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로 알아보는 전기차 상식] #08. 열폭주 화재, 배터리 말고도 원인 다양
[Q&A로 알아보는 전기차 상식] #08. 열폭주 화재, 배터리 말고도 원인 다양
  • 류청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21.12.0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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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적 원인이 가장 많지만 관리 소홀과 기계적 원인으로도 발생할 수 있어...대응 요령 숙지도 필요

지난 몇 년 사이 전기차 화재 사고와 그에 따른 대량 리콜이 화제가 됐다. 현대자동차는 코나 일렉트릭 배터리 팩을 모두 리콜해 교체하기로 했고, 한국지엠은 신형 볼트 EV과 EUV 출시 직전에 같은 방식으로 배터리 리콜이 시작돼 판매 시점을 미루기도 했다.

쉐보레 볼트 EUV는 화재 사고 관련 배터리 리콜로 국내 출시가 미뤄졌다
쉐보레 볼트 EUV는 화재 사고 관련 배터리 리콜로 국내 출시가 미뤄졌다

과거 사례를 보면 전기차 화재 때문에 생긴 인명 피해는 대부분 심각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화재발생 지점에 따라 불이 난 차는 물론 주변 차나 물건, 건물 등으로 불이 번져 심각한 물적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는 적지 않다.

무엇보다 전기차 화재가 사회적 관심사가 되는 이유는 언론과 소비자 관심이 쏠리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전기차 판매가 늘고는 있지만, 여전히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작은 편이다. 그러나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궁금함과 관심이 작용해 일반 자동차 화재보다 더 큰 관심사가 되곤 한다.

이처럼 심리적 영향이 있기는 하지만, 전기차에 불이 나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화재의 성격이 일반 자동차와는 다른 측면도 있다. 그래서 전기차 화재를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분명히 신경쓰고 기억해야할 점도 있다.

전기차 화재는 드물지만 일반 자동차와 화재의 성격이 달라 주의해야 한다
전기차 화재는 드물지만 일반 자동차와 화재의 성격이 달라 주의해야 한다

전기차 화재는 대부분 전기적 문제 때문에 생긴다. 소방청이 2021년 1월에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실에 제공한 '전기차 화재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기차(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 화재의 58%가 전기적 요인에 의해 일어났고, 기계적 요인(14.5%)과 원인불명(14.5%), 교통사고(7%)와 부주의(3%) 등이 뒤를 이었다. 아울러 전기적 요인 가운데에서도 배터리와 주변장치가 관련된 경우가 많다는 점이 전기차 화재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배터리 및 주변장치의 화재는 대개 배터리 셀의 설계 또는 제조 단계에서 생긴 결함이 원인이다. 예를 들어, 화재 사고와 관련해 대량 리콜이 이어진 현대 코나 일렉트릭과 쉐보레 볼트 EV의 경우, LG 에너지 솔루션이 공급한 배터리 셀 가운데 일부의 제조 결함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물론 원인불명의 화재사고에서도 발화지점이 배터리와 주변장치로 확인된 경우도 있다. 즉 불량이나 결함이 배터리 화재 원인의 전부는 아니라는 뜻이다.

배터리 관리 시스템의 소프트웨어가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배터리가 완전히 충전되었는데도 소프트웨어 오류로 배터리에 계속 전기 에너지를 보내면 과충전으로 배터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처럼 특정한 조건이나 상황에서 소프트웨어가 배터리의 충방전 상태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면 배터리가 과열될 수 있다.

유로 NCAP 충돌 시험을 받은 테슬라 모델 S. 외부 충격도 배터리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유로 NCAP 충돌 시험을 받은 테슬라 모델 S. 외부 충격도 배터리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사용자 부주의나 사고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배터리 팩에는 내부에 있는 셀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이 적용되지만, 충돌 사고나 직접적인 충격이 일부 배터리 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한다. 2013년에 미국에서 있었던 두 차례의 테슬라 모델 S 화재 사고를 조사한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차체 하부 보호판의 취약성을 지적했고, 테슬라는 이에 소재와 형태를 개선한 보호판을 다는 조처를 한 바 있다.

자연적인 환경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앞선 기사에서 다뤘듯, 배터리는 기온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뿐 아니라 습도와 먼지 등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즉 가혹한 환경에 자주 노출되면 배터리나 배터리 관리 시스템의 효율을 떨어뜨리고 고장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재 전기차 구동용으로 널리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외부 충격이나 열, 과충전 등의 영향으로 화재가 일어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각국 정부와 전기차 제조사도 그런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안전대책을 세워 놓았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까다로운 안전기준이다.

아우디의 배터리 생산 공정. 전기차 구동용 배터리는 까다로운 안전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아우디의 배터리 생산 공정. 전기차 구동용 배터리는 까다로운 안전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모든 전기차 구동용 배터리는 안전기준에서 정한 시험을 통과해야 쓸 수 있다. 이는 전기차에서 예상되는 각종 사고와 충격을 폭넓게 고려하고 있다. 배터리 안전성은 낙하시험, 액중투입시험, 과충전 및 과방전 시험, 단락시험, 열노출 및 연소시험을 통해 확인하는데, 모든 시험 과정에서 불이 나거나 폭발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모든 가능성을 없앨 수는 없고, 실제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일단 전기차 배터리에서 불이 나면 끄기가 매우 어렵다. 이는 배터리 내부에서 열 폭주 현상이 일어나기 쉽고, 리튬이온 배터리에 쓰이는 전해액이 가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화재가 화학반응 때문에 일어나기 때문에, 내연기관 차의 연료 때문에 생기는 화재보다 끄기가 더 어렵다.

배터리 팩 구조가 진화를 어렵게 만드는 측면도 있다. 외부 충격이나 이물질로부터 배터리를 보호하는 케이스가 물과 같은 소화물질이 내부로 들어가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배터리 특성 때문에 일단 불이 꺼진 것처럼 보여도 배터리 내부에 누적된 열이 시간을 두고 다시 열 폭주로 이어져 다시 불이 나는 경우도 있다.

전기차 화재 진화는 관련 교육을 받은 소방관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기차 화재 진화는 관련 교육을 받은 소방관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전기차에 불이 나는 경우는 무척 드물지만, 만약 불이 났다면 서둘러 연결된 충전기를 분리하고 119 신고를 하는 등 필요한 조처를 하고 자리를 피하는 것이 좋다. 소화기를 이용해 초기 진압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지만, 배터리가 폭발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진화는 최대한 전기차 화재 관련 교육을 받은 소방관들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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