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리먼 사태' 헝다 그룹, 전기차 직원 급여 중단하고 납품사는 이탈 

  • 입력 2021.09.24 10:45
  • 수정 2021.09.24 11:52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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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 그룹(Evergrande)이 357조원 규모의 부채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중국판 리먼 사태'로 번질 우려가 제기되며 글로벌 금융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헝다 그룹이 자회사의 전기차 부문 일부 직원의 급여를 지급하지 않았고 납품업체에 줘야 할 대금도 주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블룸버그 등 외신은 최근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헝다 그룹은 상하이와 광저우에 위치한 공장에서 전기차 시험 생산 일정을 취소하며 내년 대량 생산 및 판매에 대한 가능성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헝다 그룹은 전기차 부문 직원 급여를 매월 초와 20일 두 차례에 걸쳐 지급해 왔으나 중간 관리직의 경우 이달 20일 이후 급여를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일부 납품업체의 경우 대금 지급이 늦어지자 지난 7월부터 상하이와 광저우의 파견직 근로자를 철수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헝다 전기차 부문 내부 관계자는 "파견직 근로자의 경우 생산 장비를 조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전문가들로 구성됐는데 이제 그들이 없기 때문에 장비에 익숙하지 않은 내부 직원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 결과 매일 소량의 시험용 차량만 제작된다"라고 말했다. 

헝다 그룹 전기차 부문은 지난달 실적 보고를 통해 단기적으로 추가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자동차 생산 일정을 늦출  수 밖에 없다고 언급하고 올 상반기 48억 위안, 한화 약 8700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선전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헝다 그룹은 허난성 출신 쉬자인(許家印) 회장이 1998년 설립 후 2000년 중반 광둥성의 부동산 호황과 맞물려 사업을 지속 확장해 왔다. 그리고 지난해 기준 중국 건설사 중 자산규모 1위를 차지할 만큼 규모를 늘려며 사업 영역에서도 헝다부동산을 비롯해 헝다헬스케어, 헝다하이테크, 헝다자동차 등으로 다각화를 시도했다. 

이들 중 헝다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7월 기존 헝다헬스케어에서 헝치 NEV로 사명 변경 후 신규 출범하고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전기차와 리튬전지, 파워트레인, 커넥티드카 연구 개발 및 생산 판매에 주력해 왔다. 또한 헝다자동차는 지난 4월 상하이 모터쇼를 통해 헝츠(Hengchi) 브랜드로 9대의 신규 전기차를 선보이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2035년까지 연간 500만대 생산 목표를 제시해 왔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투자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파산 위기에 몰린 헝다 그룹 회생을 위한 직접 지원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며 행정적 지원 등을 통한 '질서있는 디폴트'를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 공산당은 '공동부유' 정책을 천명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경제 전반의 부채 감축과 함께 부의 불균형을 없애겠다는 기조를 강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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