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식 칼럼] 자동차가 내뿜는 이산화탄소 덕분에 '인류가 누리는 전례 없는 풍요'

  • 입력 2021.11.12 10:10
  • 수정 2021.11.14 22:26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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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로 인류는 전례가 없는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다" 영국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 전 세계 대통령, 기후 전문가, 환경 운동가가 한자리에 모이고 앙숙인 미국과 중국 정상이 기후대응 글래스고 공동선언을 깜짝 발표하면서까지 탈 탄소를 외치는 마당에 무슨 되먹지 못한 얘기냐고 하겠다.

온실가스, 온난화, 기후변화에 인류가 관심을 두기 시작한 건 1998년 마이클 만(Michael Mann) 논문과 이를 근거로 그때 미국 부통령이었던 앨 고어(Al Gore)가 쓴 '불편한 진실'로 확산했다. 지구 대기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서 기온이 오르고 극지 빙하가 녹고 땅이 가라앉고 멸종 동물이 늘어 생태계를 교란, 지구와 인류를 위협하게 되리라는 것이 요지였다.

이때부터 전 지구인이 머리를 맞대고 이산화탄소 줄이기에 나섰다. 자동차는 그 중 주범이 됐고 완성차 업체들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천문학적 비용을 들이고 있다. 이도 모자라 휘발유와 경유 사용차를 아예 없애고 전기차만 남게 되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이런 날 멀지 않았다. 당장 10년 후면 도로를 오가는 자동차 절반은 전기차로 채워질 기세다.

사이 사이 이산화탄소가 지구를 병들게 한다는 주장이 '거대한 사기'라고 지적하는 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미국 이산화탄소 연맹 회장 그레고리 라이트스톤(Gregory Wrightstone)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가 쓴 '불편한 사실(옮긴이 박석순, 어문학사)'은 복잡한 도표와 이론, 과학 용어가 나오지만 전문가가 아니어도 이산화탄소를 무조건 나쁘게 볼 건 아니라는 것에 설득 당하고 동의하게 한다.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지구 대기는 질소(78%), 산소(21%) 그리고 미량 기체(아르곤 등 1%)로 채워져 있는데 이산화탄소 비중은 이 미량 기체 중 0.04%에 불과하다. 계산이 안 되지만 큰 댐 저수지에 커피 한 잔 부은 정도로도 비교가 되지 않을 양이다. 지구 기온에 영향을 주는 기체는 수증기가 90%다. 따라서 이산화탄소가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하다는 주장이다.

수증기와 이산화탄소 증가에 따른 온실 효과로 오히려 지구 평균 기온이 매우 적정한 평균 15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과거 지금보다 20배 높은 농도를 기록했을 때도 과열된 온난화는 있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산화탄소가 기온을 끌어 올려 극지가 사라지고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는 '지구 온난화'라는 표현이 언제부터인가 '기후변화'로 바뀌었단다.(그런 것 같기도 하다)

요즘 지구 이산화탄소 농도 400ppm을 임계점으로 보는 논리에 대한 반론도 있다. 한 쪽에서는 이로 인해 지구 온도가 1도 상승하면 아마존 열대우림이 파괴되고, 대지가 불에 탈 것이며 허리케인으로 식량 생산도 어려워지고, 많은 사람이 기근으로 죽는다고 엄포한다. 그러나 산업화 이전(1850~1900년)과 비교해 2011~2020년 지구 지표면 온도는 1.09도 높아졌다. 그 때 기온상승은 지금 예상하고 있는 것과 다른 것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인류는 더 윤택해졌다. 

지구 평균 기온과 이산화탄소 농도 등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는 극지에서 채취한 빙핵으로 지난 80만 년 동안을 정확하게 들여다 볼 수 있단다. 그래서 확인한 것이 지구는 일정한 주기로 빙하기와 간빙기를 거쳐왔고 과거 지금보다 높은 이산화탄소 농도에서 인류는 더 풍요로웠다고 주장한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250ppm 아래로 떨어졌을 때 빙하기가 왔고 이때마다 인류를 포함한 지구상 모든 동물과 식물이 엄청난 기아로 고통을 받았다는 것이다.

식물이 이산화탄소를 들이마시고 산소를 내뿜는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아는 얘기다. 따라서 온화한 기온과 풍부한 탄소가 지구를 풍요롭게 해주고 있다는 논리도 나온다. 광합성 증가로 숲이 더 빠르게 짙어지고 작물 수확량을 늘리는 것은 물론 토양 수분을 덜 흡수해 지구 전체를 건강하게 해 준다는 논리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280ppm에 불과했던 산업혁명 이전보다 이후 식물 성장이 8% 이상 늘었다는 것을 증거로 들었다.

지금보다 더 극심했던 간빙기에도 북극곰은 사라진 적이 없고 극심한 가뭄과 홍수 같은 자연재해는 통계적으로 줄어들고 있으며 가장 위협적으로 보는 해수면 상승은 150년 전부터 서서히 시작된 것이라는 주장도 하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화석연료 연소로 이 유익한 분자인 이산화탄소 대기 중 농도가 짙어지면서 빙하기라는 지구 대재앙을 막아 주고 있으니 탄소 배출을 억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기후 위기, 기후 변화, 온난화 등을 들어 이 좋은 탄소 배출을 막는 범지구적 합의가 '거대한 사기'라는 주장이다. 과학에 문외한이고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던 것들을 황당할 정도로 비틀고 있지만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들이 분명 있다. 불편한 진실이 있다면 불편한 사실도 있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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