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ㆍBMW' 프리미엄 위치 흔들, 전기차에 밀린 내연기관 가치 하락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21.05.02 08:52
  • 수정 2021.05.02 09:13
  • 기자명 김필수 교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현대차 그룹 중국 점유율이 줄어드는 현실에서 제네시스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일이 가장 중요하고 미래를 지향하는 스토리 텔링을 통한 지속적인 차별화가 중요할 것이다. 자동차를 비롯한 프리미엄 브랜드는 고부가 가치가 가능하고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현대차 그룹 입장에서는 현대차와 기아라는 일반 대중 브랜드로 규모의 경제를 취하고 프리미엄 브랜드로 이윤을 극대화하는 투 트랙 전략이 절실한 사정이다. 벤츠와 BMW가 전통적인 제조업이면서도 다른 글로벌 제작사와 달리 두 자릿수 이윤이 가능한 부분도 바로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가장 큰 꼭짓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자동차 산업, 그러니까 미래 모빌리티 산업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과거 기계제품 개념에서 완전히 다르게 변모하고 있다. 

전기차 같은 무공해차와 자율주행 개념이 여기에 포함돼 있고 이를 응용한 공유 모델을 통한 비즈니스 모델 등 다양성과 혁신성으로 경쟁하는 시대가 됐다.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존 제작사가 누려왔던 ‘슈퍼 갑’ 위치도 흔들리고 있다. 특히 전기차는 부품 수, 모듈화로 기존 수직·하청 구조가 아닌 수평·동등 구조다. 내연기관 중심 산업 판도 전체가 새로운 구도로 전환하고 있으며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물론 모든 글로벌 제작사들이 기존 수직 구조를 유지하려고 하고 있으나 지금 흐름으로 봐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만큼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다는 뜻이고 이를 유지하기 위한 합종연횡, 적과 동침, 이종 간 결합, 새로운 짝짓기 등 누구와 손을 잡고 융합하며 힘을 쏟느냐가 미래 생존력을 이어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됐다. 

무엇보다 벤츠나 BMW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나 벤틀리 등 럭셔리 브랜드 등이 지난 130여년 역사를 앞으로도 이어 갈 수 있을지 가장 고민이 깊다. 디자인과 앰블럼, 고성능, 가격 등 모든 면에서 프리미엄은 대중 브랜드와 다른 점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배경에는 기본적으로 엔진과 변속기라는 특화된 원천기술이 바탕이 됐다. 즉 지금까지 내연기관차로 누려왔던 프리미엄 브랜드 위치가 흔들거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내연기관은 엔진 출력과 운전자를 짜릿하게 하는 중저음과 진동, 여기에서 느낄 수 있는 운전의 맛은 물론 고급스러운 실내와 각종 기능 등 다양한 특성이 어우러져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차별성을 완성해 경쟁했다. 그러나 전기차 등이 본격 등장하면서 내연기관차가 가진 고성능 특성과 정숙성은 물론 더 강력한 성능과 차별화된 특성이 나타나고 있다. 특화된 내연기관의 장점을 이미 전기차가 섭렵하고 대중화된 특성으로 변모시키고 있기도 하다.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와 모델은 테슬라와 모델S와 모델X를 떠 올릴 수 있다. 최고급 브랜드로 인식돼 세계 곳곳에서 주목을 받고 있고 보조금을 받지 않아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테슬라는 이미 신성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고 그 입지가 더욱더 단단해지고 있다. 그러나 벤츠와 BMW 등 기존 내연기관 기반 브랜드는 전기차 세계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 전기차 판매는 극히 미미하며 엠블럼과 브랜드가 가진 가치마저 무안해질 지경이다. 도리어 일반 대중 브랜드 전기차가 더 강력한 성능과 상품성을 보여주고 있다. 아무런 차별화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가격만 비싸다가는 부정적인 특성까지 나타나면서 외면을 받고 있다.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브랜드 정통성 유전자를 심은 특화된 전기차를 출시하지 못하면 100년 넘게 이어 왔던 영예와 명성을 한순간에 잃어버릴 수 있다는 뜻이다. 

명품 이미지는 일반 대중 브랜드 대비 특화되고 차별화된 특성이 바탕이 돼야 앰블럼과 로고가 빛을 발한다. 일반 차량에 ‘삼각별’ 벤츠의 엠블럼을 달아도 벤츠가 되지 못하는 것처럼 확실한 차별화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면 진짜 같은 짝퉁 브랜드로 전락할 수도 있다. 이들 브랜드 고민은 깊을 것이다. 미래 모빌리티는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닌 신흥 브랜드 자리가 될 것이 분명이다. 테슬라를 필두로 새로 등장하는 루시드, 중국 리오가 될 수도 있고 제네시스도 포함될 수 있다. 이들에게는 지금이 프리미엄 브랜드로 또는 새로운 전기차 시대 주도권을 장악할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내연기관차의 시대에는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것이 스토리 텔링과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도 쉽지 않은 배타적 영역이었으나 급변하는 현시점에서는 새로운 명품 브랜드 기회는 커지고 있다. 개천에서 용 날 수 있는 기회 말이다. 미래에 기대하면서 수익률 극대화, 차별화된 전기차로 명품 반열에 오르는 브랜드가 국내에서 탄생하기 바란다. 머지않아 본격화할 수소 전기차도 이러한 명품 브랜드로 도약하기 바란다. 지금이 기회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