP300(4만 7884대)가 차지했다.

8. 유럽...르노 클리오, 24만 6000대

유럽 44개국을 모두 합친 판매량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모델은 르노 클리오(Clio)다. 르노 클리오 작년 유럽 판매량은 24만 6712대로 24만 5747대를 기록한 폭스바겐 골프를 근소한 차로 제치고 왕좌에 올랐다. 폭스바겐 폴로(22만 3847대)가 뒤를 이었다. 유럽 전체를 합친 순위에서는 르노 클리오가 1위에 올랐지만 주요 국가별로는 차이가 있다. 독일에서는 폭스바겐 골프, 스페인은 세아트 아로나(2만 1946대, Seat Arona), 프랑스는 푸조 208 II(8만 8013대), 영국에서는 복스홀 코르사(4만 914대. Vauxhall Corsa)가 각각 베스트셀링카 1위에 올랐다.

한편 국내 브랜드 가운데 해외 주요 시장에서 2021년 톱 10에 진입한 모델도 꽤 된다. 브라질 현지 전략 모델로 출시한 현대차 HB2O(8만 6455대)는 작년 연간 판매량 1위에 올랐고 스페인 투싼(2만 1258대), 인도 크레타(12만5437대)도 베스트셀링카 톱 10에 진입했다. 기아도 영국에서 스포티지(2만 7611대), 러시아에서 프라이드(8만 2941대. 수출명 리오)가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