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기업 진출에 수출 중고차도 휘청 "선진형 관리 시스템 필요"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21.10.10 09:42
  • 수정 2021.10.10 09:45
  • 기자명 김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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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내수 중고차 시장은 380만 대를 넘고 있으나 실질적인 소비자 거래는 약 260만대 정도이다. 시장 규모는 약 30조원으로 신차의 1.3배가 넘는다. 허위 미끼매물, 허위 당사자 거래문제, 성능점검 미고지 문제 등 아직 후진적이고 낙후되어 있는 문제는 크나 그래도 최근 성장과 더불어 투명성이 개선 중이다. 최근 완성차 진출 문제로 고충을 안고 있으나 균형과 투명성, 형평성 측면에서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수출 중고차 분야는 매우 낙후해 있다. 아예 수십 년 전 최악의 상태 그대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대지에 뿌려져 있는 수출 중고차 상태는 엉망이고 최소한 진단평가도 없으며, 수출 가격도 선진국 대비 매우 낮은 것이 현실이다. 연 평균 수출 중고차는 약 40만 대 정도지만 작년은 코로나로 30만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코로나가 약화하면 앞으로 더욱 많은 중고차가 수출될 전망이다. 

따라서 수출 중고차 선진화가 중요한 시점이 왔다. 국내 수출 중고차 가격은 일본의 절반에 불과하다. 제 값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진단평가와 더불어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관리된 수출 중고차 시스템이 필요하고 체계적인 상품화 과정으로 제값과 물량을 늘려야 한다. 앞으로 노력 여하에 따라 수출 중고차는 100만대 이상, 4조원 이상 시장으로 늘릴 수 있다. 수출 중고차 부품까지 연동하면 새로운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수출 중고차는 정부조차 관심을 갖지 않는 갈라파고스 시장이다. 국내 자동차 애프터마켓 중 가장 낙후된 시장이기도 하다. 또 수출 중고차는 통상 분야 이다보니 내수 중고차를 담당하는 국토교통부 소속도 아니다. 이전 외교통상부에서 담당을 했지만 무늬뿐이었다. 통상 분야가 산업부로 합치면서 현재로는 산업통상자원부 소속이 됐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를 통한 수출 중고차 선진형 개선 노력이 진행되고 있으나 워낙 불모지이고 체계적인 연구와 활성화에 대한 정책 지원 등이 여전히 미흡하다.

우선 수출 시장 파악과 문제점은 물론 한국형 선진 수출 모델을 위한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수출 중고차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활성화할 수 있는 조직이 없어 한계점에 도달했다. 수출 중고차를 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성장 동력을 구축하고 하나하나 선진 모델을 부가하는 노력이 필요한데 이를 위한 중심점이 될 수 있는 매개체가 요구된다는 뜻이다. 

최근 이러한 선진화를 위한 단체가 구성됐다. 사단법인 '한국수출중고차협회(KEUCA)'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단체로 설립돼 수출 중고차 발전을 위한 본격적인 행동을 시작했다.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드는 11월 이후 경제 활성화 움직임이 확산하면 사단법인 창립 기념 수출 중고차 발전 세미나를 시작으로 수출 중고차 산업 성장을 위한 시작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협회는 앞으로 할 일이 많다. 우선은 내수 중고차와 수출 중고차를 연관해 질 좋은 차를 수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또 수출 중고차 성능점검 모델 구축, 글로벌 지역에 맞는 플랫폼 구축, 국산 중고차 우수성을 글로벌 시장에 알리는 홍보와 캠페인, 산업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높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고민도 많다. 전체적인 수출 중고차 분야의 선진 시스템 구축은 당연하지만 최근 대기업 진출로 기존 영세업자 몰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내수 중고차에 대한 완성차 진출을 두고 말이 많은데 수출 중고차 분야 대기업 진출은 아직 시기상조로 보인다. 협회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는 이유다. 

현재 수출 중고차는 약 90% 이상이 인천에 몰려 있다. 그러나 선진형 수출 단지 조성에 애를 먹고 있으며 평택과 군산 등에 거점을 고민하고 있어 지역적 우선권을 쥐려는 움직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와 같이 한국수출중고차협회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와 임무가 막중하다. 협회가 제대로 자기 역할을 한다면 수출 중고차 산업은 우리 미래 먹거리로 성장할 수 있다.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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