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미래 글로벌 자동차 빅3, 애플 또는 아마존 혹은 삼성과 구글?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21.05.30 09:34
  • 수정 2021.05.30 09:56
  • 기자명 김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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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0여 년간 자동차 산업은 제작사가 지배해 왔다. 그러나 미래 모빌리티는 모든 과학기술이 융합한 제품으로 변화하고 있어 누가 주도권을 가지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3만개 이상 부품이 필요한 내연기관차와 다르게 절반에 불과한 전기차는 전용 플랫폼으로 누구든지 모빌리티 제작에 참여할 수 있다.

여기에 각종 전기·전자 부품과 이를 움직이는 알고리즘인 소프트웨어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업체, 라이다 센서 등 자율주행 핵심 센서 업체도 주도권을 쥐게 될지 모른다는 얘기가 나온다. 글로벌 자동차 제작사가 쉽게 주도권을 빼앗기지는 않겠지만 각종 하드웨어를 제어하는 알고리즘 회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인공지능을 포함한 소프트웨어 회사가 자동차 산업 지배권을 갖고 더욱더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 역시 매우 높다. 누가 됐든 미래 모빌리티 주도권을 쥔 쪽이 미래 사회를 지배하게 될 것이다. 모든 고부가가치가 모빌리티에 있으며 연관 공유 모델을 활용한 비즈니스가 세계를 호령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기업 짝짓기도 활발하다. 이종 간 결합, 적과 동침은 기본이고 누가 누구와 더 많이 섞이는지가 성공의 관건이 되고 있다. 괜찮은 기업이면 인수합병을 통한 움직임이 가장 눈에 띄는 상황이다. 미래 불확실성을 낮추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합종연횡이 일상화된 것이다. 

최근 한미정상회담에서 진행된 각종 경제 모델도 미래 모빌리티 지배권을 높이기 위한 논의였다. 전기차 시대를 지배하기 위해 배터리와 차량용 반도체 등 핵심 산업에 대한 투자와 전기차 라인 신설 등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 핵심 주제가 등장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무엇을 고민해야 할까?

우선 미래 성장 동력을 정리하고 이것을 모두 모으는 작업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구성과 완성도 높은 전기차 제작, 배터리 진보와 경제적 양산 모델 제시는 기본이다. 특히 최근 부족 현상이 심화한 차량용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수급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각 국가, 제작사의 배터리 내재화 움직임과 차량용 반도체 전략물자화와 내재화 움직임에도 대응해야 한다. 우리는 세계적인 배터리 회사 3개가 포진하고 있고 반도체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차량용 반도체 등을 비롯한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아직 초보적인 상태인 만큼 이번 기회에 해결한다는 자세로 정부 지원을 필두로 내재화를 서둘러야 한다. 배터리 시장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연구를 비롯해 주도권을 위기 위한 각종 핵심 원천기술과 전략 확보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 선진국 대비 늦은 자율주행 기술과 라이다 센서 국산화다. 자율주행 기술은 선진국 대비 3~4년 뒤져 있으며 따라서 국내 원천 기술 확보는 중요한 해결과제다. 미래 모비리티 지배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알고리즘 개발, 즉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전문가 양성이 절실하다. 기술도 뒤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일도 낙후돼 있어 가장 걱정되는 분야이다. 

소재와 자원 확보도 서둘러야 한다. 배터리와 반도체 등 각종 장비와 소재 확보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 각종 핵심 소재 8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수입 다변화를 통한 안정된 확보 방안이 필요하다. 국내의 기업 활성화를 위한 선진 인프라 구축과 제도적 안정도 필요하다. 지금과 같이 규제 일변도의 포지티브 정책과 기업을 경영하기 힘든 노사 관계, 정부의 비즈니스 프랜들리 정책이다.

기업 하기 힘든 구조로 변모하고 있는 부분은 개선이 시급하다. 강성노조의 파업이 일상화하고 국내에 공장을 유치해야 경제 활성화는 물론 일자리 창출 등이 해결되는 만큼 이를 위한 기반 조성은 필수다. 정부는 형식적인 관행이 아닌 실질적인 개혁에 나서 줄 것을 요구한다.

우리는 미래 모빌리티 주도권을 쥐기 위한 치열한 경쟁의 시기에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다른 국가 대비 조금 나은 상황으로 보일 수 있으나 보이지 않는 부분이 문제다. 배터리와 반도체,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은 괜찮아 보이나 앞서 언급한 보이지 않는 분야 경쟁력은 경쟁국, 경쟁사 대비 크게 뒤처져 있다. 핵심 요소는 국내에서 해결 가능한 생태계 조성과 글로벌 시장에 대비한 능동적인 대처와 지원체계는 물론 단합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다.

미래 모빌리티 지배권을 누가 쥘 것인지는 향후 5~10년 사이에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도태되느냐 도약하느냐에 대한 갈림길이다. 모두가 함께해야 가능하다. 미래 모빌리티 확보가 대한민국 미래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가까운 미래 글로벌 자동차 시장 빅3에 애플이나 아마존, 혹은 삼성전자가 등장할수도 있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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