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면 '깜깜이' 후방 와이퍼없는 아이오닉 5, 왜 필요한지 공기역학으로 규명

  • 입력 2021.09.30 09:57
  • 수정 2021.09.30 10:02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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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해치백, 왜건 같은 차종에 통상 적용되는 후방 와이퍼를 없앤 현대차 아이오닉 5가 '큰 실수'를 했다는 것이 입증됐다. 아이오닉 5는 단순히 미적 완성도를 높인다는 이유로 와이퍼 대신 윙 타입 스포일러에 구멍을 냈다. 이 구멍을 통과하는 바람을 이용해 빗물이나 오염 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 현대차 설명이다.

그러나 아이오닉 5는 저속 주행은 말할 것도 없고 우천 시에는 후방 시야가 전혀 확보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속출했다. 심지어 후진할 때 요긴한 후방 카메라가 보이지 않아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런 지적에도 현대차는 리어 스포일러 구조가 오염물이나 빗물을 씻겨 내도록 설계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지만 정반대 실험 결과가 공개됐다.

자동차 벤치마킹 전문업체인 A2MAC1가 에어로다이내믹 전문 테스트 업체인 에어 셰이퍼(AirShaper) 3D 시뮬레이션으로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루프를 따라 흐른 와류가 리어 글라스 표면이 아닌 스포일러 상부 쪽으로 흘러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미지 출처=AirShaper
이미지 출처=AirShaper

완만한 곡선을 가진 유리 표면을 타고 바람이 지나가야만 오물이나 빗물을 제거할 수 있지만 그런 효과를 전혀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실험으로 입증된 것이다. 에어 셰이퍼 관계자는 "루프와 리어 윈도 사이 단차가 공기 흐름을 막으면서 와이퍼와 같은 역할을 하지 못한다"라며 "현재 구조상 아이오닉 5에는 리어 와이퍼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국토부 자동차 리콜센터 게시판에도 현대차가 윙 타입 스포일러를 장착해 후방 윈도에 물방울을 제거하기 때문에 와이퍼가 필요 없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주행에선 물방울이 거의 사라지지 않아 사고 발생 위험이 크다는 불만을 호소하는 글이 자주 나오고 있다.

인터넷에도 발수 코팅과 필름, 별도 후방 카메라 부착 등 다양한 방법을 써봤지만 효과가 없다는 주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후방 시야는 일상 주행뿐 아니라 후진과 주차, 특히 악천후에 차량 안전에 반드시 확보돼야 하는 만큼 현대차는 아이오닉 5 리어 와이퍼 대책 마련과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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