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아이오닉과는 다른 기아의 맛' EV6 롱레인지 GT-라인 4WD
[시승기] '아이오닉과는 다른 기아의 맛' EV6 롱레인지 GT-라인 4WD
  • 김훈기 기자
  • 승인 2021.08.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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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내연기관차에서 플랫폼과 엔진을 비롯한 파워트레인 공유의 의미는 소위 말하는 '껍데기만 다른 차'로 치부되며 사실상 평가 절하 요인으로 꼽혀왔다. 이런 까닭에 현대차보다 늘 반 박자 늦게 신차를 출시하던 과거 기아차 제품들은 디자인 차별화 빼고는 사실상 현대차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취급을 받았고 대표적으로 아반떼와 K3, 쏘나타와 K5, 투싼과 스포티지 등의 관계가 성립됐다.   

하지만 화석연료에서 전기로 에너지 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순수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모터를 비롯해 다수의 부품이 글로벌 업체 사이에서 나눠 쓰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심지어 일부에선 자동차의 뼈대라 할 수 있는 플랫폼까지 빌리고 사서 쓰는 관계에서 관점은 변화된다. 이제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비중이 확대되고 디자인과 콘셉트에 대한 그리고 얼마나 세심한 세팅과 검증의 노하우를 지녔는지 등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최초 타이틀을 '아이오닉 5'에게 내준 기아 'EV6'는 내연기관 시절보단 덜 서럽다. 기아의 젊고 생동감 넘치는 이미지는 새로운 영역의 전기차와도 잘 어울리고 변화되는 디자인 트렌드를 누구보다 빠르고 과감하게 신차에 접목하던 노하우를 순수전기차에 반영할 수 있었다. 이제 콘셉트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디테일 싸움이다. 

앞서 경험한 아이오닉 5가 금수저 출신 모범생 느낌이라면 EV6는 이와는 반대되는 재기발랄한 막냇동생 처럼 다가온다. 전에 없던 개성 넘치는 외모에 특출난 운동신경 알고 보면 감춰진 매력이 더 많아 보이는 그런 이미지를 전달하고 실제 시승에서도 아이오닉 5와 다른 맛을 드러냈다. 

사전 계약에서 이미 성공은 예고됐다. EV6는 첫날 2만1000여대를 시작으로 3만대가 넘는 예약대수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끌어냈다. 이미 친숙한 '포니' 오마주를 끌어오며 파격적으로 등장한 아이오닉 5 출시 후 낯선 디자인과 차명으로 선보였지만, 소비자는 새로운 기아 브랜드와 그들이 야심 차게 내놓은 EV6에 뜨거운 호응을 보냈다. 첫 공개 당시 정지상태에서 100km/h 도달까지 3.5초의 슈퍼카급 성능 또한 큰 관심을 받았다. 전기차를 처음 접하는 대중들에게 이런 부분은 기대감으로 이어진다. 

또한 순수전기차 구매에 있어 가장 큰 체크 항목인 완전충전시 최대 주행가능거리에서도 EV6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EV6는 77.4kWh 배터리를 장착한 롱레인지 기준 475km로 산업부 인증을 완료하고 58.0kWh 배터리를 탑재하는 스탠다드 모델은 370km로 주행거리 인증을 기록했다. 물론 이들은 2WD, 19인치 휠 기준이며, 롱레인지 모델의 경우 20인치 휠과 4WD 시스템을 선택할 경우 주행가능거리는 403km로 감소한다. 하지만 일부 프리미엄 수입 전기차의 경우 해외 기준과 달리 국내 인증에서 무참하게 하락하는 데이터를 감안하면 꽤 만족스러운 수치임에는 분명하다. 

일단 EV6 차체 크기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680mm, 1880mm, 1550mm에 휠베이스 2900mm를 보인다. 같은 E-GMP 플랫폼에서 제작된 아이오닉 5와 비교하면 전장이 EV6가 45mm 길지만 전폭과 전고는 각각 10mm, 55mm 좁고, 낮다. 여기에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의 경우 100mm 정도 차이를 보인다. 확실히 실내는 아이오닉 5가 압도적이다. 다만 휠베이스만 놓고 보면 모하비가 2895mm로 EV6가 5mm 더 길고, 전장은 스포티지보다 20mm 길고 쏘렌토와 비교해 130mm 짧다. 기존 내연기관차에 대입하면 준중형 차급에서 대형차 수준 실내가 확보된다는 의미다. 

EV6 외관 디자인은 최근 출시되는 기아의 신차 디자인 트렌드가 고스란히 반영했다.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 United)' 서로 상반되는 이미지를 결합해 새로운 느낌을 전달한다는 의미다. 앞서 출시된 신형 스포티지와 K8과 궤를 같이한다. 전면부는 살짝 쐐기형 헤드램프가 인상적이다. 또 하단 범퍼는 다양한 디테일이 삽입되고 액티브 에어 플랩 기능도 더해졌다. 전반적으로 공기저항을 최소화한 디자인이 적용됐다. 

