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 번 나면 끄기 힘든 전기차 '불' 배터리 근본 문제 해결 방법은?

김필수 자동차연구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21.09.05 08:48
  • 수정 2021.09.05 08:50
  • 기자명 김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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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올해 글로벌 시장 예상 판매 대수가 500만대에 이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전기차 누적 대수는 지난해 10만대에서 올해 20만대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이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를 속속 출시하면서 가속이 붙으면 국내 시장 점유율은 상상 이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2025년 연간 글로벌 수요는 1000만대로 예상한다.

문제는 전기차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어두운 부분도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기차 급발진, 화재, 침수지역 감전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가장 걱정되는 것이 전기차 화재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내연기관차 화재는 매년 5000건에 이른다. 자동차 등록 대수가 약 2500만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0.02%로 적지가 않다. 전기차 화재는 어떻게 대응하고 해결해야 하는 것일까? 

전기차가 증가하면 화재 사고도 늘겠지만 문제는 배터리다.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 약 40%를 차지하는 고부가가치 부품이다. 그러나 배터리 안정성은 아직 완벽하지가 않다. 현재 기술로 가장 진보한 것으로 평가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다른 것보다 에너지밀도가 높고 부피와 무게에도 장점이 있어 상당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배터리 열 폭주 현상으로 전소된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열 폭주 현상은 한번 불씨가 붙으면 어떠한 소화제를 사용해도 진화가 쉽지 않을 만큼 강력하다. 이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압력이나 충격이 가해지면 화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기차 안전성에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해 발생했던 현대차 코나 전기차, 최근 GM 볼트 전기차 리콜 모두 배터리 화재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테슬라 전기차 화재를 진화하는데 약 8시간 동안 소방대원 7명이 11만ℓ나 되는 소화수를 사용했다고 한다. 미국 가정이 약 2년간 사용하는 양이라고 한다. 내연기관차 평균 진화 시간은 약 50분~1시간, 사용되는 물은  약 1000~1100ℓ 정도이다. 즉 전기차 불을 끄는데 내연기관 100배 이상 물을 사용하는 셈이다. 전기차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모되는 자원과 인력이 두렵게 느껴지는 이유다. 

애플이 오는 2024년에 '애플카'를 만들겠다고 선언해 관심을 끈 적이 있다. 이때 자율주행 전기차 배터리를 에너지 밀도는 떨어지나 화재 등 열에 상대적으로 강한 리튬인산철을 사용하겠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점을 고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예 열에 강한 리튬 인산철을 사용하고 떨어지는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하여 모노셀 형태로 애플이 직접 배터리를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애플 구상은 그러나 미·중 간 경제 갈등으로 중국산 리튬인산철 배터리 사용이 사실상 어려워진듯하다. 따라서 전기차 화재에 대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더 큰 문제점에 봉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하이니켈 배터리 등은 상용화에 아직 많은 시간이 요구된다. 따라서 리튬이온 배터리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현재 전기차가 해결해야 할 1순위 과제다.

전기차 배터리 화재 해결이 난제로 떠오르면서 셀 내부 등에 마이크로캡슐을 이용해 화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등 다양한 예방책이 연구되고는 있다. 국내에서도 이를 활용한 국내 원천기술 확보에 성공한 스타트업이 있다. 앞으로 이 배터리 화재를 예방하고 이를 해결하는 것이 전기차 보급에 핵심적이고 중대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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