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매달 있는, 아주 흔한 쌍용차 실적 기사에 쏟아진 이례적 반응

  • 입력 2021.07.05 10:3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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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업체는 매달 1일, 전월 자동차 판매 실적을 발표합니다. 모델별로 몇 대를 팔았고 전월과 전년 동월을 비교해 늘고 줄었는지를 보고 이를 통해 시장 변화와 트랜드를 살펴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료이지만 실적 관련 기사에 대한 대중 관심은 상대적으로 덜한 편입니다.

상반기 자동차 실적은 국내 판매는 흐림, 수출과 판매는 맑음으로 마감을 했지만 전체 성과나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코로나 19 확산세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해 잘 버텨준 국내 판매는 4.1% 줄었고 해외 판매와 수출은 지난해 극도로 부진했던 탓에서 나온 기저효과로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빼놓지 않고 정리해야 할 것이 실적 관련 기사입니다. 그런데 상반기, 6월 실적 자료 기사에 대한 반응은 좀 달랐습니다. 다 그런 것은 아니고 쌍용차가 그랬습니다. 오토헤럴드와 같은 전문 매체 유입 경로는 다이렉트보다 포털이나 SNS에 송출한 콘텐츠 조회 건수가 많은 것이 보통인데요.

쌍용차 6월 실적 기사는 다른 브랜드 것들보다 다이렉트 조회 건수가 20배 많았습니다. 포털로 전송된 조회 건수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다른 브랜드 실적 기사 조회 건수보다 200배 이상 많은 것도 있었죠. 포털에 전송한 기사는 노출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하지만 관심도에 따른 자동 편집이라고 하니까 그만큼 대중 관심이 많았다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SNS에서 나타난 반응입니다. 인위적 개입이 가능하지 않은 페이스북을 예로 들면 쌍용차 실적 기사 링크는 수 백 개 '좋아요'와 수십 개 '공유'를 기록했습니다. 관리자가 볼 수 있는 페이지 도달 건수는 수만 개나 됐죠. 별것 아닌 것으로 호들갑을 떤다고 할 수 있지만 단순한 '실적 기사'에 이런 반응은 흔치 않은 겁니다.

쌍용차를 응원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에 우선 놀랐습니다. 힘내라, 언제나 늘 그래왔듯이, 믿을 건 렉스턴 스포츠, 믿는다 등등. 물론 쌍용차 지금 상황이 왜 벌어졌고 어김없이 노조 얘기가 나오는 등 불편한 지적도 있기는 했습니다. 그래도 대부분은 국내 판매가 5개월 만에 처음 5000대를 돌파하고 수출도 늘어 두 달 연속 8000대를 기록했다는 것에 보내는 응원과 격려였습니다.

쌍용차는 또 3개월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요. 지금 처지로 보면 이런 실적은 기적에 가까운 겁니다. 쌍용차는 지난 2월 이후 부품사가 대금 문제로 납품을 거부하거나 경영난으로 부품 공급을 중단하면서 툭하면 공장 라인이 멈추고 있습니다. 법정관리 상태에서 생산마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절대 위기에서 이런 성과를 내는 일이 쉽지 않았을 겁니다.

지난해 부진했던 때와 비교한 기저효과일 뿐,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쌍용차는 절대 가볍지 않은 고객의 격려와 응원을 받고 있습니다. 경기 지역에서 쌍용차 대리점을 하는 최 모 씨는 "망할지도 모른다면서 망설임 없이 쌍용차를 구매하는 고객도 있다"라며 "힘들지만 예전 더 힘든 시기를 보낸 적도 있었다. 반드시 극복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지극히 형식적인 실적 기사에 이처럼 이례적이고 뜨거운 반응이 나왔다는 건 쌍용차를 아끼고 사랑하는 고객이 여전히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겁니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M&A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순수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 신차 개발 일정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많은 사람이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쌍용차 노사 모두가 꼭 염두하고 기억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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