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기존에 없던 BMW, 미래는 움직이는 럭셔리 라운지 'iX xDrive40'

  • 입력 2021.11.24 07:48
  • 수정 2021.11.24 13:21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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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가 하나의 커브드 패널로 묶여 공중에 떠 있는 모습은 흡사 벽걸이 TV 혹은 컴퓨터 모니터를 연상시킨다. 고급 가구 느낌을 전달하는 센터 콘솔은 월넛 우드와 크리스털 글라스 버튼으로 구성되어 심미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조작감 또한 우수하고 헤드레스트 일체형 시트는 최근 주의 깊게 관찰 중인 북유럽 라운지 체어를 떠올린다. 

시종일관 정숙한 실내는 한스 짐머의 손에서 탄생한 오묘한 효과음과 함께 '듄(Dune)' 세계관 속 아니 차량의 전원을 깨우고 헥사고날 형태 스티어링 휠은 현실 감각을 더욱 먼 곳으로 떠나보낸다. 모든 요소와 장치들이 이전 BMW 차량에서 경험할 수 없던 것으로 채워졌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 경험한 도로 위 어떤 양산차와도 다르다. 테슬라 '모델 S'를 처음 시승했을 때 혹은 운 좋게 모터쇼 무대에 오른 콘셉트카 실내를 근접했던 경험과 유사하다. 하지만 이 낯선 요소들이 불편하고 어색하기보다 편안하고 쉽게 다가온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전 자동차 카테고리에서 접하지 못했을 뿐 누구나 한 번쯤 상상했던 막연했던 미래차가 한발짝 다가온 느낌이다. 

지난 2014년 'i3'를 통해 글로벌 양산차 브랜드 중에서도 빠르게 순수전기차 도입을 추진한 BMW가 약 7년 만에 플래그십 순수전기 SUV 'iX'를 선보이며 친환경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리고 지난 22일 국내 공식 출시와 함께 인천 영종도 일대에서 BMW의 새로운 간판 모델로 자리한 'iX'의 상품성을 경험해 봤다.

먼저 해당 모델의 콘셉트카는 지난 2018년 파리 모터쇼를 통해 '비전 아이넥스트(Vision iNEXT)'로 첫 공개 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당시로는 낯선 대형 수직형 키드니 그릴을 장착한 거대 차체의 콘셉트카는 내연기관에서 전동화 전환으로 숙명을 앞둔 업계의 불투명한 미래 만큼 충격을 전달했다. 그리고 그 파격이 잊혀질 쯤 BMW는 비전 아이넥스트 양산형 모델을 2020년 11월 '넥스트젠 2020(NEXTGen 2020)' 이벤트를 통해 최초 공개하며 다시 한번 논쟁을 일으킨다. 콘셉트카와 별반 다르지 않은 형태로 공개된 iX 디자인은 그야말로 미래지향적 모습을 담고 있었다. 

BMW iX 차체 크기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955mm, 1965mm, 1695mm에 휠베이스 3000mm로 대체로 X5과 유사한 길이에 X6 수준의 전고, 최대 22인치 휠을 통해 X7 느낌 또한 전달한다. 전반적 비례감은 낮은 전고의 영향으로 유독 전장이 길어 보이는 모습이다. 외관 디자인은 전면부에서 대형 수직형 키드니 그릴이 적용되고 안쪽에는 카메라 기술과 레이더 기능을 포함한 센서들로 3차원 피라미드 구조를 이룬다. 특이하게 키드니 그릴의 표면은 자가 회복 기능이 탑재되어 상온에서 24시간만 있으면 미세하게 긁힌 자국 등은 저절로 사라지고 폭설 등으로 인해 센서가 가려지는 상황 등을 고려해 열선 기능 또한 포함됐다. 

또 BMW 라인업 중 가장 얇은 헤드램프는 콘셉트카 이미지와 거의 동일하고 안쪽으로 레이저 라이트 기능이 더해진 부분도 주목된다. 그릴 하단 범퍼는 역동적이고 좌우측 움푹 파인 범퍼에는 사이드 레이더 센서가 자리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그릴 상단 BMW 엠블럼을 누르면 안쪽으로 워셔액을 주입할 수 있는 기능이 담기고 여느 전기차와 달리 보닛을 임의로 개폐 불가능한 구조를 띠고 있다. 

측면은 공기역학 성능을 고려한 디자인이 적용됐는데 윈드실드를 최대한 눕히고 도어핸들도 안쪽으로 들어간 디자인이다. 여기에 루프라인은 뒤쪽으로 갈수록 완만하게 떨어지는 모습이고 D필러에서 윈도우 라인과 만나 안정적인 이미지를 연출한다. 이 밖에 프레임 리스 도어가 적용되고 차체 아래쪽으로는 탄소섬유 소재를 사용한 부분도 확인된다.

