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제네시스 eG80 '427km 달리는 최초의 국산 프리미엄 순수전기차'

  • 입력 2021.07.09 08:00
  • 수정 2021.07.09 10:45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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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브랜드가 첫 순수전기차로 선보인 'G80 전동화 모델(ELECTRIFIED G80, 이하 eG80)'은 앞서 출시된 현대차 아이오닉 5, 기아 EV6와 달리 기존 내연기관차의 파생 모델이다. 즉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사용하지 않았고 섀시를 비롯해 대부분 장비가 가솔린과 디젤 엔진에 맞춰 시작되고 개발됐다는 의미다. 

이런 G80를 순수전기차로 변환하는 과정은 아마도 이전보다 많은 고민과 갈등의 순간을 경험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외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는 상황과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순수전기차 분야에서 신차를 선보이는 입장에서 E-GMP를 사용하지 않은 과거 방식의 전기차 선택에는 많은 것들이 고려됐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 결정에는 브랜드 내 G80가 차지하는 의미가 그 많은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강조한다. 떠올려 보면 G80는 2015년 11월 제네시스가 단일 브랜드로 독립하기 이전부터 존재했으니 '최초 전기차' 타이틀에 대한 애착이 일부분 수긍된다. 

이런 배경 속 출시된 eG80에는 당연히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서 탄생한 것들과 비교해도 부족함 없는 성능이 필요했을 것이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선택은 eG80에 87.2kWh 고전압 배터리를 차체 바닥에 설치하고 전륜과 후륜에 1개씩 총 2개의 전기 모터를 더한 것. 이 결과 최대 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71.4kg.m을 발휘하는 내연기관 G80 가솔린 3.5 터보와 비교해도 출력은 10마력 낮지만 토크에서 26.4kg.m 높은 수준의 모델이 탄생했다. 

또 순수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완전충전시 최대 427km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하며 G80 3.5 가솔린 터보의 연료탱크 용량(73ℓ)과 복합연비(9.2km/ℓ)를 단순 계산해도 약 60%를 채우고 달리는 수준의 효율성까지 만족시켰다. eG80의 정지상태에서 100km/h 도달까지 순간 가속력은 4.9초로 대비기량 내연기관차 수준이고 초급속 충전기에서 22분 내 10%에서 80%까지 충전 가능한 스펙은 경쟁모델과 비교해도 아쉬움이 없어 보인다. 

그동안의 순수전기차가 극단적 주행가능거리 늘리기에 치중하며 주행성능에서 일부분 아쉬움을 나타냈다면 eG80의 경우 다양한 첨단 장비가 더해져 안정적이면서도 운전의 즐거움 또한 만날 수 있다. 해당 모델에는 전륜에 모터와 구동축을 주행상황에 따라 분리하거나 연결할 수 있는 디스커넥터 구동 시스템을 탑재해 2WD와 AWD 구동 방식을 자유롭게 전환함으로써 불필요한 동력손실을 최소화하고 주행 효율성을 높였다. 주행 모드와 노면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변환되는 해당 기능은 에코와 컴포트 모드에서 후륜구동 기반으로 스포츠 모드에서 AWD 방식을 기본 세팅으로 구성한다. 

또한 강력한 동력성능을 뒷받침하는 우수한 제동성능과 전기차에 특화된 충돌 안전성도 eG80의 특징이다. eG80에 적용된 통합형 전동식 부스터는 우수한 제동 응답성으로 최적의 제동감은 물론 높은 회생 제동량을 통한 전비 증대 효과도 갖췄다. 이와 함께 전륜 콘티넨탈 모노블럭 캘리퍼와 후륜 대구경 브레이크 디스크를 기본화해 안정적인 제동력을 확보했다. 

전기차의 경우 워낙 조용하지만 해당 모델에는 능동형 소음 제어 기술인 ANC-R이 적용되어 더욱더 부드럽고 정숙한 승차감도 나타낸다. 해당 기능은 노면 소음을 분석해 스피커에서 반대 위상의 소리를 송출하며 더욱 고요한 실내 환경을 제공한다. 또한 카메라와 내비게이션 정보를 통해 노면 정보를 인지해 서스펜션 감쇠력을 제어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신형 K9에 이어 적용되고 커브길에서 도움이 되는 다이내믹 토크 벡터링 기술도 탑재되며 안정성을 높였다. 

eG80 외관 디자인은 G80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전면의 경우 전기차 전용으로 꾸며진 G-메트릭스 패턴 그릴이 새롭게 적용되고 그릴 우측 상단에는 충전구가 위치하지만 경계가 드러나지 않아 전혀 어색하지 않다. 특히 앞서 그랜저, K8을 통해 유사한 모습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경험했다면 전기차 전용이라는 단어가 의아하게 생각될 정도다. 

측면은 제네시스 특유의 2줄 램프에서 비롯된 사이드 스커틀이 보이고 터빈 형상을 모티브로 신규 제작한 19인치 휠이 고급스러움과 멋스러움을 더했다. 후면부는 순수전기차 답게 배기구가 사라진 부분이 눈에 띈다. 또 특이하게 전기차 엠블럼을 따로 두지 않아 전기차에 대한 이질감을 최소화하려는 모습도 확인된다. 

이 밖에 eG80의 경우 선택사양으로 솔라루프도 적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일평균 730Wh의 전력을 충전할 수 있으며 연간으로 환산하면 최대 약 1150km 추가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다만 eG80 같은 경우 솔라루프를 적용하지 않더라도 선루프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없는 부분은 아쉽다. 트렁크는 차체 하단으로 배터리가 탑재되면서 안쪽 깊은 쪽에서 볼록 튀어나온 형상을 띠게 되었다. G80 대비 트렁크 용량은 조금 줄어든 모습이다. 

실내 역시 일반 G80과 거의 동일한 구조다. 다만 가죽의 경우 천연염료를 사용하고 재활용 나무 조각을 이용한 우드 트림이 적용되며 친환경적 이미지를 강조했다. 배터리의 영향으로 실내 시트는 조금씩 높아진 느낌이다. 2열은 물론 1열 좌석도 G80 대비 전체적으로 살짝 올라갔다. 하지만 뒷좌석 무릎 공간의 경우 G80와 동일한 휠베이스가 유지되며 여전히 여유롭고 센터 터널도 낮아졌다. 다양한 전기차 특화 신기술이 대거 적용된 제네시스 eG80의 국내 판매 가격은 8281만원이다. 즉 정부 전기차 구매 보조금 혜택을 50%까지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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