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 기아 내수 역전을 바라보는 현대차 "7월이 끝, 실속도 없다"

  • 입력 2021.08.23 12:00
  • 수정 2021.08.23 12:05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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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현대차를 제친 건 2016년에도 있었다. 기아는 2016년 4월 이후 월간 판매량에서 현대차를 앞섰다. 조건이 붙기는 했다. 2015년부터 브랜드를 따로 보기 시작한 제네시스를 제외하고서다. 2000년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기아가 현대차를 앞선 건 그때가 처음이다. 

올해 상반기 기아 신차 판매량이 다시 현대차를 앞서면서 주목을 끌었다. 기아는 24만6341대, 현대차는 23만378대를 팔았다. 2000여대 아래였던 2016년보다 편차가 컸다. 지난 7월에도 기아가 1만대가량 더 팔았다. 물론 이것도 제네시스와 상용차를 뺀 계산이다.

기아와 현대차 내수 순위는 늘 당연한 것으로 이어져왔다. 그러니 기아가 현대차를 제쳤다는 것은 누구나 관심을 가질만한 뉴스다. 형만한 아우, 지각변동이라는 등 제목이 쏟아져 나왔다. 올 3월, K8이 뒤집으면 현대차와 기아 내수 순위가 역전될 것이라는 칼럼을 쓴 기억도 있다.

8월 예상 실적을 묻던 중 그런 얘기가 나왔는데 현대차 관계자는 대수롭지 않은 반응이다. 그는 "제네시스를 별개 브랜드로 보고 스타리아를 소형 승용차로 분류해도 내실을 보면 다른 그림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얘기다. 승용차 기준, 현대차와 기아 내수 판매 모델은 각각 13종, 15종이다. 제네시스, 포터나 봉고, 버스와 트럭 또 스타리아를 포함한 상용차를 제외하고서다. 

올해 7월까지 승용 모델 누적 판매량은 현대차가 26만3231대, 기아는 28만6220대를 기록했다. 총 판매량에서 기아가 앞 선 것은 분명하지만 모델 한 개당 평균 판매량을 보면 내실이 떨어진다. 현대차는 전체 모델 한 개당 평균 판매량이 2만249대, 기아는 1만9081대다. 기아가 내수 판매량에서는 앞서고 있지만 이는 팔 수 있는 모델수가 많았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주장이다.

더 깊게 들어가면 현대차 우세는 더 견고해진다. 소형차가 사라진 세단(해치백 포함) 경쟁에서 현대차는 약 4만대(1월~7월 누적 기준)를 앞서 있다. 같은 기간 RV 경쟁에서 2만대 뒤져 있는 것을 만회하고 남는 수치다. 현대차는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로 세단 경쟁을 했다. 반면 기아차는 경차 포함 7개 모델을 팔고 있다.

RV도 속 사정이 다르지 않다. 현대차는 7개로 판매를 중단한 쏘울과 스토닉을 뺀 기아 6개보다 많아 보인다. 그러나 넥쏘가 수소 전기차고 아이오닉 5는 이제 막 팔기 시작했으니까 사실상 5개 모델로 경쟁한 셈이다. 스타리아를 카니발과 같은 RV 차종으로 분류하면 '순위 역전'도 없다. 

제네시스 브랜드를 포함하면 올해 누적 판매량에서 현대차는 기아보다 10만대 이상을 더 팔았다. 8월에는 제네시스를 빼고도 엄두가 나지 않을 격차가 날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7월에 이어 내수 시장 전반이 어려운 상황으로 이어지겠지만 쏘나타와 그랜저, 투싼, 하이브리드가 가세한 싼타페가 제 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했다. 뭘 빼고 더하지 않아도, 모델 수가 몇개고 따질 필요도 없다고 자신했다. 억지스럽게 꿰 맞춘 기아 내수 1위는 7월로 끝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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