측면은 사이드 하단에서 후면 휠하우스를 관통해 테일램프까지 이어진 캐릭터 라인을 통해 스포티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차량 루프가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C 필러 디자인도 독창적이고 도어 손잡이는 히드 타입을 적용했다. 호불호가 나뉘는 아이오닉 5 디지털 사이드 미러는 적용하지 않았다. 후면부는 스포일러를 테일램프와 통합하고 루프에는 윙 타입 스포일러가 더해졌다. 살짝 해치백 느낌도 들지만 하단 범퍼가 매우 두툼하고 테일게이트 위치와 램프 디자인 등 이전 내연기관차에서 볼 수 없던 매우 독특한 모습이다. 특히 좌우측 램프를 하나의 유선형 라인으로 연결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EV6 실내는 전반적으로 매우 심플한 느낌을 전달한다. 전기차답게 곳곳에 재활용 소재를 적극 활용한 부분도 눈에 띄고 여유로운 공간감과 곳곳에 다양한 수납공간이 마련됐다. 앞서 K8과 신형 스포티지에서 만났던 각각 12.3인치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를 연결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탑재되고 공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묶은 터치 방식 조작계도 확인된다. 이들은 앞선 시승에서 모두 매우 만족스러운 사용감을 보인 바 있다. 

센터콘솔과 전자식 다이얼 변속기는 신형 스포티지와 많이 닮은 모습이다. 흥미롭게도 시동 버튼을 앞쪽으로 빼놓은 부분이 이색적이고 또 그 위쪽으로 시트 통풍과 열선 등의 기능을 넣은 것도 재밌는 구성이다. 스티어링 휠 디자인은 K8과 유사한 형태다. 다만 패들 시프트는 회생 제동을 조절하는 기능으로 바뀌고 총 6가지로 제동 단계를 조절할 수 있다. 가장 강력한 4단계에서는 가속 페달만 사용하는 원-페달 주행이 가능하다. 

이 밖에 EV6 실내는 기본 520리터의 트렁크 공간과 2열 시트 폴딩 시 최대 1300리터의 적재 공간을 제공한다. 또 전기차 특성상 전방 후드 안쪽에도 추가 수납공간 또한 사용할 수 있다. 2열은 확실히 무릎 공간이 E-GMP 플랫폼을 활용한 이유로 꽤 여유롭고 머리 위 공간은 주먹 한 개 반 정도 여유가 있다. 외관 디자인 특성상 살짝 낮은 느낌도 있지만 가운데 센터 터널이 없고 좌우측과 앞쪽 개방감이 높아 답답함은 덜하다. 

EV6 파워트레인은 롱레인지 기준으로 2WD 모델이 229마력, 4WD는 325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최대토크는 각각 35.7kg.m, 61.7kg.m을 나타내며 공차중량은 2WD 19인치 휠, 빌트인 캠 미적용 기준 1930kg, 4WD 20인치 휠은 2055kg을 보인다. 앞서 언급했듯 77.4kWh 배터리를 장착한 2WD 19인치 롱레인지 기준 완전충전시 주행가능거리는 복합 475km, 도심 528km, 고속  411km를 기록했다. 전비는 복합 기준 5.4km/kWh로 아이오닉 5의 5.1km/kWh 보다 소폭 향상됐다. 

도로 위 EV6 실제 주행 느낌은 최신 기아의 첨단 편의 및 안전사양이 모두 탑재되어 순수전기차의 이질감이 덜한 편이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스티어링 휠 뒤편으로 마련된 패들 시프트를 사용해 회생제동시스템을 단계별로 설정할 수 있는 부분이 흥미롭다. 오토 설정의 경우 경쟁 전기차에 비해 회생제동시스템 사용이 적극적인 모습. 전기차 특성상 한정된 배터리를 효율적으로 운용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다만 이 부분에서 전기차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낯선 경험을 전달할 수 있는데 다행히 회생제동시스템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레벨 0 단계가 가장 내연기관차에 가깝고 1단계부터 회생제동이 약간씩 느껴지며 가장 강력한 레벨 4 단계에서는 가속페달만 사용하는 아이 페달 기능 등으로 이뤄져 상황과 운전 패턴에 따라 선택 가능하다. 

무엇보다 EV6는 스티어링 휠 반응이 굉장히 예리한 느낌이다. 특히 운전대 안쪽에 위치한 주행모드는 에코, 노멀, 스포츠, 길게 누르면 스노우 설정까지 가능하고 이들 중 스포츠 모드에서는 동일한 가속페달 양에서도 굉장히 매끈한 전기차 특유의 소음이 발생하지 않는 가속감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또 의외로 껑충한 외관 디자인임에도 커브길 롤링이 적고 이때 역시 스티어링 휠 조향감이 만족스럽다. 승차감은 각 주행 모드에 따라 큰 변별력을 찾을 수 없었다. 전반적으로 살짝 딱딱한 세팅이다. 스포츠 모드를 제외한 노멀과 에코 모드에선 편안한 쪽에 가깝고 다만 요철과 과속 방지턱에선 시트로 충격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흥미로운 부분은 공차 중량이 2톤 가까이 되지만 그 무게감을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굉장히 산뜻한 출발과 저속은 물론 중고속에서도 일관된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또 코너링에서 앞뒤 무게 배분이 잘 이뤄진 부분도 확인할 수 있다. 이밖에 충전이나 V2L 관련된 것들은 앞서 출시된 아이오닉 5와 동일한 사양을 보인다.

기아 EV6 판매 가격은 스탠다드 모델이 4730만원~5155만원, 롱 레인지 5120만원~5595만원, GT-Line 568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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