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자동차 산업에서도 중대한 변화가 시작된 가운데 팬데믹 여파로 순수전기차를 비롯한 전동화 판매가 증가하고 이 결과 이산화탄소(CO2) 배출량도 이전보다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자동차 분석 업체 자토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21개 국가에 등록된 차량의 전체 평균 CO2 배출량은 106.7g/km(NEDC 기준)로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이러한 CO2 배출량 감소는 유럽의 배출가스 측정기준 NEDC를 대체할 새로운 WLTP 도입 및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 전환, 정부의 강력한 배출가스 규제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토 다이내믹스 글로벌 분석가 펠레페 무뇨스는 "자동차 업계는 여전히 유럽위원회의 CO2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완성차 업체들은 지난해 상당한 진전을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유럽 시장에 판매된 순수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전동화 모델은 총 121만대로 전체 시장에서 10.6%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46만6000대로 3.1% 점유율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눈에 띄는 증가다.
이 같은 자동차 산업의 변화는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유럽 전역에서 전기차 분야 성장을 적극 지원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유럽 일부 국가의 경우 코로나19 피해 회복을 위한 자동차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방법으로 강력한 친환경차 구매 인센티브 패키지를 실시했다. 또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팬데믹 기간 동안 기존 내연기관차에서 벗어나 친환경차 구매로 소비 패턴을 이전했다.
실제 지난해 내연기관차 판매는 860만대로 전년 1470만대 대비 크게 감소했다. 이는 CO2 배출량 감소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무뇨스 분석가는 "수백만 명의 잠재적 소비자가 집을 떠나지 못했던 지난 1년 동안 평균 CO2 배출량이 15g/km 감소한 것 또한 주목된다. 이것은 우리의 이동성과 관련해 근본적 변화와 향후 지속가능한 발전과 관련된 더 큰 잠재 소비를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덴마크, 포르투갈, 스웨덴, 프랑스, 핀란드 등 6개국 평균 CO2 배출량은 100g/km 미만으로 유럽 내 국가 중에서도 상위권을 나타냈다. 특히 스웨덴과 네덜란드는 전기차 판매 비중이 높아 CO2 배출량 감소와 상관관계가 높음을 증명했으며 상대적으로 슬로바키아, 체코, 폴란드 등 전기차 판매 비중이 높지 않은 국가에선 평균 CO2 배출량 역시 높았다.
한편 지난해 자동차 평균 CO2 배출량 감소에는 친환경 SUV 판매가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0년 SUV 판매 비중은 전체 승용차에서 40%를 나타냈으며 이들의 평균 CO2 배출량은 이전보다 16.2g/km 감소했다. 이는 부분적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및 순수전기차와 같은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SUV 판매 증가 때문으로 파악됐다.
무뇨스 분석가는 "평균적으로 SUV는 해치백과 세단보다 차체가 무거워 연료소비율이 높다. 즉, 이들은 전동화를 위한 다음 목표이고 우리는 의심할 여지 없이 향후 더 많은 진전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는 지금까지 전동화 모델은 전통적으로 세단과 해치백 같은 차종에 치중에 왔으며 테슬라 모델 3, 르노 조에, 폭스바겐 ID.3 등이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순수전기차라는 부분을 예를 들었다. 다만 SUV 시장은 여전히 큰 잠재력이 있으며 더 많은 전동화 모델이 출시될 경우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판단했다.