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점유율 90%, 5년 뒤 '현대차ㆍ기아'만 살아 남는다.

  • 입력 2021.05.05 10:00
  • 수정 2021.05.05 10:12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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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현대차와 기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기저효과 영향으로 미국 시장 월간 최대 판매기록과 함께 글로벌 판매가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한 가운데 국내 시장에서도 역대 최고 점유율을 나타냈다. 특히 순수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포함 친환경차 시장은 사실상 현대기아가 독점하고 있어 향후 국내 전기차 시장은 물론 자율주행 등 미래차 분야에서도 시장 고유의 다양성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 지난달 판매는 총 63만691대로 전년 동월 대비 76.7% 증가했다. 국내 시장은 6.6% 감소했지만, 해외 판매에서 49만5090대로 134% 급증한 데 따른 결과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해외 판매에서 전년 동월 대비 185.1% 증가한 27만5558대, 120.9% 증가한 19만8606대를 팔아 치우며 코로나19에 따른 기저효과와 미국 시장 판매 상승효과를 증명했다.

문제는 국내 시장에서 현대기아 판매가 완성차 5개사가 존재하는 시장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90%에 육박한 점유율을 기록 중이라는 사실이다. 지난달 국산차 시장이 소폭 감소했음에도 현대차 4월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감소한 7만219대, 기아는 1.5% 증가한 5만1128대를 기록했다. 이들의 올 1월부터 4월까지 국내 누적판매는 43만6835대로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를 모두 합산한 것에 비해 7배를 넘고 점유율에서 88.3%를 나타냈다.

이 같은 일부 브랜드의 판매 쏠림 현상은 향후 신차 개발 및 미래차 투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현대기아 외 국내 외국계 3사는 내연기관 신차 개발은 물론 전동화 모델에 대한 엄두조차 못 내고 있는 악순환이 펼쳐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더욱 강력해진 배출가스 기준과 환경 문제에 대응하고 미래 전동화 산업 그리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새로운 비전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외국계 3사는 더욱 소외되는 분위기다.

현재 국내 친환경차 시장은 사실상 현대기아가 독점적 지위를 발휘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4월 기준 국내 시장에 판매된 순수전기차, 하이브리드, 수소차 등 친환경차 판매는 총 2만157대로 전년 동월 대비 35.3% 증가를 나타냈다. 올 1월부터 4월까지 누적 판매만 놓고 보면 현대기아 점유율은 98.9%에 이르는 시장이다.

현대기아를 제외하면 국내에서 제작해 판매되는 친환경차는 2019년 10월 부산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한 르노 트위지 외 전무한 상황이다. 이런 환경에서 국내 전기차 산업과 자율주행을 비롯한 미래차 관련 산업이 얼마만큼의 다양성을 펼칠 수 있을지 그리고 향후 전기차 시장이 본격화되는 시대에서 국내 완성차 5개사의 건전한 경쟁이 여전히 펼쳐질 수 있는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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