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하고 오는데 200km, 보급률 세계 1위 황당한 수소 전기차

  • 입력 2021.04.28 09:43
  • 수정 2021.04.28 09:51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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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전기차 보급률 전 세계 1위인 우리나라 충전 인프라가 미국에 이어 가장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소 전기차가 우리나라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는 일본 수소 충전소는 배 이상 구축된 것으로 나타나 관련 규제 완화와 정부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28일, 수소 충전소가 수소 전기차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우리나라 수소차 산업 발전 속도가 지체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전 세계 수소 전기차 가운데 33%가 국내에서 운행되고 있으며 충전기 1기당 차량 대수는 180대로 나타났다.

이는 1기당 224대인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충전 인프라가 절대 부족한 상황이다. 수소 전기차가 738대에 불과한 독일 충전소는 우리보다 많은 83기로 1기당 차량 대수가 9대에 불과했으며 일본은 38대, 중국은 56대로 파악됐다. 1기당 처리해야 할 차량 대수가 많다는 것은 수소 충전 특성상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불편으로 이어지게 된다.

전기차와 다르게 빠른 충전 시간이 가장 큰 장점이지만 우리나라는 충전소 1기당 수용 가능한 차량 대수 기준 수소 전기차는 30시간으로 계산되고 있다. 수소 전기차 장점이 얘기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협회는 국내 연료별 자동차 연평균 증가율에서 수소 전기차는 235%를 기록, 수소 충전기 1기당 차량 대수 증가 추이가 2017년 28대에서 지난 3월 현재 180대로 급증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역별 수소 충전소 편차가 심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현재 국내에 설치된 수소 충전기 69곳 가운데 울산이 14곳으로 가장 많고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이 13곳, 세종시가 9곳 순이다. 문제는 충전기가 많거나 접근성이 좋은 곳일수록 수소 전기차 보급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수소 전기차는 경기도가 1995대, 울산시 1985대, 서울 1697대 순으로 등록돼 있다. 그러나 충전기 많은 울산시 경우 1기당 차량 대수가 142대지만, 서울시는 424대에 이르고 충전기 2기에 보급 대수가 968대인 강원도는 484대에 달해 충전에 따른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협회는 충전기와 접근성이 수소 전기차 보급에 절대 영향을 주고 있다며 충전소가 없는 경기 북부 수소 전기차 보급률은 경기 전체 12%(238대)에 불과하고, 경남 수소 충전소 75%(8기 중 6기)가 설치된 창원시는 경남 전체 수소차 75%(798대)를 차지하는 등 지역별 균등을 해소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자체 본청과 충전소 간 거리가 100km 이상인 지역은 충전을 위해서만 200km 이상 이동을 해야 하는 황당한 상황에 부닥치면서 가득 충전해도 실 주행거리가  200km대로 줄어든 일도 발생하고 있다. 협회는 또 지역별 충전소 설치 이외에도 운영 시간 편차에 따른 사용자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특정일 영업시간 내내 충전한다면 서울은 14%, 부산은 12%, 강원은 13%만이 충전할 수 있지만 세종은 113%, 충북은 64% 차량만 충전할 수 있다. 또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인 평일 18시 이후를 기준으로 했을 때 서울은 7%, 부산은 5%, 강원은 6%만이 충전할 수 있지만 세종은 46%, 전남은 26% 충전이 가능하다.

정만기 KAMA 회장은 따라서 “수소차 보급 확대를 통한 수송 부문 탄소 중립 가속화를 위해선 무엇보다 충전소를 신속히 설치하되 지역별 편차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며 “충전소 설치에 대한 조속 허가 혹은 승인, 충전소 설치 및 운영보조금 확대가 시급하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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