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가 20종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대상으로 실시한 보다 강력한 측면 충돌 테스트 결과가 공개되며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20~2021년형 모델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평가에서 대부분 차량이 기준 이하의 결과를 받았고, 단 1대만 긍정적 평가로 이어졌다. IIHS는 이번 테스트를 통해 향후 충돌 안정성 분야에서 보다 많은 차체 보강이 이뤄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IIHS는 자동차 충돌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의 지속적 증가에 착안해 더 강력한 측면 충돌 테스트를 도입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이번 테스트에는 2020~2021년형 모델이 평가 대상에 오르고 이들 중 마쯔다 CX-5가 '우수(Good)' 등급으로 긍정적 결과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IIHS 회장 데이비트 하키는 "첫 충돌 안전성 테스트를 실시한 후 실제 사고에 따른 사망자 감소가 뚜렷하게 이어지는 부분을 앞서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이번 새로운 테스트는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개발됐으며 이 결과 CX-5는 더욱 심각한 측면 충돌에서 탑승자를 보호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IIHS 테스트 결과 아우디 Q3, 뷰익 앙코르, 쉐보레 트랙스, 혼다 CR-V, 닛산 로그, 스바루 포레스터, 토요타 라브 4, 토요타 벤자, 볼보 XC40 등 9종의 차량이 '양호(Acceptable)' 등급을 기록했다. 이어 쉐보레 이쿼녹스, 포드 이스케이프, GMC 터레인, 현대차 투싼, 지프 콤패스, 지프 레니게이드, 기아 스포티지, 링컨 커세어 등 8개 모델은 한 단계 아래 '미흡(Marginal)'을 보였다. 끝으로 혼다 HR-V, 미쓰비시 이클립스 크로스는 가장 낮은 '열등(Poor)을 나타냈다.
참고로 IIHS 충돌 안전성 테스트는 항목에 따라 G(Good, 우수), A(Acceptable, 양호), M(Marginal, 미흡), P(Poor, 열등) 등 4단계로 나눠 점수를 평가한다. 또한 이번 테스트에는 미쓰미시 이클립스 크로스를 제외한 모든 차량이 2021년형으로 구성됐다. 그리고 테스트에 사용된 거의 모든 차량이 이전 측면 충돌 테스트에선 긍정적 결과를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IIHS 측은 2003년 1세대 측면 테스트가 처음 도입되었을 때도 5개 모델 중 1개만 긍정적 결과를 보였다고 밝히고 이후 지난 10년간 실제 차량 충돌 사고 데이터 분석 결과, 테스트에서 좋은 점수를 기록한 차량이 그렇지 않았던 차량보다 사망 확률이 70% 낮은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2019년 기준 측면 충돌 사고는 승용차 사망의 23% 차지할 만큼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결과 IIHS는 이전보다 더욱 가혹한 조건에서 이번 측면 충돌 테스트를 준비했다. 실험 차량과 부딪치는 물체는 더욱 무거워지고 속도도 빨라졌다. 테스트에 사용된 차량과 부딪치는 물체는 오늘날 중형 SUV 무게에 가까운 4180파운드(1896kg)로 상향 조정되고 속도 또한 37mph(59.5km/h)로 빨라졌다. 참고로 이전에는 3300파운드 물체를 31mph 속도로 부딪쳤다. 또한 차량과 부딪치는 물체 형태도 보다 실제 SUV 또는 픽업 트럭과 유사한 형태로 이번 테스트를 위해 새롭게 제작됐다.
이런 보다 가혹한 조건에서 실시된 테스트는 충돌 후 차량 내 탑승자 공간이 얼마나 잘 유지됐는지, 운전석과 운전석 뒷좌석에 배치된 더비의 부상 정도, 에어백 형태와 여성과 어린아이의 피해 정도 등으로 나눠 결과를 산출했다.
새로운 조건에서 대부분 차량에 탑승한 더미는 이전보다 골반과 가슴 부위에 피해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고 B필러 강성이 특히 약해진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다. IIHS는 향후 완성차 업체는 B필러에 대한 충격을 견딜 방안을 모색해야 될 것으로 경고했다. 한편 IIHS는 이번 새롭게 보강된 측면 충돌 테스트를 2023년부터 실제 차량 평가에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