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현대자동차, 기아가 고성능 전기차 개발을 위해 약 10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한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하이퍼가 브랜드 '리막 오토모빌리(Rimac Automobili, 이하 리막)'이 112년 전통의 슈퍼카 브랜드 '부가티'를 인수 합병한다.
현지 시간으로 5일, 리막은 새로운 자동차 및 기술 강국을 만들기 위해 부가티와 힘을 합칠 것이라고 밝혔다. 리막 CEO 마테 리막은 "흥미로운 순간이다. 두 회사의 조합이 서로 완벽한 조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산업 속에서 유연성, 혁신 및 지속가능성은 운영의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크로아티아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들의 합병으로 탄생한 부가티-리막(Bugatti-Rimac)의 지분은 리막그룹이 55%을 차지해 대주주로, 이어 포르쉐가 45% 소유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리막그룹의 지분은 창업자인 마테 리막이 37%, 포르쉐 24%, 현대기아 12%, 나머지 투자자가 27%를 차지하고 있으며 리막과 부가티의 인수 합병은 4분기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부가티와 리막은 인수 합병을 거치게 되지만 별개 브랜드로 운영될 예정이다. 리막 CEO 마테 리막은 "리막과 부가티는 별개 브랜드로 남을 것이며 부가티는 프랑스에서 자동차를 계속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가티-리막의 본사는 크로아티아에 두고 그곳에서 두 브랜드의 주요 부품과 기술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부가티 배터리가 제작되고 있다고 언급하며 전기차 개발에 대한 암시를 남겼다.
포르쉐의 루츠 메쉬케 부회장은 "새로운 회사에 맞는 구조를 찾고 모든 이해 관계자들을 참여시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라며 "18개월 동안 협상이 진행됐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모든 이해 관계자가 이번 합작 벤처를 통해 이익을 얻을 것이고 특히 부가티 고객은 브랜드 미래를 보장받게 되었다"라고 첨언했다.
포르쉐 CEO 올리버 블루메는 "이 합작법인이 부가티 미래에 재정적으로 실행 가능한 사업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높은 수준의 장인 정신과 카리스마를 지닌 차량이 계속 생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 브랜드는 이제 전기 이동성의 시대를 위한 훌륭한 위치에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흥미로운 부가티 모델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업계는 부가티의 향후 라인업이 하이퍼카만이 아닌 제품으로 확대될 것으로 판단했다. 또 일부 매체는 10년 내 순수전기로 구동되는 부가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리막은 2009년 당시 21세 청년이었던 마테 리막이 설립한 회사로, 현재 고성능 하이퍼 전동형 시스템 및 EV 스포츠카 분야에서 독보적 강자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2016년 리막이 개발한 C_One은 400m 직선도로를 빠르게 달리는 경주인 드래그 레이싱에서 쟁쟁한 고성능 전기차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 순식간에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또한 2018년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된 C_Two 역시 1888마력의 가공할 출력을 바탕으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를 단 1.85초 만에 주파하는 성능으로 전세계 언론을 깜짝 놀라게 했다. 여기에 리막은 최고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수 많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고성능 전기차용 부품 및 제어기술을 공동 개발한 풍부한 경험도 확보하고 있으며 현재 고성능 하이퍼 전기차 모델의 소량 양산 및 판매를 위한 막바지 시제품 작업에 돌입했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2019년 리막과 현대차 854억원, 기아차 213억원 등 총 1067억원의 투자를 바탕으로 고성능 전기차 개발을 위한 상호 협력에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