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볼 수 없는 토요타ㆍ렉서스 서비스 경쟁력, 실전같은 '스킬 콘테스트' 효과

  • 입력 2021.11.29 08:3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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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정비는 엔진 관련 전기/전자 문제에 대한 진단 능력 및 해결 과정을 평가하는 일반 정비 과정을 평가한다

판매 서비스와 애프터 서비스는 사용 경험자가 같은 제품을 다시 구매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주변은 물론, 소셜네트워크 등을 통해 호평이든 악평이든 사용 경험이 확산하면서 무작위 소비자가 신규 구매를 결정하는 데 엄청난 영향을 준다. 어느 제품이든 또 구매자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품질 불만이나 불편을 오히려 브랜드를 신뢰할 기회로 만들고 유대감을 견고하게 해 주는 것이 애프터서비스다.

고장 난 제품을 고쳐주는 단순한 기업 활동에 그치지 않고 서비스 접수 응대부터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데 적극적이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심지어 고객 감성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기업들은 경쟁한다. 특히 수천만 원대 자동차를 팔아야 하는 기업은 고객 접점에 있는 서비스 네트워크 확충과 시설 개선, 그리고 무엇보다 전문 인력 양성에 많은 투자한다. 그러나 제품 구매자가 가장 많이 제기하는 불만은 여전히 서비스 분야에서 나온다.

출고 과정에서 추가 작업이 필요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객 불만 대응 능력과 상품 제안
    스킬 평가하는 서비스 어드바이저 

자동차 서비스 분야 넘사벽이 한 곳 있다. 해마다 국내와 해외 유수 전문 기관이 내놓는 유사한 서비스 만족도 조사에서 상위권을 놓치지 않는 토요타ㆍ렉서스다. 자동차 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매년 벌이고 있는 기획조사 결과를 보면 토요타와 렉서스는 압도적으로 이 분야 1위를 차지한다. 자동차 구매 및 보유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올해 AS 만족도(CSI, Customer Satisfaction Index) 기획조사에서도 토요타와 렉서스는 정상에 올랐다.

렉서스는 838점으로 국산차를 포함한 모든 자동차 브랜드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토요타는 832점으로 볼보에 이어 3위에 이름을 울렸다. 판매서비스 만족도(SSI, Sales Service Index)에서는 렉서스와 토요타가 지난 7년간 번갈아 1위를 기록했고 렉서스 AS 만족도(CSI)는 지난 2019년부터 3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국산차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서비스 네트워크가 부족한데도 해마다 그들을 압도하며 서비스 만족도 상위권을 유지한 비결은 뭘까? 토요타는 ‘카이젠(개선)’ 시스템을 통해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거친 우수한 인력을 얘기한다. 그러나 최근 열린 토요타·렉서스 스킬 콘테스트 현장을 지켜 본 결과 다른 비결이 엿보였다. 서비스 인재를 누구보다 우대하는 기업 문화다.

스킬 컨테스트 챔피언에 오르면 토요타 트레이닝 센터와 일본 토요타 본사 명예의 전당에 오른다

2006년 성수동에 개관한 토요타 트레이닝센터 입구에는 토요타·렉서스 스킬 콘테스트 우승자 명판이 가장 먼저 방문객을 맞는다. 일본 나고야에 있는 토요타 본사 명예의 전당에도 같은 명판이 있다. 코로나 여파로 스킬 콘테스트 우승자를 일본으로 초청하는 일이 중단됐지만 이전에 함께했던 가족들이 명예의 전당에 오른 남편 또는 아빠를 자랑스러워하며 눈물을 쏟는 일도 있었다. 스스로 느끼는 자긍심은 더했을 것이다.

스킬 콘테스트에서 우승해야만 받을 수 있는 대우가 아니다. 한국 토요타 관계자는 "토요타가 가장 큰 자산이자 경쟁력으로 여기는 분들이 고객 접점에서 고객과 브랜드 신뢰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서비스 인력"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서비스 인력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직원은 스스로 자긍심을 갖는 선순환이 토요타 렉서스 서비스 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린 비결 가운데 하나로 보였다.

2002년 처음 시작한 토요타ㆍ렉서스 스킬 콘테스트는 서비스 테크닉 향상 못지 않게 직원 자긍심을 높이는데 기여하는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일반정비, 판금, 도장, 서비스 어드바이저, 부품 부문에 고객지원까지 6개 부문에서 우승자를 가리는 스킬 콘테스트는 전국 토요타·렉서스 공식 딜러에서 선발된 우승자가 응시해 최종 우승을 가린다. 이론 시험을 치르고 실제 현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돌발 상황까지 예시하고 어떻게 응대하는지, 정비 시간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부품을 얼마나 빨리 수배해 조달하는지도 따진다.

판금 부문은 차량 판넬 절단 및 용접 작업을 표준 작업대로 실시했는지와 전체적 완성도를
    평가한다.

고장이 발생한 부위를 찾고 이를 해결해 최종적으로 완벽한 시동이 걸리기까지, 판금과 도장 완성도, 심지어 추가 작업이 필요한 상황에서 고객을 어떻게 이해시키고 해결해 나가는지도 평가한다. 이런 과정에서 우승하면 챔피언이 된다. 챔피언에 오르기까지 과정도 만만치가 않다. 토요타ㆍ렉서스 서비스 테크니션들은 총 4단계를 거쳐야만 최종 챔피언에 오를 수 있다. 테크니션 평가는 연간 2회 진행되며 인증 테크니션, 프로 테크니션, 진단 테크니션, 마스터 테크니션을 거친 후 스킬 컨테스트를 통해 최종 우승을 해야만 얻을 수 있는 명예다.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토요타, 렉서스 서비스센터 직원 526명 가운데 약 118명이 마스터, 그중 렉서스 41명, 토요타 9명이 현재 챔피언으로 불린다. 이 모든 중심에 토요타 ‘카이젠(개선)’ 시스템을 도입한 종합 교육 시설 트레이닝 센터가 있다. 총 140 억 원을 투자해 5층 규모에 최첨단 교육 시설을 갖춘 트레이닝 센터는 한국 토요타가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더욱 나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인재 배출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도장부문은 손상된 패널을 확인하고 정확한 손상 범위 파악 및 퍼티작업 완성도를 평가한다.

이곳에서는 전 딜러 임직원 및 한국 토요타 임직원을 대상으로 세일즈 교육뿐만이 아니라, 일반 정비 및 판금 도장 기술에 걸친 자동차 전반에 걸친 모든 교육이 이뤄진다. 한국 토요타 관계자는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자타가 공인하는 토요타ㆍ렉서스 서비스에 직원 스스로 자부심을 품도록 하는 것도 우리가 주력하는 부분"이라며 "코로나 때문에 가족 응원은 하지 못하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 스킬 콘테스트 현장을 전 세계 관계자가 메타버스로 지켜볼 수 있도록 준비한 것도 그런 이유다"라고 말했다. 토요타 서비스가 세계 최정상을 유지하는 건, 아낌없는 투자와 인재 양성 과정 못지않게 모든 서비스 인력 스스로가 자부심을 품게 한 덕분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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