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전도 신호 받고 가게 해 주세요 '교차로 횡단보도 전용 신호등'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21.07.04 09:29
  • 수정 2021.07.04 09:36
  • 기자명 김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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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많이 줄었다. 연평균 4000여 명대에서 최근 3년 3000여 명대로 내려왔다. 작년 교통사고 사망자는 3100여 명이었고 올해는 2000여 명대가 가능할 전망이다. 사망자 수 감소는 음주운전 처벌강화, 어린이보호구역 가중처벌 등 벌칙을 강화하고 강력한 홍보 활동이 큰 역할을 했다. 운전자 의식 변화도 큰 몫을 했다.

안전속도 5030 정책이 안착하면 교통사고는 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아쉬운 부분은 선진형의 자동차 및 교통 문화보다 강제적인 벌칙 조항 강화 등에 따른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이다. 선진국은 무리한 법적 규제보다 어릴 때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반복되는 교육의 효과로 교통사고를 줄이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낙후한 운전면허제도와 어릴 때부터 받는 교통안전교육이 매우 취약한 상태에서 강제적인 법칙 조항으로 사고를 줄이는 효과에 만족하고 있다. 아쉽게도 이런 강제적이고 강화된 벌칙으로 상당한 사망자 수 감소 효과를 보고 있지만 OECD 국가 대비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매우 높은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 더욱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문제는 법적 처벌을 강화하는 일도 한계가 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반복된 선진 안전교육 강화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더불어 교통안전에 중요한 요소는 선진 인프라 구축이다. 다양한 선진 안전시설 강화로 인한 교통사고 감소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교통안전 시설은 물론, 첨단 도로망 구성과 지능형 교통안전 시설로 교통사고를 감소 시켜 나가면 더 확실한 효과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최근 가장 아쉬운 부분은 신호등이 있는 교차로 안전시설이다. 아직 국내 사고 중 약 30% 정도가 교차로에서 발생한다. 인사사고는 물론 다양한 접촉사고가 발생하는 교통안전 사각지대가 바로 교차로다. 교차로에서도 중요한 것이 보행자 안전을 지키는 횡단보도 안전시설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횡단보도 운전 관행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 운전자는 횡단보도 초록불이 깜박거리면 정지선에서 앞으로 나가기 시작하고 인도에 있던 보행자는 아직 초록 불이 깜박거린다며 무리하게 진입하면서 사고로 이어지는 일이 허다하다. 무엇보다 우회전 차량은 횡단보도 상태를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진입하다 보행자를 위협하거나 치기도 하고 뒤에서 직진하려는 차가 경적을 울리면서 다급해지거나 시비가 일기도 한다.

매우 드물게 지금 설치된 횡단보도 신호등은 옆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운전자가 잘 보지 못한다. 그냥 적당히 감으로 횡단보도에 진입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신호등이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운전자에게 아예 보이지 않는 곳도 상당수 있다. 일부 교차로는 횡단보도 전용 신호등을 설치해 우회전 차량에 확실한 신호를 전달하고 있다. 이 경우 직진 차도 우회전 전용 신호등을 보고 기다려주기 때문에 확실하게 안전한 등대 역할을 한다.

하지만 횡단보도 전용 신호등 설치에 비용이 많이 들고 다른 신호등과 혼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기피하는 일이 많다. 그러나 비용이나 혼란보다 전용 신호등 설치에 따른 효과가 더 크다는 점에서 이유가 될 수 없다. 횡단 보도 전용 신호등이 일반화하면 혼란을 가질 운전자도 없다. 문제가 된다면 기존 신호등과 혼동이 되지 않게 확실하게 구분이 가능하도록 설치하면 될 일이다.

이제라도 횡단보도용 전용 신호등 설치는 보행자 사고를 줄이는데 많은 기여를 할 것이다. 또 좌측 차로 직진차량과 사고를 줄이는 데도 분명한 기여를 한다. 사고 감소에 분명한 효과가 있는 만큼 우회전 전용 신호등은 반드시 모든 교차로에 설치해야 한다. 이미 설치된 횡단보도 전용 신호등 사고 감소 효과를 확인한 만큼 서둘러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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