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차 3 대중 2대, 뿔난 밀워키 검찰 '현대차ㆍ기아' 민폐법 고소 검토

  • 입력 2021.12.07 11:39
  • 수정 2021.12.07 11:5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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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도난 사고가 급증하고 있는 미국 위스콘신 주 밀워키 시 검찰이 급기야 제작사를 상대로 소송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시 검찰이 제품 결함이나 중대한 안전성이 드러난 것도 아닌, 단순 차량 도난 사건을 이유로 자동차 제작사를 고소하면 이는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일로 기록될 전망이다.

시 검찰이 제작사 고소까지 검토하겠다고 나선 것은 밀워키 자동차 도난 건수가 2019년 대비 3배가량 증가해 올해 1만 건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하루 30건 이상 자동차 도난 사건이 발생하면서 골머리를 앓자 대부분 범죄차량이 특정 브랜드 두 곳에 몰려있다며 이들을 고소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시 당국과 검찰은 특히 16세 이하 청소년 범죄가 대부분이라며 당장 조치가 없으면 심각한 사회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밀워키 시 당국도 "빈번한 차량 도난 사건이 시민들의 삶에 해로운 영향을 주고 있으며 따라서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밀워키가 고소 상대로 지목한 브랜드는 현대차와 기아다. 밀워키 경찰에 따르면 차량 절도 사건 3분의 2가 현대차와 기아를 대상으로 벌어지고 있다. 올해 밀워키에서 도난당한 상위 5개 차종 가운데 4대도 현대차와 기아가 차지했다. 일부에서는 현대차와 기아를 상대로 한 도난 사건이 지난해보다 2500% 증가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를 이유로 밀워키 검찰은 일명 민폐법(public nuisance laws)으로 현대차와 기아 고소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청소년도 쉽게 해제가 가능한 허술한 잠금 장치가 범죄를 유발하고 시민들에게 정신적 공포감과 물적 피해를 안기고 있다는 주장에 따른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를 표적으로 하는 도난 사건은 유독 밀워키에서 발생하는 매우 독특한 현상이기도 하다. 절도범들은 2015년 이전 생산된 현대차와 2011년 이전 생산된 기아 모델을 주로 표적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훔친 차를 되팔아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것도 아니다. 단순히 차량을 훔치는 행위 자체를 친구들과 공유하거나 잠깐 몰아보는 것에 그치고 있지만 도난차를 몰고 달리다 사고를 낸 청소년이 숨지는 일이 연이어 발생하는 등 사회문제로 번지고 있다. 

현지에서는 현대차와 기아 차종에 도난 사건이 집중되는 이유를 따로 보고 있다. 특정 모델 보안 해제나 시동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방법을 청소년들이 공유하면서 일종의 유행병처럼 번진 탓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시 검찰이 모든 책임을 특정 기업에 묻는 것은 쇼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밀워키 시는 10대 청소년들의 차량 절도가 심각한 상황으로 번지자 지난 5월 현대차와 기아 모델 보유자에게 운전대 잠금장치를 무료로 나눠주는 '긴급조치'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잠시 정차나 주차를 할 때도 차 문을 잠그지 않는 오랜 습관때문에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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