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지프 그랜드 체로키 L '낯선 오프로더에서 미니밴의 향기가'

  • 입력 2021.12.09 15:48
  • 수정 2021.12.10 09:42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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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2세대 모델이 국내 시장에 첫 도입된 이후 줄곧 브랜드 플래그십 모델로 자리하던 지프 '그랜드 체로키'가 오프로더 성향을 덜어내고 그토록 갈망하던 도심형 프리미엄 SUV를 지향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출시됐다. 물론 국내에서는 여전히 플래그십 위상을 지키고 있으나 고향인 미국에서 새롭게 부활한 '왜고니어'에 의해 상위 타이틀을 내준 그랜드 체로키는 그 보상으로 추가된 3열 좌석과 브랜드 최초로 'L' 로고가 더해졌다. 

그리고 완전변경을 통한 현대적 내외관 디자인, 이제야 좀 경쟁모델과 비교되는 주행 편의 및 안전사양으로 상품성 향상이 눈에 띈다. 무엇보다 이전 도심에서 타기에는 어딘지 거추장스럽고 부담스럽던 오프로드 세팅은 미니밴에 가까운 안락함을 전달하며 패밀리 SUV 추천 리스트에 올리기에 부족함 없어 보인다. 

지난 8일, 서울 강남과 경기도 용인 일대를 왕복하며 지난달 국내 시장에 출시된 '그랜드 체로키 L'을 경험해 봤다. 먼저 11년 만에 5세대 완전변경모델로 출시된 신형 그랜드 체로키는 우선 국내에 3열 6인승과 7인승 구조의 그랜드 체로키 L로 판매된다. 

미국 시장의 경우 2열 5인승 구조의 5세대 그랜드 체로키, 그리고 출시를 앞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4xe' 버전 등도 있으나 해당 모델의 국내 도입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 지프 브랜드는 SUV 인기 상승에 따라 더욱 치열해진 국내 수입 대형 SUV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하기 위해 해당 모델 도입을 우선 추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하튼 신형 그랜드 체로키 L 차체 크기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5220mm, 1975mm, 1795mm에 휠베이스 3090mm로 한눈에도 압도적 크기를 자랑한다. 이는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비교하면 전장이 240mm, 전고가 45mm, 휠베이스에서 190mm가 더 여유로운 넉넉한 크기다. 

외관 디자인은 상위 '그랜드 왜고니어' 스타일을 따르고 있다. 그랜드 체로키는 이전부터 박시한 실루엣을 유지하며 전통 오프로드 성향이 강했는데 이번 5세대 모델에서 오프로드의 터프함을 조금 덜어내고 도심형 프리미엄 SUV 스타일을 지향하는 모습이다. 

전면부의 경우 지프 브랜드를 상징하는 세븐-슬롯 그릴이 양옆으로 더욱 확대되고 사선으로 날카롭게 떨어지는 '샤크 노즈'를 형상화해 강인하면서도 우아한 모습을 전달한다. 측면은 지프 고유의 사다리꼴 휠 아치와 3열로 길어진 휠베이스 균형이 어색하지 않은 비례감을 나타낸다. 이 밖에 LED 헤드램프는 그릴과 높이를 맞춰 이전보다 얇아지고 곳곳에 적절히 적용된 크롬 엑센트로 고급감을 강조했다.

측면 캐릭터 라인은 헤드램프 끝에서 시작해 1열과 2열 아웃사이드 핸들을 직선으로 연결하고 테일램프까지 시원스럽게 이어지며 팽팽한 긴장감 또한 나타낸다. 후면은 입체적 패턴의 테일램프와 볼륨감을 강조한 두툼한 범퍼, 사다리꼴 배기 파이프를 통해 깔끔하면서도 볼륨감 넘치는 모습이다. 

그랜드 체로키 L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0.1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조화로 시인성도 우수하고 UI도 세련됨을 전달한다. 센터 디스플레이의 사각형 디자인이 살짝 투박한 느낌도 보이지만 사용에는 더 편리하다. 

또한 넉넉한 실내에 맞춘 편안한 시트는 착좌감이 만족스럽고 곳곳에 적용된 우드 트림과 고급 가죽 역시 차급에 어울리는 세팅이다. 센터 콘솔에는 새롭게 다이얼 변속기가 자리하고 양옆으로는 지프 브랜드 특성에 맞춰 노면 상황에 따른 주행 모드 버튼과 차고를 조절하는 기능이 자리했다. 무엇보다 3열 구성으로 이뤄진 만큼 1, 2열의 경우 넉넉한 공간감을 전달하고 다양하게 시트를 폴딩해 여유로운 적재 공간 또한 제공한다. 3열은 여는 경쟁차에 비해 무릎 공간도 여유롭고 측면 윈도우 라인이 낮게 위치해 개방감 또한 우수한 편이다. 

국내 출시된 그랜드 체로키 L 파워트레인은 3.6리터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86마력, 최대토크 35.1kg.m을 발휘하며 변속기는 8단 자동이 맞물렸다. 해당 엔진은 앞서 판매되던 그랜드 체로키 엔진과 동일한 출력에 토크 수치만 살짝 변경된 세팅으로 해당 모델 연비는 복합 7.7km/ℓ, 이산화탄소 배출량 220g/km를 나타낸다. 여기서 완전변경모델 임에도 엔진 성능 변화를 거의 찾을 수 없는 부분은 아쉽게 생각된다. 

이 밖에 해당 모델에는 쿼드라-트랙 II 4X4 시스템이 탑재되고 상황에 따라 5가지 주행모드를 제공하는 셀렉-터레인 역시 적용됐다. 또 최고 사양인 써밋 리저브 트림의 경우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나이트 비전, 파크 센서 등의 주행 편의 및 안전 사양이 제공된다. 그랜드 체로키 L 실제 주행에서 가장 큰 변화는 승차감에서 전달된다. 서스펜션 세팅이 이전에 비해 패밀리카 지향성이 강해져 과속 방지턱과 요철에서도 불쾌함을 찾을 수 없었다.

또 여느 차량에 비해 낮은 측면 윈도우 라인으로 인해 2열과 3열 모두에서 우수한 개방감을 전달하고 어느 틈에 대배기량 엔진으로 구분해도 손색없는 3.6리터 가솔린 엔진은 저속과 중고속 모두에서 일관된 시원스러운 달리기 성능을 나타냈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L은 오버랜드, 써밋 리저브 2가지 트림으로 판매되고 가격은 각각 7980만원, 8980만원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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