이러한 요소들은 차량의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고 경량화를 위한 목적으로 iX에 도입됐다. 이어 후면부는 전반적으로 볼륨감을 강조한 모습으로 헤드램프와 유사하게 굉장히 얇은 테일램프가 좌우측에 자리하고 범퍼 디자인도 깔끔하다. 여기에 후면부 휀더가 불룩 튀어나오며 차체 폭을 더욱 넓어보이는 효과를 발휘한다. 그리고 후면에 자리한 BMW 엠블럼에는 자체 세척 기능이 탑재된 후방카메라가 안쪽에 탑재된 부분도 흥미롭다. 

실내는 럭셔리 라운지 분위기를 자아내는 5개 시트로 구성됐다. 역시 순수전기차 답게 센터 터널이 사라지며 공간은 더욱 넉넉한 느낌을 전달하고 2열 시트 구성도 널찍한 레그룸을 확보했다. 디스플레이와 조작계는 필수적인 것만 남기고 모두 사라진 심플한 구성을 띠고 있다. 가느다랗게 디자인된 송풍구, 계기판 상단으로 조심스럽게 숨어든 헤드업 디스플레이, 헥사고날 형태의 스티어링 휠 등에서 굉장히 혁신적 변화가 느껴진다.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는 각각 12.3인치와 14.9인치로 커브드 디스플레이 형태로 묶이고 액자식 구성으로 시인성이 우수하다. 또 계기판은 다양한 형태 그래픽을 선택할 수 있고 주행 모드에 따라 화려한 변화도 눈에 띈다. 이 밖에 해당 모델에는 BMW의 8세대 '아이드라이브(iDrive)' 기능이 처음으로 탑재됐는데 이전보다 다양한 정보를 표시하고 심플한 실내 구성으로 센터 디스플레이를 통한 보다 많은 기능이 포함됐다. 다만 윈도우 XP를 연상시키는 지나치게 복잡한 구성을 띠고 있어 호불호가 나뉠 것으로 생각된다. 또 BMW iX 실내의 플로팅 구성의 센터 콘솔에는 크리스털 소재의 새로운 변속기 노브와 컨트롤 패널이 자리했다. 차량의 고급감을 강조하는 모습으로 실제 사용감도 훌륭하다. 

BMW iX는 xDrive 40, xDrive 50 등 두 가지 트림으로 우선 출시된다. 향후에는 고성능 iX M60도 추가될 예정이다. 여하튼 이들은 2개의 전기 모터, 전장 부품, 충전 기술, 고전압 배터리 등을 아우르는 BMW의 5세대 '이드라이브(eDrive)' 파워트레인이 공통 적용된다. 먼저 xDrive 40은 76.6kWh급 배터리 탑재로 최고출력 326마력, 최대토크 64.2kg.m을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100km/h 도달까지 가속력은 6.1초, 완전충전시 WLTP 기준으로는 최대 425km 국내에선 313km 주행가능거리로 인증을 받았다. 

이어 xDrive 50의 경우 최고출력 523마력, 최대토크 78.0kg.m을 발휘하고 정지상태에서 100km/h 도달까지 순간 가속력은 4.6초로 놀라운 순발력을 자랑한다. 여기에 111.5kWh급 배터리 탑재로 완전충전시 WLTP 기준 최대 630km 주행가능거리를 달성하고 국내에는 447km로 인증을 받았다. 참고로 해당 모델의 복합연비는 3.6km/kWh이다. 

최근 영종도 일대에서 시승은 이들 중 xDrive 40 모델로 이뤄졌다. 먼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헥사고날 형태 스티어링 휠이 가장 큰 이질감을 전달한다. 손에 잡히는 감각이나 무게감 등 사용에는 문제가 없지만 굉장히 낯선 느낌이다. 이어 페달링에 따른 즉각적인 가속감 그리고 주행 모드와 외부 환경에 관계없이 시종일관 정숙한 실내가 전달된다. 큼직한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3D 입체 형태로 구현되는 길안내 데이터는 이전 BMW 모델 중에서도 가장 만족스럽다. 

차체가 2.4톤이 조금 넘지만 강력한 전기 모터의 특성상 스포츠 모드를 비롯한 어느 상황에서도 힘에 대한 아쉬움은 느낄 수 없었다. 또 주행 여건에 따라 조절 가능한 혹은 자동으로 제어되는 회생제동시스템에 대한 만족감과 완성도 높아지는 ADAS 기능 등이 눈에 띈다. BMW iX의 국내 판매 가격은 xDrive40 1억 2260만원, xDrive50 1억 463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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